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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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우상의 눈물 (윤성현 감독,2010)
윤성현 감독의 신작 이 우여곡절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윤성현 감독의 10년 전 작품 은 이미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에 올라와 있다. 다시 봐도 잘 만든 작품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버려진 기차 역사 철길을 따라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건들대며 등장한다. 이어 한 학생이 욕설을 퍼부으며 한 학생을 폭행하기 시작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멀거니 지켜보기만 한다. 그들이 어떤 학생인지, 누가 짱인지 단박에 인식시킨다. 영화의 첫 장면 때문에 이 영화는 나 연상호 감독의 을 떠올리게 된다. 대한민국 그 또래 학생들은 얼마나 나쁘고, 얼마나 험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윤성현 감독의 2010년도 작품 은 고등학교 2학년 교실을 비춘다. 기태(이제훈)는 학교의 ‘짱’이다. 중학교부터 단짝이었던 동윤(서준영)은..
2020.04.23 -
[앵커] “아무도 안 도와 줘요!” (최정민 감독,2018)
[리뷰] 앵커 “아무도 안 도와 줘요!” * 주의. 영화 줄거리 있음 * TV채널을 돌리다보면 광고시간에 각종 사회복지 지원기관 단체의 코끝 찡한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어려운 형편의 어린 아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의 사연을 듣게 되면 나 자신이 어렵더라도 전화 한 통, 계좌 하나 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여기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 24일(금) 늦은 밤,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송되는 최정민 감독의 (2018)란 작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앵커’는 배의 닻이나 뉴스 진행자와는 관계없다. 육상 릴레이 경기에서 마지막 주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경남) 산청의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학생 육상경기를 만나게 된다. 릴레이 경기에서 산청여고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주자 한주(..
2020.04.22 -
[바람의 언덕] 길 위의 모녀 (박석영 감독,2019)
코로나19로 대기업의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휘청거리는 요즘, ‘독립영화’는 그 상황이 어떠할지는 짐작이 간다. 워낙 어렵게 만들어지고, 어렵게 알려지고, 어렵게 유통되던 독립영화로서는 요즘은 그야말로 고통의 나날들. 그 와중에 극장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가 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호평받았던 박석영 감독의 이다. 박석영 감독은 2014년 을 시작으로 (2015), (2016)을 내놓았다. 은 그의 네 번째 장편영화이다. 혹시 한 편이라도 보신 적 있는지. ‘독립영화의 현실’이다. 은 중년의 여인의 힘겨운 삶과 젊은 여자의 녹록치 않은 삶이 펼쳐지는 지독한 인생이야기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산길을 젊은 여자가 그 눈을 뽀드득 밟으며 올라간다. 저 멀리 풍력발전소의 커다란 날..
2020.04.21 -
임금님의사건수첩
4일(토) 밤 9시 15분, KBS 2TV에서는 봄 특선영화로 이선균과 안재홍이 합을 맞춘 코믹 사극 이 시청자를 찾는다. 은 허윤미 작가가 2012년부터 순정만화잡지 에 연재된 원작만화를 문현성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겼다. 대체적인 줄거리는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총명한 왕 예종(이선균)과 그를 보좌하는 신입사관 윤이서(안재홍)가 함께 미증유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마치 ‘셜록과 왓슨’처럼.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윤이서가 새로이 예문관 신입사관에 임명된다. 들뜬 마음에 조정에 들어서지만 이내 왕의 눈에 띄어 새로운 직책을 부여받게 된다. 이른바 ‘도광’. 임금과 함께 비밀스런 임무를 수행한다. 저자거리에서 발생한 의문의 분신사건과 함께 왕위를..
2020.04.02 -
김초희 감독, ‘찬실이’ 전에 찍은 단편영화 3편
작년 10월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초희 감독은 로 3관왕이 되었다. 3월 5일 극장개봉에 맞춰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김초희 감독의 단편 3편(,,)을 모아 방송한다. 영화판에서 잡초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은 김초희 감독의 역정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세 편 모두 단편영화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첫 번째 작품 (2011)에는 무려 정유미와 김의성이 출연한다. 영화 프로듀서인 김PD의 내레이션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확실히 러브스토리이다. 음악감독이 피아노 한 대만 김 피디에게 달랑 맡겨놓고 떠나간다. 그리고 미미가 사무실을 찾아온다. 이제부터 김피디는 유부남 음악감독(김의성)과 그의 제자였던 미미(정유미)의 파란만장한 연애담을 들려주고, 재현하고, 동참한다...
