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念(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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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소림 음악대전] 중국식 야외공연 (2008.5.2)
[붉은 수수밭]의 장예모 감독이 어느 날 [영웅]이라는 무협영화를 들고 나왔을 때, 그리고 [패왕별희]의 진개가 감독이 [무극]이란 판타지 영화를 만들었을 때 한국 관객들은 그 기이한 ‘중국적 허풍과 허장성세’에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이른바 초특급 대작영화들을 두고 중국전문가들은 ‘중국인 특유의 과장미’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워낙 넓은 땅덩어리에서 너무 많은 인구가 너무 드라마틱한 왕조변화를 겪다보니 웬만한 과장이나 허풍은 그럴러니 하는 문학적 수용의식 구조를 갖춘 것인지 모른다. 그런 중국이기에 가능한 예술공연 형태가 최근 중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소림사 사찰로 유명한 중국 하남성의 등봉(登封,덩펑)시에서 행해지는 공연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
2019.08.19 -
서부시대의 보안관과 인디언/ 장르로 보는 영화 <서부극>
뤽 베송 감독의 영화 에서 외톨이 킬러 레옹이 어린 마틸다에게 다리를 절룩거리며 서부사나이 존 웨인 흉내를 내지만 마틸다는 그 ‘전설적 영웅’이 누군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장면이 있다. 그 옛날 할리우드 최고의 건맨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서부영화는 그렇게 주류에서 멀어진 것 같다. 서부영화는 미국의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흔히들 말하는 서부개척사라는 것도 알고 보면 콜럼버스 이래로 유럽백인들이 유린한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학살의 성과인 셈이다. 처음엔 서부 해안도시에 자리 잡더니 점차 동쪽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간다. 서부시대는 보통 1860년대 중반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부터 19세기 말까지를 다룬다. 노예문제를 둘러싼 남과 북의 대립을 봉합하고는 인디언의 땅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이 주를 이..
2012.02.27 -
[중국의 동북공정 3편?] 아리랑도, 판소리도?
어제 이런 뉴스가 났다. “중국이 아리랑까지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 기사를 보는 순간 바로 느낌이 왔다. 자기들 국가무형유산으로 선정하고 이어서 유네스코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의 일환으로...어쩌고... 그런 기사가 주류를 이룰 것이란 것을. 아니나 다를까 오늘 모든 매체가 그런 기조이다. 중국이 웬만한 것은 다 자기들 것이라고 떠들고 있고 이것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기사는 항상 정부는 그 동안 뭐했냐하는 네티즌 비난이 쏟아진다고 덧붙인다. (댓글도 100% 그렇고) 정말일까? 난 항상 중국 관련기사나 북한 관련기사를 보면 우선 의심한다. 우선, 오해하지 마시길. 난 순수 한국인이고 중국의..
2011.06.24 -
[중국의 국화?] 매화일까 모란일까
지난 주말 (평촌 옆 동네) 과천에 놀려갔다. 이맘때면 ‘과천화훼축제’란 게 열린다. 화훼(花卉)란 말은 화초를 말하는데 꽃과 꽃이 없더라도 관상용 식물을 말한다. 각종 꽃, 분재, 난 등 전시회가 있고 그와 더불어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물론 양재 꽃시장만큼 싼 가격에 괜찮은 화훼도 사갈 수 있고 말이다. 화훼축제 행사 중에는 도 열린다. 과천(및 인근) 주민이 참여하여 ‘꽃/화훼’에 대한 지식을 겨루는 퀴즈 대회이다. KBS 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가족단위(2인 1조) 대결이고, 진행자가 게임 진행을 위해 ‘정답도 적절히 알려주는’ 위트가 넘치는 축제의 게임이다.초등 2학년 딸과 출전했다. 딸은 아빠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왜냐하면 TV에서 을 보다가 엄마도 못 맞추는 문제도 곧잘 맞추는 것을 보아왔..
2011.05.31 -
[중국 첫 번째 항공모함] 와량거, 혹은 스랑
대양해군을 꿈꾸는 중국이 이제 항공모함까지 갖게 된 모양이다. 중국은 앞으로 수척의 항공모함을 더 건조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기사보기)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스랑(施琅)'호는 사연이 깊다. 1985년 옛 소련 흑해 건함기지에서 ‘리가’로 처음 제조에 들어갔던 이 항모는 1990년 이름이 '바랴그'(瓦良格,와량거)로 바뀌었다. 제정러시아 시절의 순양의 이름을 따왔단다. 그리고 1992년 외형을 얼추 갖춘 상태에서 건조가 중단되었고 소유권은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단다. 그리고 1998년 빈 껍데기 뿐이 이 배가 경매에 부쳐졌고 홍콩의 총롯여행사(香港中資機構創律集團)가 2000만 달러에 이 껍데기 배를 인수한다. 마카오에서 해상카지노 및 특급 호텔로 개조하겠다고. 그런데 이 배는 홍콩이나 마카오가 아닌..
