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 내 눈엔 외계인이 보여요...

2019. 9. 17. 15:26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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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 이 리뷰에 대한 코멘트 대환영 ^^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 센스>가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한 후 그의 다음 작품에는 어쩔 수 없이 '놀라운'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잔뜩 가졌던 기대에 비해선 <언브레이커블>은 다소 실망스런 작품. 그래서 그 다음 작품 <싸인>에 대해선 '깜짝'드라마가 아닌 그냥 영화로서 좀더 재밌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엑스 파일>에 충분히 빠져있는 대부분의 오컬트 팬에게는 <싸인>이란 영화가 너무나 심심한, 그래서 지루하기까지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Alternative Movies
<싸인> (2002) <식스 센스> <우주의 침입자> (1978) <로즈웰 UFO추락사건: 히스토리채널 다큐멘타리> (1999) <블레어 윗치> (1999) <에일리언2020> (2000)

 Reference


Cropcircleresearch.com
swirlednews.com


shyamalan.cjb.net
 Sites & Shouts
Movie Review Query Engine
bventertainment.go.com
http://www.signsmovie.co.uk
'Signs' a thrilling ride (CNN)
imdb|하이텔|Yahoo|CNN
듀나리뷰| 씨네21 김혜리기자
  이 영화의 포스터에는 2천만달러 개런티의 톱스타 멜 깁슨의 심각한 얼굴도, "이티 폰 홈~"하는 외계인의 모습도 없다. 단지 황금빛 벌판에 새겨진 '싸인'과 <식스 센스>의 그 감독 작품이라는 것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이 영화에서의 '싸인'은 외계인과의 접촉-소통의 상징물로 쓰인다. 그 '시그널'로 'Crop Circle'이란게 등장한다. 영국 등지에서 발견되는 '크롭 서클'은 처음 보는 사람에겐 경의롭기까지 하다. 더넓은 밀밭의 농작물을 짓밟아서 원과 각종 기하학적인 기호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 규모는 지상에선 언뜻 알아볼 수 없고 상공에서 내려다 볼때에야 그 그림의 실체와 크기를 알 수 있다. 오랫동안 이 크롭 서클은 외계인의 항로표시 쯤으로 인식되었다. 실제로 아즈텍 등 지구 곳곳에서 발견되는 고문명의 유적과 비슷한 형탱의 이러한 '크롭 서클'에는 어떤 장난기 섞인 음모론이 숨어 있다. 물론, 이 놀라운 조형물은 장난기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밤샘 장난이란게 밝혀졌다. 기하학을 좋아하는 이들은 요즘도 한밤에 남의 농삿물을 망쳐놓고 있단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밀밭의 클롭서클을 옥수수밭의 크롭 서클로 만들고 그게 실제 외계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 이 영화는 샤말란 감독의 <클로스 인카운트 오브 서드 카인드>란 말인가? 그럼, <식스 센스>이후 항상 그의 영화에서 뭔가 깜짝쇼를 원하는 관객에겐 말랑깽이 외계인을 마지막에 한번 '쓰윽' 보여주면 끝이란 말인가?

  실제 눈썰미가 있는 사람은 영화 시작 후 얼마 안 있어서 지붕 굴뚝 뒤에 모습을 나타낸 외계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감독은 외계인의 등장과 습격에 대해 시종 서스펜스 구조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몇가지 미국적 사고방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외계인은 백악관이나 크레믈린 궁, 자금성 등, 하고많은 지구의 주요 타겟에서 벗어나 펜실바니아의 깡촌동네 옥수수밭에 낙서(?)를 해놓고 움막집에 사는 자폐적 미국인 가족을 겁먹이다가 사라질 뿐이다. 그러면서 외부습격의 공포에 대해서는 단지 한정된 TV뉴스 화면으로 커버한다. 과연 효율적인 공포감 조성일까? 이 정도 소재의 영화에 끌린 사람이라면 외계인에 대한 일정한 지식이 있다. UFO를 타고 날아올 정도의 고도의 발달된 지식을 갖고 있을 것이고, 시골마을을 택할만큼 평화적 심미안도 있을 것이고, 인간에게 발각되지 않을 만큼 어둠 속을 돌아다니는 조심성도 있을 것이란 것이다. 그리고, 지구인도 이러한 알수 없는 외계인에 대한 접근방법을 스필버그나 팀 버튼 감독 영화, 혹은 멀더 요원에 의해 충분히 알고 있다. 

  감독은 멜 깁슨의 개인적인 가정사를 숨겨두었다가 조금씩 회상하는 방식으로 외계인의 침입에서 가정을 지켜낸다.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영화는 '깜짝쇼'라기 보다는 '억지 쇼'라고 할 만하다.

  외부의 침입을 피해 지하실로 도망가서 어둠 속에서 분투하는 장면은 보기에 따라선, 그리고 자기집 오디오 성능에 따라서 충분히 무섭다고 할수도 있으나 너무나 고전적인 수법이라서 오히려 재미가 반감된다. 그럼, 감독이 의도했던 공포는 '외계인의 습격'이라는 SF적 공포일까? 아님 모든 것이 정해져있다는 숙명론적 공포일까. 종교적인 색채와 호러적 이미지를 잔뜩 집어넣은 것 같지만 그다지 공감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결국 엄청난 반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 외계인의 허망한 자태는 이 영화가 어쩔수 없이 샤말란 감독이 만든 메이저 스튜디오 <블레어 윗치>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박재환 2003/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