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개봉영화(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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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광수대의 개들 (창감독 2014)
살인범으로 의심되는 총상 환자가 병원으로 실려 왔고 강력계 형사와 광역수사대가 잠깐 관할권 다툼을 한다. 범인을 제때 잡아 인질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까. 지금 극장가에서는 ‘창감독’의 액션물 ‘표적’이 개봉되어 현빈의 ‘역린’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누가 악인인가 비가 추적거리며 내리는 어느 날 밤. 한 낡은 빌딩에서 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이 남자는 총을 맞았고 겨우 도로로 도망 나왔다가 달리는 차에 친 뒤 병원으로 옮겨진다. 용병으로 단련된 여훈(류승룡)이란 사람이다. 그 빌딩에선 누군가가 살해되었고 여훈이 살인용의자가 된다. 병원에서 여훈을 응급조치한 의사 태준(이진욱)에겐 뜻밖의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눈앞에서 만삭의 아내가 누군가에게 납치된다...
2014.05.08 -
[피부색깔=꿀색] 내 이름은 융 (융 헤넨 감독 Approved for Adoption 2012)
지난 2009년 개봉되어 8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스포츠영화 ‘국가대표’는 어릴 적 해외에 입양되어 미국 알파인스키 국가대표까지 된 남자주인공(하정우)이 모국을 찾아 자신의 한 많은 뿌리를 찾는다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영화 ‘피부색깔=꿀색’에 등장하는 해외입양아는 모국에 대해, 아니 자신을 낳아준 친부모에 대해 그리움과 함께 원통함을 안고 있다. 입양되어간 나라가 얼마나 잘 살고, 양부모가 아무리 잘 해주어도 자신의 뿌리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그리움과 숨길 수 없는 피의 무게를 보여준다. 제3자의 입장인 관객이 보기엔 과연 그럴까라고 생각할지라도 말이다. 해외입양아들은 공통적으로 모국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으리라. 다섯 살 남짓의 나이에 저 멀리 벨기에로 입양된 한국출신의 애니메이션 작가의..
2014.05.06 -
[리뷰] 역린, '죄인의 아들, 정조를 죽여라!
조선 22대 임금 정조가 다시 한 번 극화되었다. 이번엔 현빈이 정조를 맡은 영화 ‘역린’이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숨죽인 듯 살아서 마침내 용좌에 올랐던 인물 정조. 아버지가 그렇게 비명횡사했듯 정조 또한 세손시절부터 늘 죽음의 위협에 시달려야했다. 영화 ‘역린’은 정조 이산(李祘)이 왕의 자리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한 ‘정유역변’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유역변’은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1777년 7월 28일 밤, 정조의 서고이자 침전인 경희궁 내 존현각(尊賢閣)에서 발생했던 암살미수를 말한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지, 그리고 기타 여러 사료에 그 내용이 실려 있다. 물론, 영화에서는 훨씬 많은 상상력과 설정이 동원된다.정조를 죽이려는 자 vs. 정조정..
2014.04.24 -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어~메이징!" (마크 웹 감독 The Amazing Spider-Man 2, 2014)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중국에서는 고전에서 뽑아낼 대중문화 콘텐츠가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런데 짧은 건국신화를 가진 미국에서는 도대체 무얼 가지고 그리도 많은 영화를 만들어낼까. 그 뒤에는 분명 이야기꾼, 창조자, 크리에이터가 많다는 것이리라. 마블 코믹스의 작가 ‘스탠 리’라는 인물도 그러하다. 이 사람은 참 많은 슈퍼히어로를 창조해내고, 끝도 없이 이야기를 창출해낸다. 만화책으로, 신문연재만화로, 라디오드라마로, TV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그리고 속편, 속속편에, 리부팅 시리즈까지. 1962년 만화책에서 처음 등장한 ‘스파이더맨’도 그러하다.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영화 3부작이 만들어진 것은 그 옛날 흑백시절 이야기도 아니다. 그런데 어느새 앤드듀 가필드가 마스크를 쓰고 스파이더맨이 되어 두 번째 뉴욕..
2014.04.23 -
[리뷰] 노아: 방주를 '탄' 사람들
특정 종교의 신자가 아니더라도 옛날에 ‘노아’란 사람이 커다란 배를 만들고 세상의 모든 동물들을 암수 한 쌍 씩 그 배에 실어서 전 지구를 뒤덮은 대홍수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 것이다. 이 이야기는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실린 이야기이다. 성서 속에는 불가사의한 일이 엄청 많은데 ‘노아’도 대표적인 성서 미스터리의 하나이다. 하느님을 믿든 다윈을 믿든, 인디애나 존스 같은 고고학자들은 그 당시의 흔적을 찾기 위해 중근동 지역을 오랫동안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대부분 터키의 아그리다그산 (아라랏산)에서 하느님의 기적을 보려고, 아니 믿으려고 한다. 그 사이에 할리우드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감히 ‘노아’를 스크린에 담았다. ‘레퀴엄’과 ‘블랙 스완’ 같은 영화를 만들었던 이 감독의 취향..