2020.02.21 -
[도쿄! 흔들리는 도쿄] 봉준호 소품 “히키코모리X히키코모리”
봉준호 감독이 (2003)과 (2006)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뒤, (2009) 직전에 찍은 단편영화가 있다. 미셀 공드리, 레오 카락스 등 유명감독과 함께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하는 옴니버스 영화 이다. 미셀 공드리 감독은 ‘아키라와 히로코’를 레오 카락스는 ‘광인’을, 봉준호 감독은 ‘흔들리는 도쿄’(Shaking Tokyo)를 담당했다. 발매된 DVD에 들어있는 코멘터리에서 봉 감독은 “레오 카락스는 영화보고 좋아했던 감독이다. 이 영화로 칸에 가서 직접 만났다. 좋아했던 감독과 옴니버스를 찍게 되다니 신기하고, 초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한다. 아마, 이번 오스카 투어에서도 봉 감독은 초현실적 경험을 많이 했으리라. 봉 감독, 도쿄를 뒤흔들다 봉준호 감독의 30분짜리 단편 ‘흔들리는 도쿄’는 ..
2020.02.13 -
[괴물] 봉준호가 괴물이다 (봉준호 감독 The Host, 2006)
은 데뷔작 , 에 이은 봉준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다. 봉준호 감독은 상상력이 넘쳐나던 학생시절, 아파트에서 내다보이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많은 다리 중의 하나인 잠실대교를 바라보며 별 생각을 다해 보았단다. 그중에는 ‘에일리언’에 나옴직한 괴물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상상도 했었단다. 그리고, 감독이 되어 그 상상을 형상화시킨다. 한강다리 어느 교각 밑에는 ‘에일리언’ 같은 괴물이 살고 있다고. 그것은 할리우드가 상상한 외계에서의 온 괴생물체가 아니다. 어디서, 어떻게 나왔을까. 햇살 가득한 한강 둔치. 변희봉 네 가족은 이곳에서 생업으로 매점을 운영 중이다. 큰 아들 강두(송강호)는 매점 안에서 자거나, 손님에게 구워줄 오징어 다리 하나를 떼먹는다. 중학생 딸 현서(고아성)가 구닥다리 핸드폰에 짜증..
2020.02.07 -
[메이트] 센 척하는 남자, 질척대는 여자, 사치스런 연애 (정대건 감독 Mate, 2017)
17일(금) 밤 12시 40분 KBS1TV 에서는 정대건 감독의 독립영화 ‘메이트’(2018)가 방송된다. 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과정 10기 정대건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더 이상 상처받기 싫은 남자 ‘준호’(심희섭)와 가진 건 마음 하나뿐인 여자 ‘은지’(정혜성)의 달콤씁쓸한 현실공감 연애성장담이다. 포토그래퍼 준호(심희섭)는 아침 댓바람에 여친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키우는 소라게에 물을 주고, 라면을 끓여먹고 오늘도 옥탑방을 나선다. 운 좋게 한 달 간 잡지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잡지에 글을 쓰는 은지(정혜성)를 만난다. 둘은 같이 취재 다니며 자연스레 감정이 생긴다. 하지만, 남자는 “나 연애 잘 못 해요. 적성에 안 맞아요”란다. 여자도 마찬가지. 88만..
2020.01.17 -
[죄 많은 소녀] "내일, 내 입장이 되어 보세요” (김의석 감독 After My Death, 2017)
* 2019년 9월 7일 KBS독립영화관 방송예정이었다가 13호 태풍 링링 북상으로 KBS 뉴스특보로 결방되었음. 2020년 1월 10일 방송예정 * 작년 독립영화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 있다. 김의석 감독의 이다.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된 뒤 이 영화는 에서 출발한 학교공동체의 문제의식과 가 붙잡은 한국사회의 병폐를 절묘하게 배합하며 큰 방향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집단 성폭행을 다룬 것은 아니다. 여고생의 자살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영화는 한 학생이 학우들 앞에 서서 신상발언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소녀는 극도로 의기소침해 있으며, 뭔가 주눅이 들린 듯하다. 소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소녀는 수화로 뭔가를 애타게, 절박하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 소녀가 ..
2020.01.07 -
[단편영화 마감일] “이건 하늘의 계시야!” (궁유정 감독 Closing Date, 2018)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를 찾았던 이 막을 내리고 오늘부터 다시 이 영화팬을 찾는다. 이번 주(2019.1.4)에는 ‘주목할 만 한 단편’ 세 편이 방송된다. (정해일 감독), (궁유정 감독), (곽민규 감독)이다. 궁유정 감독의 27분짜리 단편영화 은 오늘도, 올해도 단편영화에 매달리며, 그 어떤 영화제에서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기를 애타게 기대하는 독립영화인들의 꿈과 희망과 기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최슬기(윤금선아)는 조그만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비록 잔심부름이나 하는 형편이지만 언젠가는 객석을 가득 채운 부산 영화의전당 레드카펫에 발을 딛고 싶은 야심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예 칸으로 직행하기를 꿈꾸는지도. 갑자기 꿈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보이면서 하늘의 계시라도 ..
