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7. 15:28ㆍ미국영화리뷰
>> 이 영화 & 이 리뷰에 대한 코멘트 대환영 ^^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성 내용이 포함됩니다. 하지만, 영화가 워낙 난해, 혹은 애매모호한지라 이것은 전적으로 박재환의 생각, 판단일 뿐입니다. 아마 영화보면 저랑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한 걸 다른 사람은 전혀 생각을 안하더군요. --;) **
아주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Stanislaw Lem의 원작소설도 읽지 못했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65분짜리 <솔라리스>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백그라운드를 가진 영화, 그리고 '컬트'가 될 소지를 충분히 가진 영화라면 <반지의 제왕>이 그러했고 <블레이드 러너> 혹은 <공각기동대>가 그러했듯이 수많은 논쟁을 야기시킬 수 있다. 제작을 맡은 제임스 카메론과 주인공 죠지 클루니의 대중적 인기는 잠시 잊고, 스티븐 소더버그의 헐리우드적 천재성과 원작(소설, 혹은 영화)의 '철학성'을 되새긴다면 이 영화는 확실히 볼만한 가치가 있고, 연구해 볼 구석이 있다.
Alternative Movies
<솔라리스> (2002년) <트래픽> (2000)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공각기동대 >
Reference
53회 베를린영화제 출품작 (2003)
죠지 클루니 베를린 인터뷰
솔라리스 vs. 솔라리스 (강성률)
딜란 토마스의 詩
<솔라리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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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사랑하는 아내가 자살한 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구에서 혼자 살아가는 크리스(죠지 클루니)는 어느날 요리를 하다 칼질을 잘못하여 자신의 손가락을 벤다. 피가 배어나올 때 누군가가 그를 찾아온다. 신비의 행성 '솔라리스'를 탐사하던 우주선내에서 알 수 없는 비상상태가 발생하였다는 것. 심리학자이기도한 크리스가 이 탐사선에 급파되어 살아남은 승무원을 만나보라는 임무가 주어진다. 탐사선에 도착한 크리스가 보게 되는 것은 두 명의 승무원-고든가 스노우- 뿐이었다. 이들은 크리스에게 그 동안 탐사선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지를 못한다. 아니 하더라도 당신이 이해를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 곳에서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크리스 앞에 이전에 죽은 아내 레이아(나타샤 맥켈혼)가 나타난 것이다. 우주선 창밖으로 보이는 솔라리스 행성의 거대한 플라즈마 현상(?)은 우주선 내에 알수 없는 전자기파적인 현상을 일으키는지도 모른다. (이게 솔라리스에서 보이는 환상에 대한 유일한 과학적 해석인지도 모른다!)
크리스와 승무원들은 곧 우주선내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 상태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크리스, 당신이 보고 있는, 그리고 우리가 보고 있는 레이야는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오. 그것은 당신이 기억하는, 그래서 기억의 공간에서 형상화시킨 것일 뿐이오." 그들의 결론이다. 겉으로 보이는, 손끝으로 만질 수 있는 '레이아'는 자살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크리스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인 것이다. 크리스는 이러한 사실을 믿을 수 없고 사랑하는 아내를 또다시 잃을 수가 없다. 그런데, 환생한(?) '레이아'도 자신이 '크리스의 기억의 재생'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공각기동대> 등의 영화에서 타인의 '기억'이 입력된 후 자신이 인간체인줄로 알고 있는 경우와는 전혀 다른 경우가 그려지는 것이다!) '환생한' 레이아가 또다시 자살을 기도하는 이유도 크리스가 기억하는 레이아는 '자살한 레이아'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관객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크리스와 레이아의 행복했던 지구장면을 통해,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하는 딜런 토마스의 시를 통해,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불멸의 사랑에 대해 은유한다. 크리스는 '예정된 삶'이 아니라 '수정가능한 삶'을 기약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의 신념이 형상화될수록 관객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솔라리스 행성의 불꽃(플라즈마? 에너지원?)은 점점 강력해지고, 우주선내의 지구인과 '형상화된 기억체'는 마지막 선택, 최선의 해결책을 논의하게 된다. '이 것'을 -기억체, 혹은 기억체와 동거하는 현실을- 지구로 가져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두번 잇달아 보기는 힘들겠지만, 아마 몇번 거듭보면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좀더 SF적 상상력이 필요한 듯도 하다. '레이아'가 다시 자살한 후, 여자 승무원은 솔라리스의 영향권을 벗어나 지구로 귀환하자고 한다. 이들은 또다른 승무원 '스노우'의 시체를 찾아낸다. '진짜' 스노우는 자신이 기억해낸 '자신의 기억의 형성체' 스노우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진짜가 기억체를 죽인 것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의 형성체'는 '진짜들'에게 중요한 단서를 일러준다. "당신들이 힉스를 사용하여 솔라리스를 떠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사용할 때마다 솔라리스의 포스는 더욱 커진다...."고.
영화를 보고나면 관객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크리스는 지구로 돌아왔는가? 아니면 솔라리스의 자장내로 빨려들어가 죽는 것인가? 물론, 영화적 재미, 혹은 이 영화의 멜로적 감동을 위해서는 후자가 맞을 것이다. 다시 나타난 '레이아'가 그러잖은가. "크리스 당신은 살아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는 사랑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곳에 함께 있어요."라고.
그러고보니, 이 영화는 나름대로 꽤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이다. 아마, '신에 대한 생각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에요.'라는 둥의 대사 때문에 극장에선 하품하더라도 시간이 좀 흐른 뒤, 비디오로 나오고, 좀 풍성한 서플이 포함된 DVD가 출시되면 꽤나 인기를 끌 것 같다.
박재환 200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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