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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Docs리뷰] 방탄학교 “미국은 안전하지 않다, 교실도!”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가 지난 9일 개막되었다. 경기도 고양과 파주 일대에서 열리는 ‘DMZ Docs’는 다큐멘터리만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대표적 장르영화제이다.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39개국에서 출품된 120여 편의 최신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비경쟁부문의 글로벌비전 섹션에서 소개되는 토드 챈들러 감독의 [방탄학교](원제:Bulletproof)는 ‘극도로 위험한 미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교내 총기사건의 규모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2002)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총기소지 규제가 ‘느슨한’ 미국에서는 어린 학생들도 너무나 쉽게 손에 총을 쥘 수 있다. 문제는 그들이 사회에, 체제에, 교우관계 등에 대..
2021.10.31 -
[내가 날 부를 때] 나의 누나, 나의 동생
부산국제영화제에서나 만나볼 수 있던 중국영화가 조금씩 국내극장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9일 개봉되는 [내가 날 부를 때](원제:我的姐姐)는 올 4월 중국에서 개봉되어 8억 5천만 RMB(1533억 원)의 흥행수익을 올린 흥행작품이다. 중국의 스타급 감독의 작품도 아니고, 흥행 대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도 아니며, 중국공산당 창당100주년에 즈음하여 최근 몇 년간 극장가를 호령한 중국현대사 관련 영화도 아닌데 이렇게 높은 흥행수익을 올린 것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현재의 중국 여성의 지위를 엿볼 수 있다. 중국에서의 여성 지위라니?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롭고, 자의식 강하고, 존중받을 것 같은데 말이다. 영화는 중국 사천성 성도(成都 청뚜)를 배경으로 한다. 집을 떠나 간호사로 힘..
2021.10.31 -
[리뷰] 자마 ‘해변의 자마, 밀림의 비쿠냐 포르토’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2017)
(2021년 8월) 25일 개봉하는 아르헨티나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자마](원제:ZAMA)는 우리에겐 낯선 공간, 잘 알지 못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인간의 고통을 담고 있다. 그 남자의 고통은 시대적 상황에서 기인한다. 18세기 말, 스페인에서 왕에 의해 저 먼 남미 땅, 식민지에 왕실관리로 근무하고 있는 관리는 악화되기만 하는 상황에서 발버둥 친다. 영화는 1956년 안토니오 베네디토라는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단다. 영화는 따라잡기 힘들만큼 느릿느릿, 띄엄띄엄 서서를 이어간다. 식민지 작은 마을에 근무하는 디에고 데 자마(다니엘 지메네스 카초)는 치안판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거나 원주민을 수탈하는 제국주의 충실한 종으로 보이진 않는다. ..
2021.10.31 -
[여름날 우리] 15년, 사랑이 지나가면
“여름날 우리?” 여름이라고 특별한 추억이 있을까. 그래도 누구에게나 불꽃처럼 솟아오르는 사랑노래가 들려오는 짧았던 여름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김영광, 박보영 주연의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중국영화 [여름날 우리](중문제목: 你的婚禮)는 고등학생 때, 그녀가 처음 내 눈앞에 나타났던 그 여름날을 이야기한다. 저우슈치(허광한)는 수영부 특기생. 공부에는 관심 없고 수영실력도 특출하지 않다. 대신 싸움 잘하는 사고뭉치이다. 이날도 교무실에서 선생님에게 잔소리 듣는 데 그녀, 요우잉츠(장약남)가 눈앞에 들어온다. 전학 온 것이다. 이후 저우슈치는 요우잉츠의 눈에 들기 위해,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수영도 열심히! 둘이 좀 친밀해 지는가했더니 어느 날 그녀가 연기같이 사라진다. 그..
2021.10.31 -
[남색대문] “말할 수 없는 비밀”
중국영화가 아니라 ‘대만영화’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물론, 한국에 소개되는 대만영화의 경우에 말이다. 대만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되거나 가끔 개봉까지 성사된다. 그리고 요즘은 넷플릭스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대만영화는 폭풍노도의 고통스러운 청소년기를 그리거나, 대륙을 공산세력에게 빼앗기고 작은 섬나라로 내쫓긴 비애를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비틀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물론 그 정체성에는 ‘중국인’이냐 ‘대만인’이냐 하는 ‘인동’(認同)의 문제와 ‘남’이냐 ‘여’냐 하는 주제도 포함하고 있다. 오늘(18일) 개봉하는 대만영화 [남색대문](원제:藍色大門)은 지난 2002년 대만에서 개봉되었던 구작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몇몇 기획전을 통해 소개되었었다. 개봉 20년..
