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개봉영화(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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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 오브 에코] 식스센스보다 조금 늦은... (데이비드 코엡 감독 Stir of Echoes 1999)
(박재환 2000.3) 이 영화의 원작자 리쳐드 매드슨(Richard Matheson)은 트와라이트 존>, 천국보다 아름다운>(What Dreams May Come)을 썼고, 오래 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오늘이 있게 한 소품영화 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베이비시터가 읽고 있는 책 (줄어드는 남자)의 원작도 바로 리처드 매드슨이다. 원작자의 면면만 보더라도 이 영화가 쉽게 식스 센스>의 아류로 치부할 수 없음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식스 센스>의 매력은 주인공이 자신이 이미 죽은 줄도 모르고 현세에 연연하는 애틋한 러브스토리와 한 맺힌 사자(死者)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년의 사연을 극히 영화적으로 꾸몄다는 것이 평단과 흥행 면에서 두루두루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2019.08.07 -
[징기스칸(칭키즈칸)] 야만적인 민족영웅 (사이푸, 마이리스 감독 一代天骄成吉思汗 Genghis Khan, 1998)
(박재환 2000.4.1.) 우선, 외래어표기와 관련하여 잠깐 설명해야겠다. 중국어 발음이 [청지스한]인 이란 영화는 2000년 4월에 이란 제목으로 국내 극장에서 개봉되었고 같은 제목으로 비디오가 출시되었다. 그리고 지난 주 KBS-1TV 에서 방송할 때는 새로이 으로 표기되었다. 이유는 한국인의 올바른 국어교육에 힘쓰는 공영방송 KBS가 '외래어표기법'에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다. 백과사전에도 으로 나온다. 이와 더불어, '몽고'라는 말도 '몽골'이란 말로 바뀐 지 오래되었다. 이건 88 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이루어진 캠페인의 일종인데, 그 나라 말로 '몽고'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꼭 '몽골'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해서 이후 '몽골'이 정착된 것이다. 아직도 '몽고간장, 몽고반점....'이라는..
2019.08.07 -
[하나 그리고 둘] 대만, 대만사람, 대만영화 (양덕창 감독 一一 A One and a Two 2000)
(박재환 2000.10.30.) 대만 양덕창 감독의 신작 하나 그리고 둘>이 지난 5월 깐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탄 후 대만에서 벌어진 일이다. 자국 영화진흥정책에 따라 대만의 신문국(新聞局:우리나라의 문화관광부에 해당)은 특별장려금으로 200만 NT$ (7천 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규정은 "국산영화 종사자가 국제영화제에 참여하여 뛰어난 성적을 올렸을 경우 지급한다"고 되어 있었다. 반은 감독에게, 나머지 반은 해당 영화제작자에게. 그런데, 양덕창의 '위엔즈(原子)공작실'이 상금신청서를 낼 때, 이 영화가 과연 '대만영화'인가라는 의문에 직면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그리고 그게 대만영화감독의 전부인- 후샤오시엔(候孝賢)이나 양덕창은 현재, 대만 영화계에선 극히 대접을 못 받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
2019.08.05 -
[베티블루] 사랑의 광기,광기의 사랑 (장 자크 베넥스 감독 37.2 Le Matin 1986)
(박재환 2000.8.19.) 프랑스영화 가 무삭제판으로 다시 상영된다고 했을 때 가슴 설렌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이 영화가 지난 1986년 한국에서 개봉되었을 때 많은 영화팬들이 그 격정적 사랑과 환상적 이미지에 매료되었다. 그 후 실제로 이 영화를 보았든 안 보았든 는 사랑에 대한 어떤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프랑스’영화로 받아들였고, 많은 사람들이 ‘베티블루’ 포스터를 자기 방에 내걸었다. 이번에 개봉되는 이 무삭제판이란 것은 1990년에 프랑스에서 개봉된 디렉터스 컷이다. 프랑스에서도 처음엔 2시간짜리 영화가 개봉되었었다. 1990년이 되어서야 프랑스에서 3시간 5분짜리 감독판이 공개되었고, 2시간짜리 이전 작품과 비교하여 그 사랑의 정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 영..
2019.08.04 -
[택시2] 마르세이유 특급택시 (제라르 크라브지크 감독 Taxi 2 2000)
(박재환 2000.9.1.) 이라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던 프랑스 감독 뤽 베송이 제작을 맡은 에서는 절대 같은 감동은 기대하지 마시길. 전형적인 팝콘 무비이다. 시속 300Km이상 미친 듯이 내달리는 프랑스 택시기사의 휘황찬란한 활약상을, 간간히 웃음 터뜨리며 지켜보면 만사 끝인 ‘진짜’ 오락 영화이다. 를 기대하지 말고 같은 속편 스타일임을 명심한다면 그런대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프랑스 현지에서 엄청난 흥행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은 아무리 고상한 프랑스 예술족속이라도 결국은 오락영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유행성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아닐까도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편)의 흥행성적이 그다지 높지 않다. 서울관객 14만 명. 이 영화는 프랑스 일반 대중의 오..