2011.04.10 -
[3DTV 안경전쟁] 삼성과 LG의 표준 논쟁
내가 자랄 땐.. 그리고 한창 큰 후에도 가전제품은 확실히 일본제품이 최고였다. 워크맨은 당연히 소니 아니면 아이와였고, 밥통은 코끼리표이며, TV는 소니였다. 물론, 소니TV 가진 친구는 엄청 부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보온물통도 마오병이라고 자연스레 부르던 동네에선 당연히 그랬다. 지금은 모르겠다. 아무리 삼성 게, LG 게 좋다고 그러더다도 ‘그 제품 뜯어보면 핵심부품은 다 일본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핵심제품이 뭐지? 볼트/너트를 말하는 것은 아닐게다. 핸드폰의 퀄컴 칩 같은 것을 말하나?어쨌든.. 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위상을 확실히 알게된 것은 작년 어느 행사장에서이다. (그 유명한) 삼성 윤부근 사장이 패널로 나와 전 세계 TV시장 마켓 쉐어를 소개했다.우리가 아이폰 논쟁에..
2011.03.11 -
한국경찰특공대, 구글 에릭 슈미츠를 체포할 수 있을까
10년도 더 전에 내겐 꽤나 흥미로운 기사(컬럼) 하나를 읽었었다. (아무리 그 기사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10여 년 전.. 인터넷이란 게 활성화되면 이젠 국경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재판관할권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는 내용이었는데, ‘학교 다닐 때부터’ 그런 분야의 국제법에 관심 많았기에 여태 기억한다. 당시 기사내용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법체제가 정비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런 시도로 가능하리라고 내다본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이런 것이다. 만약 엄청난 불법 사이트가 있다고 하자. 불법도박이든, 포르노사이트이든. 그런데 그 사이트(서버, 운영주체)가 ‘한국’이라고 하자. 미국에서는 엄청 큰 문제가 생기고 한국에서는 그런 사이트에 대한 규제가 없을 경우 어찌할 것이냐... 라는 것이다..
2011.01.06 -
중국대만 금마포격전과 연평도 포격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기간동안 중국에서 열심히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있는 동안 한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를 퍼부어 군인은 물론 민간인 사상자까지 발생한 것이다. 대통령은 오늘 오전 긴급담화를 발표하고 “두번 다시 봐주지 않겠다.”는 결기를 내보였다. 중국은 그 와중에 해결책이랍시고 “조속한 6자회담 성사 운운”했다. 한반도의 전운은 그렇게 높아만 간다.여기서 잠깐 중국과 대만의 유사사례를 생각해 보았다. 1911년 이른바 신해혁명이 성공하면서 수천 년 이어오던 황제의 나라는 무너지고 공화국이 수립된다. 그리고 그 넓은 땅 떵어리와 그 많은 사람들을 차지하기 위해 인류역사상 가장 거대한 이데올로기 전쟁이 펼쳐진다. 결국 모택동의 공산당이 대륙을 접수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던 장개석의 국민당은 ..
2010.11.29 -
중국의 한글공정? 나라말싸미 듕귁에 달아....
최근 신문, 방송에서 난데없이 ‘중국의 한글공정’ 관련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중국의 ‘동북아역사공정’에 따른 한국 네티즌의 중국정서가 별로 좋지 않기에 세종대왕의 위대한 창제품 한글을 두고 중국이 뭐라 하는 것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졌을 한국인이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글을 두고 중국이 왜 저럴까. 중국의 저의를 한번 생각해 봤다. 한국매체의 보도를 보면 내용은 이런 것이다. 중국이 팀을 꾸려 디지털체제에 맞게 소수민족의 문자인 조선어(한글)의 입력법을 국제표준화로 만든다는 것이다. 올해 안에. 그런데 우리나라는 업계 사정에 따라 밥그릇 싸움하느라 표준화 작업이 지지부진하여 자칫하면 세종대왕의 발명품 한글의 국제표준화 작업을 중국에 선수를 빼앗긴다는 내용이다.■ 이런 기사를 딱 보는 순간 몇..
2010.10.14 -
김태호와 모택동, 그리고 비는 내리고....
