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ed by 박재환 2002-7-9] 올 여름 개봉영화 중 가장 기대를 갖게 하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았다. <A.I.>를 만들면서 확실히 '스탠리 큐블릭'과 견주어도 될만큼 영화적 재능을 보여주고 스티븐 스필버그와, 헐리우드 최고의 박스오피스 머니메이커인 톰 크루저가 처음으로 손을 잡은 화제작. <토탈리콜>, <브레이드 러너>의 필립 K. 딕 원작소설의 영화화란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는 영화팬의 기대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미 개봉된 미국에서 이 영화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격찬'을 받았다.
영화는 이미 오락영화의 달인이 되었다가 이제는 영화작가로 거듭난 스티븐 스필버그의 재능으로 가득차 있다. 2054년, 워싱턴은 증가하는 중범죄를 일소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 '로보캅' 같은 무식한 방법이 아니라 '사전예방'이라는 접근을 편다. 어떻게? 전 시민의 DNA를 채취하여 열성인자의 소유자를 24시간 감시하다가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모니터링하던 특수경찰이 공간이동을 하여 들이닥치는가? 이건 방금 내 생각인데 괜찮은 아이디어군^^ 필립 K 딕은 '프리 크라임' (Department of Pre-Crime)이라는 기구를 생각해낸다. 이 기구는 3명의 예지자를 찾아내어 그들의 머리에 뇌파탐지기를 연결하고 이들의 신호음에서 미래의 살인을 디지털 영상처리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낸다. (보통 계획된 살인은 1주일 전에, 우발적인 살인은 3일 전에 캣치된다) 그럼, 톰 크루저가 대장으로 있는 범죄수사대는 그 디지털 영상자료를 바탕으로 범인의 신원과 범죄가 발생하는 장소, 시간을 알아내어 자기부상 기구를 이용 신속하게 날아가서는 '흉기를 들고 살인을 벌이기 직전'의 용의자를 체포한다. "당신을 살인혐의로 체포한다!"고.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시간의 패러독스'인 셈이다. 예지자의 살인예고가 100% 맞다고 하자. 그런데 살인을 벌이기 전에 살인혐의로 체포가 가능한가? 어쨌든 워싱턴은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6년간 살인사건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이 범죄 예방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자, 이 흥미로운 범죄예방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품고 법무부에서 한 깐깐한 요원이 특파된다. 그는 톰 크루저의 약물복용사실과 그것을 눈 감아주는 국장의 처사에 의문을 품는다. 그는 이 시스템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니나 다를까? 죤 앤더톤(톰 크루저)이 범죄예방 시스템을 가동 시키는데... 그가 36시간 뒤에 '레오 크로우'라는 인물을 총으로 쏘아죽이는 영상을 캐취하게 된다. 앤더톤은 레오 크로우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이 순간부터 그는 추적자에서 범죄용의자(그러니까 36시간 후에 누군가를 살인할 것이라는 살인범으로) 쫓기게 된다.
아! 얼마나 흥미로운가.
영화의 재미는 톰 크루저가 쫓기기 시작하는 이 장면부터 본격화된다. 2054년의 워싱턴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근사치에 가까운 첨단장비와 첨단 인프라도 가득하다. <제5 원소>의 택시나 <스타워즈 에피소드2>에서의 자기부상자동차는 조금 황당한 면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수직과 수평으로 구성된 도로 시스템과 그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를 보여준다. 톰 크루저가 그 자동차에 매달려 도망가는 장면은 SF영화 뿐만 아니라 카 체이스 장면의 최고 걸작이라 손꼽을 만하다. 그리고 로켓티어 요원과 함께 허름한 아파트를 헤집고 다니는 장면은 <와호장룡>의 대나무 결투 씬과 <매트릭스>의 명 장면을 합쳐놓은 것처럼 멋지다.
영화를 보면서 몇가지 영화들이 떠오른다. 실제 실현여부와 관계없이 인간행위의 통제가능성을 다룬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알파빌>, 뇌파 장치를 이용한 사고의 외연구조를 다룬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의 <스트레인지 데이스>,그리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 절망적 몸부림을 펼치는 인간을 다룬 <12몽키스>까지.. 이 영화는 확실히 SF걸작이다.
이 영화 올 여름 최고의 영화이다. 그리고, 이 영화 아주 수준 높다. 중간에 입장한다면 영화의 묘미를 알 수 없다. 그리고, 이 영화 의외로 너무 길다. 반전이라고 생각한 것이 이 영화의 끝이 아니다. 그리고, 이 영화 너무 매력적이다. 톰 크루저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의 브래드 피트'라고 불린다는 콜린 패렐 Colin Farrell이 인상적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배우 에이미 어빙과 이혼하고 91년 <인디애너 존스>에 나왔던 케이트 캡쇼와 재혼했다. 케이트 캡쇼의 전 남편 딸 제시카 캡쇼가 이 영화에 출연한다. 그러니까 스티븐 스필버그는 제시카의 계부인 셈.
이 영화에서는 신원 인식 시스템으로 인간의 홍채(눈동자)가 사용된다. 톰 크루저는 이것을 피하기 위해 홍채 이식수술을 받게되는데 이 장면은 다소 하드고어적이다. 스필버그는 <A.I.>와 함께 이제 '아이들 영화의 황제'는 확실히 벗어난 셈이다.
참, 이 영화의 원작소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최근에 필립 K딕의 다른 단편소설과 함께 번역 출간되었다. 한번 읽어봐야지.. 그리고, 이 영화/소설의 핵심이라고할 수 있는 '실제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해결될까? 영화를 보고나면 시간여행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될 것 같다.
그럼, '마이너리트 리포트'는 무슨 말일까? 살인을 미리 볼 수 있는 예지자 3명의 의견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다른 의견을 내기도 한다. 마치 우리나라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소수의견'처럼... 그것을 '마이너리티 리포트'라고 한다. 워싱턴의 범죄예방시스템을 개발한 국장은 이 소수의견을 없애버린다. 왜냐하면 '예지의 무결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럼, 존 앤더턴의 '범죄'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인가? 존은 죽자사자 그 보고서를 찾아야하는가? 영화를 보면 알게 된다. 당신은 243시간 후에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 (박재환 200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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