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61)
-
[콰이강의 다리] 적과 아군 (데이비드 린 감독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1957)
(박재환 2007.9.19.) 1957년에 만들어진 미국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흥미로운 영화이다. 태국과 미얀마 접경지역 콰이강에 일본군에 잡힌 영국군 포로들이 강제노역으로 다리를 만들고, 미군이 포함된 영국특공대가 일본 군수물자를 실은 기차가 지나갈 찰라 그 다리를 폭파시킨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Pierre Boulle)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영어 각본을 쓰지 않은 피에르 불레는 195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유는 따로 있지만...) 미국의 명제작자 샘 스피겔은 피에르 불레의 소설 판권을 사들이고는 이 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런 흥행 ‘초’기대작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캐스팅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따랐다. 많은 감독과 많은 ..
2019.08.15 -
[버스 정류장] 사랑이 머무는 버스정류장 (조슈아 로건 감독 Bus Stop 1956)
은 마릴린 몬로(마릴린 먼로)가 한창 인기를 끌때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미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들에겐 마릴린 몬로가 최고의 흥행성-상품성을 가진 배우였다. 몬로가 무슨 역으로 나오든, 무슨 대사를 하든 이미 영화팬은 몬로에게 정복당한 상태였이다. 이 영화에서 마릴린 몬로가 특별히 뛰어난 연기를 했다거나, 혹은 작품자체가 굉장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냥 스타가 나온 범작이다. 하지만, 여전히 몬로 팬들이 즐겨 찾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Marilyn Monroe는 술집에서 노래 부르는 체리라는 아가씨로 나온다. 에서처럼 노래 부르고 웃음을 파는 그런 역할. 영화는 한 카우보이가 로데오 경주에 참여하러 고향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보 데커’(돈 머레이)는 동료이자, 스승..
2019.08.15 -
[더 셀] 무의식의 세계에서 범인 찾기 (타셈 씽 감독 The Cell 2000)
(박재환 2002.9.27.) 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럭저럭 재밌는 영화에 속한다. 언젠가 케이블 채널에서 제니퍼 로페즈가 공연하는 걸 보여주었는데 그 노래 잘하는 가수가 왜 이런 영화에 나왔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 영화는 절대적으로 이미지 하나로 승부하는 작품이다. 여성 몸매를 부각시키려는 수작은 부리지 않고 온통 화려한 색조로 스크린을 도배하는 캔버스 전략을 세웠다. 흰색과 붉은색, 그리고 온갖 원시적 색채감으로 충만한 은 그렇게 관객과 영화의 융합을 일단 가로 막은 채 진행된다. 아이고, 눈 아파라. 제니퍼 로페즈는 연구원이다. 구체적으로 무슨 연구를 하는지, 무슨 직책인지는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이 노래 잘 하는 가수가 흰 가운을 입고 의사같이 행동한다. 물론 흰 가운을 입고 청진기..
2019.08.15 -
[웨이트 오브 워터] 살인의 해부 (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 The Weight Of Water 2000)
(박재환 2003/1/27) 는 제목에서 느끼는 유혹만큼이나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나면 이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마 에 불만이었던 사람이나, 같은 영화에 묘한 매력을 느낀 사람, 같은 고급 영화(원작소설의 고급!)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한번 보기 바란다. 영화는 1873년 3월 6일 미국 메인 주 쇼울 군도의 스머티노스 섬(Smuttynose Island at the Isles of Shoals in Maine)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당시 벌어졌던 살인사건의 공판기록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보다는 더욱 미스테리한 구석을 보여준다. 애당초 편파적이기까지 한 공판과정이 그대로 남아있을뿐더러, 10..
2019.08.15 -
[80일간의 세계일주] 성룡의 디즈니 영화 (프랭크 코라치 감독, Around the World in 80 Days,2004)
(박재환 2004/6/24) 지난 주말 성룡의 새로운 할리우드 신작 [80일간의 세계일주]가 미국과 홍콩 등지에서 개봉되었다. 홍콩과 할리우드를 열심히 오가며 영화를 찍고 있는 성룡으로서는 [러시 아워](89), [상하이 눈](00), [러시 아워2](01), [턱시도](02), [상하이 나이츠](03)에 이은 여섯 번째 작품이다. 해마다 빠지지 않고 한 편씩 출연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역시 성룡의 코믹함과 아크로바틱한 액션장면을 적절히 배합한 가족용 영화라는 것이다. 성룡은 자신의 새 영화가 나오면 미국의 ‘제이 르노 쇼’ 같은 인기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홍보활동을 펼친다. 그만큼 성룡이 이미 미국에선 대중적인 스타가 되었다는 반증인 셈이다. 성룡의 이름을 단 어린이 만화 [Ja..