2021.08.24 -
[JIMFF리뷰] 야수의 밤 “아이언 메이든 공연, 꼭 보고 싶습니다”
지난 12일 개막하여 오늘(17일) 개막하는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는 모두 11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청풍명월의 고장’의 고장 제천에서 열리는 JIMFF는 ‘영화’와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매력적인 영화축제이다. “얼쑤~” 판소리에서 해드뱅잉 헤비메탈까지 다양한 음악과 소음이 별과 함께 쏟아지는 영화제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되는 [야수의 밤](원제:THE NIGHT OF THE BEAST)은 콜롬비아의 마우리치오 레이바 콕(Mauricio LEIVA-COCK) 감독의 데뷔작이다. 콜롬비아의 헤비메탈 매니아를 만나게 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헤비메탈! [야수의 밤]은 콜롬비아 보고타의 고등학생 처키와 바르가스의 현실적 삶이 녹아있다. 술만 마시고 아들에겐 관심도 없는 아버지와 살고 있는 바..
2021.08.24 -
[잘리카투] 인도 물소 폭주하다
여름 극장가에 인도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인도영화라면 아주 오래 전 TV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신상’(神象,1971)이라는 영화를 내보냈었다. [춤추는 무뚜] 이후 소개되는 영화는 대부분 신나는 음악과 활달한 군무, 유쾌한 스토리가 주를 이뤘다. ‘볼리우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지만 한국에 소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산영화제 아니면 만나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5일 개봉하는 리조 호세 펠리세리 감독의 인도영화 [잘리카투](원제: Jallikattu,2020)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도가 국제영화상(이전의 외국어영화상)후보로 올렸던 작품이다. 위키를 잠깐 찾아보니 인도에는 총 780개의 언어가 존재하며 이중 1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216개, 헌법이 인정..
2021.08.24 -
[이도공간] 장국영의 부활, 그리고 장국영 죽음의 박제
장국영이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커다란 극장 스크린에. 찬란했던 홍콩영화의 한 때를 기억하고, 스타 장국영에게 환호했던 세대라면 반가울 수밖에. 그런데 이 영화가 장국영의 유작이라는 사실을 알면 묘한 기분이 들 것이다. 1956년 태어난 홍콩스타 장국영은 2003년 4월 1일, 거짓말같이 팬 곁을 떠나갔다. 그리고 해마다 4월이면 그의 영화가 조용히 영화팬을 찾는다. 극장이든, 영화채널이든, OTT에서든. 올해는 조금 우려곡절 끝에 그의 영화 [이도공간]이 그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돌아왔다. 장국영이 몰락해 가는 홍콩영화계의 불쌍한 3류 에로 영화감독으로 출연했었던 [색정남녀]가 바로 나지량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를 공동감독했던 이동승 감독의 [창왕](더블 탭)에 이어 다시 [이도공간]을..
2021.08.24 -
[BIFAN리뷰] '친애하는 세입자' 남겨진 유산 (親愛的房客 대만 정유걸 감독)
지난 주 막을 올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코로나 속에서도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오프라인 상영에는 많은 난관이 있지만 OTT플랫폼 웨이브를 통한 온라인상영이 그나마 영화팬들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월드판타스틱블루’ 섹션을 통해 소개된 대만 영화 ‘친애하는 세입자’(원제:親愛的房客)도 웨이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정유걸(鄭有傑 쩡요지에)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 해 대만에서 개봉되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대만영화는 몇 가지 경향이 있다. 학원 로코물, 어두운 역사에 발을 걸친 호러물, 그리고 LGBTQ 성향의 영화들이다. 어떤 영화인지 한 번 알아보자 영화는 대만 북부 항구도시 지룽(基隆/기륭)을 배경으로 한다. 제삿날인 모양이다. 가족 구성이 의아한데 곧 저..
2021.07.15 -
[랑종] 관종 호러의 탄생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야산티야 가문의 저주 태국산(産) 호러는 흥미롭다. 하얀 구름이 휘휘 감도는 신령스러운 산이 보이고, 김동리 소설에서 보았음직한 서낭당이 숲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 들판에는 소들이 논을 매고 있고 주름진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아늑함과 낯섦을 더한다. 그러더니 지네가 지나가고 밤이 되더니 공포가 점령한다. 영화는 그런 식으로 서낭당과 검시소를 오가는 특별한 엑조틱한 공포감을 준다. 이번에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태국호러 [랑종]은 그런 익숙한 듯 낯선 공포를 안겨준다. 이 영화의 목표는 오직 사람을 끝장공포로 몰아넣는 것이다. 용감한 자는 버티고, 비위 약한 자는 티켓조차 끊지 말지어라. 태국은 우리나라의 5배 정도 넓이의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다. 북동쪽에는 ‘이싼’ 지역이라고 있다. ..