2019.08.03 -
[정] 어머니의 대사 "나는 닭 모가지가 더 맛있더라..." (배창호 감독 情, My Heart 1999)
'정'이란 어떤 걸까 네모난 것일까, 둥근 것일까. 주는 것일까 아니면 받는 것일까? 뭐 그런 구닥다리 개념이 우선 떠오를 제목의 이 영화는 배창호라는 한 세대의 인기감독이 21세기에 내놓은 뜻밖의 작품이다. 배창호 감독은 모 종합상사의 샐러리맨이었다. 그 자신의 말로는 아프리카 모 나라에 선박도 팔아봤던 수출역군이란다. 아마, 그의 초기작품인 이란 영화를 기억한다면 그의 전직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호시탐탐 충무로 영화계 진출을 노리던 그가, 이장호 감독의 에서 안성기와 나란히 짜장면 먹는 단역으로 출연하였고, 이내 , , , 같은 명작들을 줄줄이 내놓았었다. 그러던 그가 몇 편의 흥행부진으로 잊힌 감독 대열에 들어서는가 했었다. 그것은 그의 고집스런 순정주의적 작품세상 때문일 것이다. ..
2019.07.30 -
[쉘 위 댄스] 댄서의 순정, 아저씨 버전 (수오 마사유키 감독 Shall we ダンス 1996)
(박재환 2000.5.9)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96년도 작품 가 한국 극장가에 내걸린다. 재작년 말 일본영화가 합법적으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구작과 기타노 타케시 영화가 소개되면서 일본영화에 대한 부담감을 높였다. 올해부터는 조금은 가볍고, 조금은 경쾌한 일본영화를 만난다. 나 같은 일본영화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본 영화에 대한 어떤 편견을 깨주는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될 일본영화도 그러한 파격과 동참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한 춤 바람 난 중년의 샐러리맨을 통해 인생의 숨겨진 재미와 아슬아슬한 외도의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물론 이 외도는 신나는 외도이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1984년 라는 핑크무비로 데뷔하였다. 핑크무비란 일본에서..
2019.07.30 -
[철도원] Japanese Sense (후루하타ㅏ 야스오 감독 Poppoya, 鐵道員: ぽっぽや, 1999)
(박재환 2000.1.2)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 상영되었을 때 관객들의 관람포인트는 ‘일본흥행기록 1위’라는 대중적 호기심이었다. 우리나라에선 라는 엄청난 한국형 블록버스트가 나왔기에 일본인의 영화관람 취향을 확인해 보고 싶었을만하다. 영화는 뜻밖에 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조용하고, 지루하고, 거의 변화 없는 화면만을 내보인다. 로 우리 팬에게도 낯이 익은 홋카이도의 어느 지방의 끝없이 눈 덮인 산을 보게 된다. 여기는 일본열도 끝단에 위치한 ‘호로마이’라는 작은 역. 이 곳은 이전에 탄광촌이었지만 이젠 폐광이 되어버렸고 젊은이들은 전부 도회로 떠나고 늙은이들만이 남아있는 곳이다. 호로마이 역에는 ‘데고이치'(D51형 증기기관차)만이 하루에 몇 번씩 본 역인 ‘비요로’까지 오고간다. 단선이며, 한 ..
2019.07.30 -
[거짓말] 살로, 거짓의 제국 (장선우 감독, 1999)
(박재환 1999/10/21) 영화 이 '감독의 오리지널 버전'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지난달 국내 언론기자를 상대로 한 최초 공개와 베니스영화제에서의 상영, 그리고 이번 제 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였다. 영화제 시작 전부터 이미 폭발적인 화젯거리로 부상한 이 영화는 예매 시작 20분 만에 매진된 올 부산영화제 최고의 인기 작품이 되었다. 실제로 부산영화제 동안 예매티켓 교환, 구매정보센터에는 티켓을 5만원에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할 정도였다. 적어도 어떤 영화가 이 정도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면,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대중적 흥행은 보장받았으리라 생각된다.영화 상영이 끝나고 GV시간을 잠깐 가진 후, 장선우 감독과 주연배우인 이상현, 김태연씨는 부산의 한 선상 카페로 이..