2019.08.15 -
[존 말코비치 되기] 신체강탈자의 놀라운 경험 (스파이크 존스 감독 Being John Malkovich, 1999)
(박재환 2000/5/10) 우선, ‘존 말코비치’에 대해서. 배우이며, 제작자이고 곧 극영화 감독 데뷔도 준비 중인 이 대머리 아저씨는 금년 초에 개봉된 뤽 베송의 에 출연했었다. 그 작품 외에도 많은 영화에 나왔었다. , , ,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한 중견배우이다. 많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연극인으로 더 유명하다. 그의 친구 게리 시니즈와 함께 시카고의 Steppenwolf Theatre 컴퍼니를 설립하여 연기와 연출, 그리고 세트 디자인까지 하였단다. 그는 적어도 헐리우드 내에서는 손꼽히는 지성파 연기배우인 것은 사실이다. 그의 이름이 들어간 라는 황당무계한 이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소와 경악, 놀라움과 지적 흥분마저 자아내게 한다. 관객은 결코 존 말코비치의 인간성을 배우거나 그의 연기..
2019.08.15 -
[날개] 전쟁과 청춘이여 (윌리엄 A. 웰먼 감독 Wings 1927) 제 1회 아카데미작품상 수상작
(박재환 2003.2.26.) 미국 LA시간으로 (2003년) 3월 23일(한국시각으로는 3/24 월요일 아침)이면 또 다시 미국 헐리우드발 쇼쇼쇼가 시작된다. 이른바 전지구적 영화축제로 각광받는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화려하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변방에서 게거품 물어가며 '미국판 대종상', 자기들만의 동네잔치'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여전히 고개를 기웃거리며 "이 상을 뽑아라, 저 놈이 왜 후보에 올랐냐?"하며 훈수 든다. 그리곤 막상 시상식이 끝나면 마치 시사평론가가 되기라도 한듯이, "911테러 이후 미국 사회를 휩쓴 보수주의적 물결이 어쩌구..."하며 심오한 해석까지 내놓을 것이다. 오스카의 역사가 75년이나 되다보니 아카데미협회의 결성과정이나 초창기에 행해졌던 시상식 이야기는 그야말로 전설같이 ..
2019.08.13 -
[캐리] 날 욕 보이지 마! 다쳐!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Carrie 1976)
(박재환 2003.2.28.) 저예산독립영화로 시작하여 메이저 스튜디어의 A급 흥행감독으로 성공한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은 꽤나 복잡한 위상을 갖고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과 나란히 병렬되어 불리는가 하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부 소리를 들어도 될 만큼 특정영화 장르에서 신의 솜씨를 보여준다. 는 그가 1976년 내놓은 걸작 호러물이다. 감독은 50일 동안 18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이 영화를 만들어 미국에서만 3,3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오늘날에도 호러물 대표작 리스트의 상위에 를 올려놓고 있다. 는 스티븐 킹의 첫 번 째 소설로 더 유명하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소녀 '캐리 화이트'는 집에서조차 위안을 받지 못할망정 광신도인 어머니에게서 시대착오적인 순결을 강요받고 있다.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 영..
2019.08.12 -
[슈가랜드 익스프레스] 레이징 슈가랜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The Sugarland Express 1974)
(박재환 1999.5.30.) (이 리뷰는 1999년에 쓴 글입니다) 영화라는 영상매체가 발명된 이후, 헐리우드영화가 존재하는 한, 가장 '영화같은' 영화, 가장 '영화다운' 영화를 만든 사람은 단연 스티븐 스필버그일 것이다..... 스필버그를 좋아한다거나 그의 영화를 즐겨 찾아보는 사람은 그의 초창기 작품을 꽤나 좋아한다. 물론 그가 극영화를 하기 전에 만든 텔레비전용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좀 안타까운 일이다. 아주 오래 전 아마 KBS명화극장에서 텔레비전용 영화를 한편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아마 제목이 뭐 그런 호러 쪽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각 방송국에서 아주 가끔 가다 한두 번 방영한 적이 있는 영화가 있으니 역시 텔레비전용 영화로 만들어졌던 (DUEL)이다. 는 기억에 안 남아있지만 은 아..
2019.08.12 -
[아메리칸 사이코] 과중한 스트레스, 과도한 살인 (매리 헤론 감독, American Psycho 2000)
(박재환 2002/7/15) 오늘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벨리 지역의 베이비시터(보모) 연봉이 4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날만 새면 천만장자가 수십 명 태어나는 실리콘밸리답게 이곳에는 단순히 ‘졸부’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부와 명성의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요트, 고급 아파트, 스포츠 카, 고급 오디오 등등. 물론, 이런 이야기보다 앞선 시절의 부자이야기가 존재했었다. 레이거노믹스의 최대수혜자이기도한 월 스트리트의 잘 나가는 금융맨들이 그러했었다. 그들이 하루에 결정하는 돈이 수억에서 수십 억 달러에 이르다보니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그들은 보통 나이 30이 되기 전에 은퇴하고, 그들의 평균수명도 상당히 짧다고. 이들이 매일매일 다루어야하는 ‘판돈’과 ‘격무’를 생각해 본다..