2021.07.15 -
[BIFAN리뷰] 개막작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 (대만 구파도 감독)
어제 개막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 속에서 펼쳐진다. 개막작은 대만 구파도 감독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원제: 月下/Till We Meet Again)가 선정되었다. 구파도(九把刀) 감독은 다작의 작가이기도 하다. 괴기, 공포, 로맨스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소설과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내고 있다. 영화 데뷔작은 한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2011)이다. 부천에서는 그의 학원호러물 가 2017년에 상영되어 꽤 인기를 끌었다. 당초 올해 초 대만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대만 코로나 사태가 엄중해 지면서 개봉이 지연되고 있다. 그 덕분(?)에 부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셈. 영화는 동네에서 농구 시합을 하는 ..
2021.07.15 -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청춘, 용서하는 용기를 배우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당연히 주동우 주연의 [소년시절의 너]를 떠올렸을 것이다. 단지 중국영화라서, 중국 청소년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은 아니다. ‘중국’영화라는 큰 틀 안에서 그들은 부대끼고, 고민하고, 갈등하고, 제 살 길을 찾아 자신의 앞날을 개척해 나간다. 그런 의미에서 성장영화의 전범이라고 할만하다.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감독 주순)이라는 다소 시적인 제목으로 개봉된 이 영화의 중국어 원제는 ‘소녀가화’(少女佳禾)이다. 소녀 가화(지아허)는 2년 전 끔찍하게 어머니를 잃는 슬픔을 안고 사는 학생이다. 레슬링선수였던 아버지는 지금은 도살장(도축장)에서 고기를 받아 배달하는 일로 겨우 살아간다. 지아허는 그런 아버지와 벽이 쌓여만 간다. 공부를 곧잘 하는 지아허는 학교에서는 놀림을..
2021.07.15 -
[강호아녀] 지아장커 “강호의 도는 삼협댐에 수몰되었나?”
서구관점에선 중국영화를 도식적으로 나누길 좋아한다. 장예모와 진개가 다음에 등장했던 일군의 감독들을 ‘6세대 영화감독’이라 불렀다. 지금까지 기억되는 인물은 아마 지아장커 뿐인 듯. [소무], [플랫폼], [임소요] 등이 초기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과 함께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띄엄띄엄 [스틸라이프], [천주정]이 소개되면서 “중국영화 살아있네~”라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지아장커 감독은 그런 영화들을 만들면서도 틈틈이 다큐멘터리도 찍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된 [먼 바다까지 헤엄쳐가기]는 자기 고향에서 열린 문학축제에 참가했던 중국 소설가들을 통해 중국 현대사를 잠깐 돌아보는 작품이었다. 여하튼, 지아장커는 줄곧 자기 고향, 산시(섬서성이 아니고 산서성)를 배경으로 급변하는 중..
2021.06.19 -
[쇼크 웨이브2] 얼마만의 유덕화인가!
[분노의 질주2]가 코로나로 잔뜩 움츠렸던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을 때 뜻밖의 영화가 한 편 같이 개봉한다. 홍콩스타 유덕화(류더화)가 출연하는 ‘쇼크웨이브2’(원제:拆彈專家2)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2017년 개봉되었던 ‘쇼크웨이브’의 속편이다. 1편에서 폭발물 해체전문가로 출연한 유덕화는 홍콩섬과 주룽 반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폭파시키려는 테러단에 맞서 대활약을 펼치다 마지막에 장렬하게 산화한다. 그럼 속편은? 전편과 무관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대신 유덕화는 여기서도 ‘폭발물해체전문가’로 등장한다.그리고 이번에는 폭발의 규모가 훨씬 크다. 악당들은 소형 핵무기로 홍콩공항을 날려버리고 홍콩을 괴멸시키려한다. 중요한 것은 유덕화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2021.05.21 -
[JIFF리뷰] 코로네이션 “중국 반체제작가 아이웨이웨이가 찍은 우한일기”
이번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코로나 시대에 맞춘 특별섹션으로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이 편성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주영화제는 코로나 여파로 정상(?)적인 영화제운영이 힘들어졌다. 어쩌면 객석 띄어앉기, 온라인상영 병행진행, 화상인터뷰가 영화판에서는 ‘뉴노멀’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JIFF를 통해 소개되는 ‘코로나 영화’에서 관심이 가는 작품은 단연 중국의 ‘코로네이션’(Coronation)이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는 글로벌 재앙 ‘코로나’를 중국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사실 얼마 전 [최미역행]이라는 중국 프로파간다 스타일의 ‘우한 이야기’가 개봉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의 감독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체제작가이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
202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