2014.03.28 -
‘다이애나’ 세상이 사랑한 황태자비 “내 인생은 나의 것”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가 곧잘 만들어지고 국내에 소개된다. 워낙 옛날 사람이라서 고증 자체가 불가능한 인물일 경우도 있지만 동시대의 인물이라 왠지 친근감이 가는 작품도 있다. 아마도 영국 찰스 왕세자와 동화 같은 결혼식을 올렸던 다이애나(1961~1997.8.31.)라는 인물도 그러할 것이다. 다이애나는 1981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으면)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이들의 결혼식은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발을 딛는 순간을 전한 것만큼 전 세계적 미디어 이벤트였었다. 그렇게 결혼한 세기의 로열 커플은 결혼 후 끊임없이 언론에 이름과 사진이 오르내렸다. 기품 있는 왕실의 여인으로. 그리고 대영제국의 빛나는 아이콘으로 말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1996년 이혼하였고, 더..
2014.03.25 -
[300 :제국의 부활] 식스팩, 섹스, 그리고 스파르타 (노암 머로 감독 300: Rise of an Empire 2014)
8년 전 웃통을 벗어 제친 식스팩 전사들의 ‘간지’ 철철 넘치던 영화 ‘300’의 속편이 개봉되었다. ‘300’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말을 대중화시킨 프랭크 밀러의 만화를 잭 스나이더 감독이 핏빛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었다. ‘300’은 판타지 그 자체였다. 스파르타 전사들의 복근에서 느낄 수 있는 인체미학에서부터 넘쳐나는 스톱모션이 창조해낸 근사한 액션씬까지.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은 모두 장엄한 죽음으로 영화는 끝났었다. 이 영화에서 묘사된 페르시아 대군과 스파르타 300전사가 펼친 테르모필레 협로의 살육전은 기원전 479년에 일어났던 일이다. 확실히 그 전장에서 스파르타의 전사들은 다 죽었다. 지휘자까지. 그럼 속편은 어떻게 만들까. 궁금했다. 누가 나오는지, 식스팩은 여전..
2014.03.09 -
[볼쇼이 스페셜 갈라] 240년 전통 볼쇼이 예술혼의 정수 (바실리 시나이스키 감독 Bolshoi theatre’s reopening gala 2011)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났다. 막판에 김연아의 빼앗긴 금메달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크림반도 사태까지 터지면서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 러시아지만 ‘볼쇼이’에 대한 예술적 믿음은 확실하다. 소련 공산체제가 무너지면서 소련-러시아의 위대한 문화유산의 많은 부분이 볼쇼이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졌으니 말이다. 볼쇼이 대극장은 1776년 당시 예카테리나 여제의 명령으로 모스크바에 세워진 러시아 최초의 오페라 하우스이다. 개관 당시 공식명칭은 ‘러시아 국립아카데미 대극장’이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극장 내에는 세계최고수준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발레단이 소속되어 있다. 240년의 세월을 지내며 세 번의 대 화재와 세계대전의 수난을 겪어야했다. 그리고 끝없이..
2014.03.05 -
[레바논 감정] 지푸라기 인간 (정영헌 감독,2013)
작년(2013년) 전주국제영화에서 상영된 후 호평을 받고 곧바로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 참가하여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 있다. 정영헌 감독의 ‘레바논 감정’이란 독립영화이다. 충무로에서 조감독으로 현장실력을 다지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나온 정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이다. 영화제목 ‘레바논 감정’은 시인 최정례가 2005년에 발표한 시의 제목이다. 정 감독은 그 시를 읽고는 강한 영감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의 데뷔작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영화 내용에 어울리는 멋진 제목이긴 하다. 남자, 여자와 만나다 어머니 기일을 맞아 헌우(최성호)는 납골당을 찾는다.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헌우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여전히 애통해한다. 비틀거리듯 초점 잃은 눈빛의 헌우는 선배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
2014.02.28 -
[아메리칸 허슬] 즐거운 사기꾼들
사람의 ‘가장 나약한 점’을 노리고 법 집행기관이 펼치는 ‘함정수사’란 것이 꼭 불법인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잘 ‘함정수사’가 논란이 일기는 한다. 그런데 이건, 횡단보도에서 펼치는 함정수사 수준은 아니다. 주지사와 국회의원을 옭아 넣기 위해 가짜 ‘아랍족장’까지 등장시키는 스펙터클한 FBI작전이다. 내달 2일 열리는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데이빗 O.러셀 감독의 ‘아메리칸 허슬’( American Hustle, 2013)이라는 유쾌한 작품이다. 물론 수사의 목적은 ‘부정부패박멸, 사회정의실현!’ 하지만, 그 수단은 사기꾼을 동원한 함정수사이다. 그런데 FBI의 작전은 당초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사기의 판은 점점 커져만 간다.FBI, 사기꾼 동원하다듀크 엘링턴..