2019.08.11 -
[올 더 머니] ‘부자가 되는 법’과 ‘부자로 사는 법’ (리들리 스콧 감독 All the Money in the World, 2017)
(박재환 2018.1.24) 실화이다! 세계적인 재벌의 손자가 유괴되고 거금의 랜섬(몸값)을 요구받는다. 보통의 부자가 아니라 기네스북에 최고의 부자로 올랐던 석유왕 게티 집안의 이야기이다. 우선 할아버지 이야기부터. J.폴 게티(크리스토퍼 플러머)는 1940년대 중동의 사막에서 석유사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탱크선이라고 석유운반선을 이용하여 전 세계로 석유를 실어 나른다. 터번을 둘러쓴 산유국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철저한 비즈니스 접근으로 그는 부를 쌓아올렸다. 하지만 가족관계는 ‘오일 비즈니스’만큼 냉혹했다. 아들(게티 2세)은 존재감 제로였고 이혼 당한다. 며느리(미쉘 윌리엄스)와 손자(게티 3세)는 이탈리아에서 자란다. 어느 날 밤, 16살이었던 게티3세가 괴한에게 유괴당한다. 아마도 ..
2019.08.10 -
[덩케르크] 戰時, 우리는 모두 애국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Dunkirk , 2017)
‘미니버 부인’의 ‘라이언일병구하기’ (박재환 2017.7.20) 쏟아지는 총알과 터지는 포탄 속에 병사들의 팔과 다리가 떨어져나가는 리얼한 상륙 작전을 보여준 스티븐 스필버그의 는 1944년 6월 프랑스 서북부 해안 노르망디에서 펼쳐졌던 사상최대의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다. 이보다 4년 전,노르망디에서 북쪽으로 수백 킬로 떨어진 해안도시 덩케르크에서는 또 다른 전쟁의 양상을 보여준다. 히틀러의 나찌가 폴란드를 전격 침공하더니, 1940년 벨기에, 프랑스로 전선을 확대시킨다. 독일의 침공에 프랑스, 영국 연합군들은 덩케르크 해안에서 발이 묶인다. 영국의 처칠 수상은 철수를 결정한다. 프랑스 덩케르크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 영국 쪽으로. 해안 저쪽에서는 독일군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고, 영불해협에서는 독일의..
2019.08.10 -
[파이널 환타지] 디지털 인간의 무게는? (히로노부 사카구치 감독 Final Fantasy : The spirits within 2001)
(박재환 2001.7.16.) 2년 전, 심형래 감독의 가 처음 세종문화회관에서 상영된 후 쏟아진 비난은 지금 생각해도 비참할 정도였다. 영화의 기본도 안 된 상태에서 펼친 무모한 도전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평자와 네티즌의 의견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비난 속에 아주 가끔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CG쪽 관련종사자들의 냉혹한 자기비판적 글이었다. 그 동안 헐리우드의 영상혁명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정작 자국의 영상기술발전에 등한시 해오던 영화팬들이 심형래의 그러한 도전에 돌을 던질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사실 그가 사기꾼이 아닌 이상 그러한 열혈 도전의식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CG기술은 언제나 그 수준에서 맴돌게 될지도 모른다. 를 보고나선 우선 떠오른 생각이 그러한 의 도전 정신이었다...
2019.08.09 -
[프릭스] 로키호러괴물쇼 (토드 브라우닌 감독 Freaks,1932)
(박재환 2002-2-7) 최근 본 이창동 감독의 에 등장하는 문소리의 연기는 사랑스럽다. 문소리가 연기하는 공주는 중증 지체장애인이다. 현실에서든, TV에서든, 영화에서든 이런 사람이 등장하면 관객은 마음이 불편해진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똑같은 존재’라고 교육받지만 말이다. 이런 신체의 거동이 불편한 자를 영화에서 본 적이 있는가? 에서? ? 일찍이 이러한 존재는 서커스단의 구경거리였다. 카프카의 단편소설 중에 인가 하는 작품이 있다. 아마도 의 시대와 비슷할 것이다. 당시 개화한 문명인들은 증기기관차에만 흥미를 느낀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신체구조가 다른 이런 인간들에게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훌륭한 복지제도, 종교적 관용. 이런 것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이 시절에는 이런 ‘존재’는..
2019.08.09 -
[데드 돈 다이] 좀비는 직진! (짐 자무쉬 감독 The Dead Don't Die, 2019)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올해 칸국제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진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미국 독립영화(인디필름)의 대표주자 짐 자무쉬의 신작 도 있었다. 놀랍게도 좀비 영화이다. 다양한 영화를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어온 짐 자무쉬의 좀비는 어떻고, 좀비가 출몰할 미국의 세기말적 모습이 궁금했다. 짐 자무쉬의 명성에 걸맞게 캐스팅도 화려하다. 아담 드라이버, 빌 머레이, 클로에 세비니, 스티브 부세미, 틸다 스윈튼, 대니 글로버, 셀레나 고메즈.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아는 여러 아티스트들까지. 과연 화려한 출연진으로 빚어낸 좀비 스토리는 어땠을까. 미국 센터빌, 좀비가 뒤덮다 전체 주민 수가 천 명이 채 안 되는 미국의 조용한 마을, 센터빌의 하루는 평화롭다. 센터빌 경..
2019.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