2020.01.03 -
[인사3팀의 캡슐커피 “내가 커피를 타는 이윤” (정해일 감독 Capsule Coffee, 2018)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를 찾았던 이 막을 내리고 오늘부터 다시 이 영화팬을 찾는다. 이번 주에는 ‘주목할 만 한 단편’ 세 편이 방송된다. (정해일 감독), (궁유정 감독), (곽민규 감독)이다. 정해일 감독의 34분짜리 단편영화 은 아마도 많은 청춘들에게 씁쓸한 공감을 안겨줄 듯하다. ‘2년차 계약직의 마지막 나날들’이 현실감 넘치게 그려지니 말이다. 근사한 빌딩의 한 회사. 막 점심을 마친 정 부장(정희태)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곧이어 인사3팀의 이수아 대리(류아벨)가 신입사원 공채와 관련하여 결재를 받는다. 정 부장이 문득 그런다. “이 대리는 커피 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요즘 이런 거 조금 예민하지?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커피 심부름도 하면서 얼..
2020.01.03 -
[와이키키 브라더스] “그대 내 곁에 선 순간~” (임순례 감독,2001)
지난 10월 11일, 김기영 감독의 (1960년)로 시작된 KBS 1TV 이 오늘밤 임순례 감독의 (2001년)를 마지막으로 그 화려한 막을 내린다. 100년 전, 1919년 10월 당시 단성사에서 선보인 가 최초의 한국영화로 사료된다. 이날을 기념하여 KBS는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지난 100년을 빛낸 한국영화 12편을 매주 금요일 방송해 왔다. 196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의 품격을 높인 영화들이 늦은 밤 영화팬을 매료시켰다. 때로는 당국과의 마찰 속에서, 제작현장의 고충 속에서 묵묵히 한국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온 영화인에게 경배를 올린다.오늘 방송되는 는 단편 으로 주목받은 임순례 감독이 (1996)에 이어 내놓은 작품이다. 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도 못한 세 친구가 ‘희..
2019.12.27 -
[백두산] 남남북작 영화 (이해준 김병서 감독, ASHFALL 2019)
지난 19일 개봉한 한국영화 (감독:이해준&김병서)이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백두산이 화산 폭발을 일으키며 북한을 거의 무정부상태로 만든다. 이어 곧 남한마저 집어삼킬 후속폭발의 징후가 관측되고 이를 막기 위한 특별한 작전이 펼쳐지게 된다. 1,2편으로 한국영화 CG의 완성도와 중요성을 높인 덱스터스튜디오가 다시 한 번 CG신기원에 도전한다. 백두산이 터졌다어느 날 갑자기 백두산이 터졌다. 엄청난 파괴력은 한반도 남쪽에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것은 재앙의 전주곡일 뿐이다. 서울에서 백두산 화산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 중인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한국명 강복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 아래에 꿈틀대던 마그마 방이 계속 세력을 확장, 2차,3차,4차 폭발로 이어질 것이란다. 막을 방법은? ..
2019.12.27 -
[시동] 자기에게 어울리는 일을 찾는 만 가지 길 (감독 최정열,2019)
마동석이 중국집 주방장을 하는데 전직이 의심스럽다고? 보나마나 개과천선한 조폭이겠지. 뭐, 그 정도만 짐작해도 이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을 감상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시동>은 마동석의 슈퍼 주먹질보다는 찌질한 청춘의 헛발질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그것이 정답이 아니어도 된다. 감독의 연출 의도는 명확하다. 이 길이 아니면 저 길로 가면 된다. 청춘은 아름답고 인생은 기니 말이다. 대신 영화는 짧다. 102분! 학교 가는 것은 싫고, 대학 가는 것에 대해선 생각조차 하지 않는 18살 택일(박정민)은 엄마(염정아)와 사사건건 부딪치다가 마침내 집을 나온다. 호기롭게! 가진 것은 탈탈 털어도 1만원 플러스 몇 푼. 무작정 오른 버스. 도착한 곳은 군산터미널이다. 내리자마자 ‘빨강머리’(최성..
2019.12.26 -
[영화리뷰] 나를 찾아줘, 처절한 영애씨
한류대스타 이영애가 친절한 금자씨>이후 14년 만에 출연한 영화 나를 찾아줘>는 스릴러이다. 6년 전 잃어버린 아들, 지금은 13살이 되었을 ‘실종아동 윤수’를 찾아 전국을 헤매는 가슴 아픈 드라마이다. 영화는 정연(이영애)이 황량한 갯벌을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바다가 저 멀리 밀려나고 암초가 튀어나온 갯벌 끝에 눈이 머문다. 이제부터 정연의 힘겨운 6년의 삶이 펼쳐진다. 아들을 잃어버리고 삶은 망가진다. 아빠(박해준)는 차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헤맨다. 전단지를 돌리며. 엄마 정연은 병원에서 일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박해준이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죽고, 정연은 절망에 놓이게 된다. 그 때 걸려온 전화 한 통. “당신 아들인 것 같다. 갯벌에서 일하더라.” 정연은 ..
2019.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