2013.01.03 -
[리베라 메] 부산은 아직도 불타고 있는가 (양윤호 감독, 2000년)
부산영화제가 열리면 언제나 인파로 가득 차는 부산 자갈치시장과 남포동 '영화의 거리' 인근에 부산시청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해 전 그 자리에는 '롯데월드'가 터를 닦기 시작했고, 대신 화려하고 큰 시청건물이 연산동에 들어섰다. 지난 봄, 부산시 신(新)청사에서 의 영화제작발표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부산영상위원회의 박광수 감독과 많은 영화인들이 자리했다. 물론 안상영 부산시장도 참석하였고, 정치가 출신답게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안 시장의 연설요지는 간단했다. "부산을 영화제의 도시에서 영상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가 아파트(비록 철거직전의 건물) 한 채와 종합병원(빈 건물) 하나를 불바다로 만들 동안, 차량통제는 물론이고 소방차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
2013.01.03 -
[실제상황] 김기덕의 실험극 - 지푸라기 인간 (김기덕 감독 2000)
(박재환 2000.5.24.) 김기덕 감독은 메이저 영화사를 등에 업고 을 극장에 개봉시키자마자 또 다른 신작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말이 채 충무로에 다 퍼지기도 전에 그 영화의 촬영을 끝내 버렸고, 이 극장에서 완전히 간판을 내리기도 전에 그 신작을 내걸 준비를 하고 있다. 아마도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빨리 만들어지고, 가장 빨리 극장에 내걸리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다행인 것은 그 동안의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 대해 존재했던 악의적 평가보다는 긍정적 요소를 더 찾게 될 것이란 점이다. 이 영화에서는 적어도 감독의 전작에서보다 훨씬 더 유연해진 사고의 한 면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단지 광학적으로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들의 결정체가 화학체인 ..
2013.01.02 -
[헤비 메탈] 어덜트 애니메이션
(박재환 2002-5-14) 2000년 초에 국내극장에서 잠깐 개봉된 영화 중에 이란 미국산 애니메이션이 있다. 몇 차례 케이블TV에서 방영되었었는데 어제 제대로 볼 기회가 있었다. 이 작품은 원래 오리지널 만화가 있었고, 지난 1981년에는 한 차례 만화영화로 만들어졌었다. 19년이나 경과되어 속편이 만들어질 때 실사로 만들 것이냐 다시 만화로 만들 것이냐는 논의가 있었던 모양이다. 결국 3D가 일부 가미된 애니로 제작되었다. 미국에서 개봉될 때는 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아마 쓸데없는 것까지 다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될 때의 작은 소동을 알 것이다. 이 시기부터 국내에서도 영화개봉과 더불어 영화 홈페이지 제작이 붐을 이루었다. 당시 국내 홈페이지를 통해 원작 만화 이미지와 함께 ..
2011.06.13 -
[퍼펙트 스톰] 완벽한 블록버스터 무비
(2000-7-26. 생각해보니 중앙극장 기자시사회에서 본 것임) 의 이름값은 감독인 볼프강 페터센이나 주연배우 죠지 클루니의 명성보다 더 위력적이다. 그리고 ILM의 위력은 허리케인보다 더 막강하다. 이번 여름 극장가에서 2000년 여름시즌 헐리우드 최고최강의 블록버스터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로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야말로 실감나는 태풍의 위력을 유감없이 전달한다. 관객은 마치 자기 발목부터 찰랑찰랑거리는 바닷물과 극장 천정으로부터 산더미같이 쏟아질 듯한 바닷물의 위력을 경험하게될 것이니 말이다. 볼프강 페터센 감독은 오래 전 로 영화팬에게 폐쇄공간의 긴장감과 생존의 절박함을 보여줬었다. 좁은 잠수함내에서 귀에 거슬리는 초음파 신호음과 수압에 '핑-' '핑-' 튕겨져 ..
2009.07.27 -
[패트리어트-늪 속의 여우] Brutal Heart
많고많은 헐리우드 스타중 멜 깁슨이 이 영화로 제일 먼저 개런티 2,500만 달러의 고지를 달성했다. 들리는 말에 따르자면, 멜 깁슨은 개런티 외에 영국흥행 수익권도 요구했었다고 한다. 물론 퇴짜 맞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난주 영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영국영화팬들에게 그다지 좋은 대접은 받지 못했다. 언론에서 이 영화를 비난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멜 깁슨은 비록 호주에서 로 스타가 되었다지만 엄연히 미국출신의 배우이다. 감독 롤랜드 애머리히는 독일출신이다. 이 영화에는 영국 배우도 다수 출연한다. 이러한 역사극을 만들때는 어쩔 수 없이 국수주의적 차원에서 상징조작을 한다거나, 혹은 마케팅 전략에서 무리수를 두게 마련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 벤자민 마틴은 실제 미국사에 있어 중요한 인물인 프랜시..
2008.12.21 -
[스튜어트 리틀] One Hundred Million Dollar Mouse
[Reviewed by 박재환 1999-12-?] 연초 CNN에서는 헐리우드 디지털 영화의 미래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다. 의 제임스 카메론이나 의 스티븐 스필버그, 그리고 픽사의 디지털 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미래의 영화가 결코 디지털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반 영화팬들은 CG의 끝없는 발달과 첨단과학 기술의 가능성에 의지하여 곧 마릴린 몬로와 제임스 딘이 공연하는 초특급 SF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21세기형 영화감독이란 것이 e 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거나 디지털에 대해 좀더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있을 뿐이지, 결코 미래의 영화란 것이 디지털이란 괴물로 인간의 몸과 마음, 그리고 상상력을 대체해 버린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제 아무리 스케일이 크고, 말도 안 되는 영..
200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