결국! 김태호 총리후보가 낙마했다. 40대 기수론으로 호기롭게 출발했다가 결국 높은 도덕적 잣대를 통과하지 못한 셈이다. 다행이다. 앞으론 총리/장관될 사람에게 어떤 기준을 제시한 셈이니 말이다. 그런데는 사실 누가 총리되든 관심 별로 없었다. 전임 정 총리도 그랬듯이 우리나라에선 누가 총리가 되던 대통령제 밑에서 얼굴마담 말고는 무슨 권한이 없는 것 아닌가. 대신, 김태호 후보가 사퇴를 선언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는 글에 더 관심이 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가고...”라는 13자를 남겼단다. 이게 웬 봉창 두드리는 소리?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언론에서 주석을 달아주었다. ....... 이는 마오쩌둥 어록에 나오는 `天要下雨 娘要嫁人(천요..
2010.08.30 -
백영서 교수, 중국사람에게 '한중관계의 미래'를 논하다
중국 남부의 최강도시 광동성 광주(광저우)에는 '남방도시보'(Southern Metropolis Daily)라는 유력언론매체가 있다. 이 언론사와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왕이(網易)가 최근 '새로운 아시아의 가치'(新亞洲价値)라는 포럼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많은 연사가 참석하여 특강을 펼쳤는데 지난 주말 낯익은 연사가 등장했다. 백영서 교수이다. 현재 연세대 사학과 교수이자, 국학연구원원장으로 재직 중인 중국근현대사의 전공 교수님이시다. (한때 모 대학에서 이분 강의를 두 학기 수강한 인연이 있다^^)백영서 교수의 강연을 전한 기사 제목은 이렇다.韩国白永瑞教授:孔子是韩国人我也不信(한국 백영서 교수: 공자는 한국인이라는 것 나도 믿지 못한다)지난 24일, 남도와 왕이가 공동주관한 '신 아시아 가치'(▶사..
2010.07.26 -
광쩌우사람 광쩌우말을 하게 하라!
중국 광동성 광주(광저우)에서 재미있는 '언어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시 정협(政協,정치협상회의)의 부주임 기가광(紀可光)이란 사람이 최근 광저우 시장에게 이런 시정 질문을 했다고 한다. 광쩌우지역 TV방송 종합채널이나 뉴스채널에서 보통화를 기본언어로 할 수 있는가. 아니면 주요시간(프라임 타임)대만이라도 보통화를 기본언어로 할 수 있는가..라는 서면질의를 했다고. 이 때문에 광저우 지역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고 중국언론이 전하고 있다. 광동성은 중국 남부에 잇는 꽤 큰 성(省)이다. 인구는 9,500만 명. 홍콩 바로 옆에 있는 성이고,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추구할때 제일 먼저 자본주의의 길로 뛰어든 동네라서 중국 그 어느 지역보다 경제상황이 좋다. (GDP로 중국 1위이다.) 바로 옆동네에서 송..
2010.07.16 -
중국산 투시안경, 일본산 투시캠코더, 미국산 투시엑스레이
[중국산 투시안경] 우리 사무실에는 미국에서 근무하다 오신 선배 한 분 있다. 미국생활 정리하고 한국에서 새로 자리잡을 동안 아마 이것저것 정리할게 많으실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옆에서 전화하는 걸 들어보니 확실히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그동안 한국사정을 잘 모르시는지 전화를 받고 한참 통화를 하는 거였다. 선배에게 보이스피싱 사기란 걸 알려드리고 보통 연변 말씨 여자가 전화를 많이 한다고 일러드렸다. 우리에겐 언제부터인가 중국이란 이미지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어가고 있다. 결코 첨단과는 거리가 먼 나라 말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중국의 특수 안경이 화제가 되고 있다. 투시안경이라고 이걸 쓰면 속옷을 뚫고 몸매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와, 이게 뭐야. 남자들이 꿈에..
2009.06.15 -
[꽃보다 남자] 책보다 파리바케트
- 이 글에서 표현된 비디오가게나 서점, 빵집 등 ‘직업’에 대해서는 전혀 그 직종의 고귀함을 가벼이 여기지 않았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10년 전 쯤 IMF로 백수 신세가 되었을 때 그때 한가하게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맞아,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야. DJ는 감옥 가 있을 때 책을 엄청 읽으며 (결과적으론) 대통령을 준비했다잖아. 나도 이 기회를 이용하는 거야!” 어떤 기회? 비디오가게를 열어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본다든가 작은 서점을 열어 세상의 모든 책을 읽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이후 영화감독이 된다거나 소설가가 된다거나 하는 ‘Next Stage'에 대해선 전혀 계획이 없었다. 아, 와이프가 날 얼마나 한심하다고 생각했을까. 그런데 그동안 아시다시피 동네 비디오가게는 거의 문을 다..
2009.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