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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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사메무쵸] 낙지와 1억 원의 유혹 (전윤수 감독 Kiss Me Much, 2001)
IMF는 우리 국민에게 엄청난 문화충격을 주었고 사회의 제반 현상에 대한 시각교정을 강요했다. 얼마 전 TV의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우리나라 주부가 매춘전선에 뛰어들었다는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치솟는 사교육비, 남편의 실직, 여성취업의 한계 등으로 젊은 주부들이 갈 수 있는 곳은 노래방과 전화방, 그리고 은밀한 매춘업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곤 이 리포터는 그러한 주부들을 모자이크 처리하고선 한다는 말이 “손쉽게 돈을 벌려는 여성주부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였다. 아마도 그 프로를 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시각에 불만을 나타내었을 것이다. 세상에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우리나라 표준 주부 중에 누가 ‘외간 남자와의 섹스’가 좋아서, ‘돈’에 환장하여 밤거리로 나선단 말인가. 는 그러한 시대적..
2008.02.18 -
[나쁜 남자] 'Boxing'여대생 (김기덕 감독 2002)
같은 기괴한 영화를 곧잘 만들던 데이빗 린치 감독의 딸 제니퍼 린치의 유일한 감독작품 (93)라는 영화가 있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외과의사가 여자친구 ‘헬레나'(쉐릴린 펜)에게서 헤어지자는 말을 듣게 되고, 충격을 받은 그 외과의사는 ‘헬레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헬레나’를 납치하여 자신의 저택에 가두어둔다. 헬레나는 눈도 깜짝 하지 않는다. 외과의사는 최악의 방도를 생각해낸다. 헬레나가 눈을 떴을 때 자신의 두 다리가 사라진 것을 보게 된다. (외과수술로 다리를 제거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헬레나는 외과의사에게 차가운 경멸의 눈빛만을 보낸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번엔 자신의 두 팔마저 사라진다. 외과의사는 그렇게 헬레나를 자신에게 잡아두려고 하는 것이다. 경찰은 실종된 헬레나를 ..
2008.02.18 -
[비천무]규화보전 vs.비천신기 (김영준 감독 飛天舞: Bichunmoo, 200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온전한 재미를 위해 마가렛 미첼의 원작소설을 다시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천무> 시사회장에서 흘러나온 한숨과 안타까움을 이해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김혜린의 원작만화를 찾아봐야할 것 같다. 원작만화는 김혜린이란 작가가 1986년 무렵부터 그리기 시작한 만화이다. 대원문화출판사에서 여섯 권짜리 단행본으로 묶여 재발행된 이 만화는 당시까지 한국에선 보기 드물었던 무협과 순정이 혼합된 형태의 만화이다. 물론 당시에는 홍콩영화의 전성기였고 신필(神筆)이라고 불리는 김용의 소설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번역 소개되기 시작한 때였으니 만화계에서 그런 시류에 편승했음직하다. 북해의 별>의 김혜린이 굳이 중국 중세를 배경으로 만화를 이끈 것은 그러한 엑조티즘의 연장일 수가 있을 것이..
2008.02.18 -
[수취인 불명] Les Miserables (김기덕 감독 2001)
김기덕 감독을 몇 번 대면한 적이 있다. 키도 작고, 입고 있는 옷이 언제나 작업복 스타일이며, 중광스님 이후 가장 인상적인 모자를 언제나 눌러쓰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어떻게 보면 아직 얼굴에 동안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몇 편 보고 그의 인생의 고난사를 건네 들었다면 사실 한 자리에 있기가 조금 무서운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영화에 대한 리뷰에서 혹평을 했을 때 칼 들고 달려들며 “당신 왜 작품을 모욕하냐?”하고 할 감독이 있다면 아마도 김기덕 감독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다행히 김기덕 감독은 나의 리뷰를 잘 읽었다고 공치사해준 적이 있어 안심이 된다만.) 그가 ‘충무로의 이단아’나 별종 취급 당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는 그런 평가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자기의..
200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