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소지섭과 강지환이 출연한 영화 [영화는 영화다]의 기자시사회가 있었다. 이 영화는 추석 연휴 때 개봉될 영화이다. 강지환은 극중에서 ‘수타’라는 다혈질 액션스타배우로 출연하고 소지섭은 ‘영화배우가 꿈이었던’ 조폭 넘버 투 ‘강패’ 역으로 출연한다. 어떻게 ‘강패’ 소지섭이 강지환의 영화에 출연하게 되어 영화도 아닌 것이 현실도 아닌 기이한 그림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디 앨런의 1994년도 작품 [브로드웨이를 쏴라](Bullets Over Broadway)가 떠올랐다. 참 재밌게 본 영화인데... 주말에 다시 보았다.
우디 앨런은 수다쟁이이며 뉴욕을 사랑하며, ‘섹스’란 것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영화인 아닌가. 그의 [브로드웨이를 쏴라]는 그런 그의 관심사항과 재주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때는 1920년대. 뉴욕. 가난한 예술가(시인, 화가, 극작가....)가 모여 사는 그리니치 빌리지. 젊은 극작가 데이빗 샤인(존 쿠삭)은 자신의 이전 두 작품(희곡)이 재능 없는 연출가와 배우 때문에 망쳐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 번 째 작품만은 절대로 그들에게 휘둘릴 수 없다고 다짐한다. 다행히 프로듀서 줄리안이 물주를 데려온다. 알고 보니 그 물주는 마피아 두목 ‘닉 발렌티’. 발렌티는 예술이 뭔지, 희곡이 뭔지 관심 없다. 옆에서 앵앵대는 애인 올리브(제니퍼 틸리)를 캐스팅하기만-아니 ‘꼭 하여야’한다는 조건이었다. 올리브는 연기라곤 도통 모르는 삼류 쇼걸. 데이빗은 크게 우려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되겠지...
‘오, 마이 갓!’ 그러나 연극은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엉망이 되어 간다. 한 때 브로드웨이의 전설이었던 ‘헬렌 싱클레어’는 자신의 명성을 앞세워 더 많은 대사를 요구하고, 올리브는 자신의 역할이 마음에 안 든다며 ‘이것저것’ 요구한다. 게다가 올리브의 보디가드로 연습판을 지켜보던 날강도 치치(채즈 팔민테리)까지 나서서 “당신 극본 여기, 여기... 여기가 문제야.. ”라며 뜯어고치기 시작한다.
상대는 사람 죽이는 것을 파리 죽이는 것보다 더 쉽게, 더 멋있게, 더 쿨하게 처리하는 마피아. 데이빗은 조금씩 자신의 ‘예술의지’를 죽이며 날강도 같은 배우와, 진짜 날강도들의 협박성 요구를 다 들어줘야한다. 게다가 그 와중에 자신도 헬렌과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어 간다.
우디 앨런은 마피아가 날뛰던 시절, 브로드웨이의 젊은 예술가가 어떻게 잔인한 현실과 타협하고, 그 잔인한 현실 속에서 진실한 사랑을 얻게 되는지를 재밌게 보여준다. 우디 앨런의 작품이 대개 그러하듯이 엄청난 예술혼과 소소한 개인사가 적당히 어울러 아기자기한 감동과 재미를 안겨준다.
주인공 데이빗의 존 쿠작을 포함하여 배역들이 정말 영화랑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다. 특히 짜증나는 올리브 역의 제니퍼 틸리는 와쇼스키 형제의 [바운드] 이후 최고의 배역을 맡은 것 같다. (박재환 2008-09-01)
마피아, 영화와 현실, 우디 앨런, 제니퍼 틸리, 존 쿠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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