2014.02.26 -
찌라시:위험한 소문, ‘카더라와 유비통신의 신뢰도는?’
2005년 무렵,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연예인 100여 명의 실체라는 이른바 ‘연예인 엑스파일’ PPT문서가 인터넷에서 나돌았다. 삼성정치비자금 폭로파일이라도 이만큼은 인구에 회자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의, 특히 스타에 대해서라면 호기심을 갖고 귀를 쫑긋 세운다. 당연히 KBS 9시 뉴스에도 안 나오고, 연예가중계에도 안 나오고, 디스패치에서도 사진 찍기 못한 그런 은밀한 이야기를 누군가 처음으로 목격하고, 또 친절하게 6하 원칙에 따라 '믿을만하게 기사화되어' 유통이 시작되더니 어떻게 하면 하룻밤 지나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아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찌라시 위험한 소문'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라이징 스타 의문의 자살, 그 배후는? 우곤(김강우)은 연예계바닥..
2014.02.20 -
[프랑켄슈타인] 클래식 프랑켄슈타인을 철저히 망친 'I, Frankenstein'
호러/공포영화에 있어 길이 남을 클래식 캐릭터를 꼽으라면 아마도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가 양대 산맥이 될 것이다. 둘 다 클래식 문학작품에서 자양분을 흡입한 ‘영혼을 오싹하게 하는 괴물캐릭터’이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흡혈귀 드라큘라는 그동안 수도 없이 영화화 되었다. 영화기술이 이만큼 발달했으니 한 번쯤 더 만들어진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더 강력해지거나, 더 깊어진 인간적 고뇌를 기대해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근 개봉된 스튜어트 베티 감독, 아론 에크하트의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을 보자. 스튜어트 베티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원안과 시나리오를 썼던 인물이다. 기대가 될 듯 말 듯한 경우일 것이다. 200년 전 프랑켄슈타인 괴물, 현대에 다시 나타나..
2014.02.08 -
[또 하나의 약속] 황유미 vs. 삼성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는 사실과 그것을 애써 감추려하는 자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놀랍게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알 수 없는 병으로 쓰러져 죽어간 사람의 한 맺힌 투쟁기이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놀랍지만, 기어코 극장에 내걸려 관객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영화가 보여주고 들려주고 알려주고 싶어 한 바로 그 이야기를 소개한다. 믿을 수 없다면 ‘추적 60분’을 찾아보거나 기사를 검색하거나 극장으로 가서 이 영화를 직접 꼭 보시라 권하고 싶다. (상영관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고등학교를 나온 뒤 곧바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한 뒤 1년 8개월 만에 알 수 없는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 결국 2007년 ..
2014.02.07 -
시절인연, '탕웨이' 시애틀에서 인연을 만나다
[시절인연] 요즘 중국영화계 현황다시 말하지만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중적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자면 중국과의 무역수지 흑자가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은 이미 고착화되어버렸고, 군사/외교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북한변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카운터파트너가 되어있다. 그런데 대중문화 측면에서 보자면 ‘한류열풍’이라는 일방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그 아무리 망가 오타쿠와 미드팬들이 넘쳐나더라도 중국문화 콘텐츠는 여전히 비주류이다. 적어도 20여 년 전의 홍콩 느와르 열풍에 비하면 말이다. 지상파에서 중국드라마 만나보기는 어렵고, 멀티플렉스에서 최신 중국영화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이런 현상을 중국영화 자체의 경쟁력만으로 논하기는 어렵다. 시의적절하게 새해 벽두에 최신 중국영화 한 ..
2014.01.05 -
2014년을 여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리뷰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작품 중에 ‘아큐정전’이 있다. 중국 대격변의 시기에 자신의 미래를 주체적으로 개척하지 못하고 끌려만 다니면서도 만사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인물 아큐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 인민의 민족성을 통렬하게 비판한 걸작이다. 아큐란 인물은 얻어맞고도, 손해보고도, 결국은 처형되면서도 “에이, 저놈들이 못나서, 저놈들이 날 몰라서..”라고 자위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만사낙관의 초긍정 캐릭터 같지만 중국문화사나 심리학에선 이 아큐를 ‘정신승리의 피폐자’로 본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그런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월터 미티’의 경우는 어떨까? 소심한 성격에 애인 하나 없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사귈 가망성도 없어 보인다. 게다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곧 잘..
201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