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PIF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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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 화양연화 속편, 아비정전 외전
[Reviewed by 박재환 2004-10-11] 왕가위 감독의 신작 [2046]을 보면 윤후명의 [약속 없는 세대]란 소설이 생각난다. 기라성 같은 중화권 톱 스타들을 데리고 5년 동안 온갖 화제를 양산하며 겨우겨우 완성한 작품 [2046]은 왕가위 팬에게는 곤혹스런 작품이다. 남녀의 격정적 감정이 [화양연화]보다 더 나아간 것도 아니며, [아비정전]만큼 가슴 저미는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언뜻 보아도 이 영화에 관계된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온갖 고통이 용해된 것 같은 처연함이 깃들어 있다. 이 영화는 '2046년'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는 절대 아니다. 이 영화의 주된 정서는 [아비정전]과 [화양연화]와 동시대인 1960년대의 암울한 홍콩의 뒷골목이다. 유덕화가, 그리고 장국영이 ..
2008.02.24 -
[책상 서랍 속의 동화] 내 제자의 집은 어디인가?
[Reviewed by 박재환 1999-10-22] 이번(99년 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소개된 장이모우감독의 가 이번 주 국내에 정식 개봉된다.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타면서 더욱 유명해진 이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 중국의 대중적인 영화이다. 그러면서도 대가의 작품답게 어떤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중국의 영화감독은 중국 내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중국 밖에서는 엄청난 민주투사 내지는 예술 혼의 화신으로 취급받는다. 특히 유럽 쪽 영화제에서는 더하다. 이번에 장예모 감독이 베니스영화제에서 그의 신작 로 황금사자상을 받자, 서구의 언론들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언론에서도 하나같이 중국의 영화와 정치상황을 빗대어 소개하고 설명하기 바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나오는 배금주의적 의미라든지 콜라의 정..
2008.02.23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강문 판타스틱 No.3
[Reviewed by 박재환 2007-11-1] 강문(姜文,지앙원)은 장예모 감독의 [붉은 수수밭]에서의 그 ‘번뜩이는’ 연기로 잘 알려진 배우이다. 그가 배우로서 최정점에 서 있던 시기에 [햇빛 쏟아지던 날들]로 감독 데뷔를 하였고 해외 영화제에서 격찬을 받았다. 중국에서도 꽤 큰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두 번째 감독작품 [귀신이 온다] 역시 주로 해외영화제에서 열정적인 환호를 받았다. 그가 최근 - 7년 만에 세 번째 감독 작품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했다. 문혁의 뒤안길을 다룬 [햇빛 쏟아지던 날들]과 항일 전쟁시기 산동성 민초의 생존기를 다룬 [귀신이 온다]에 이어 지난 1950~60년대의 중국 모습을 담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 9월 열린 ..
2008.02.22 -
[구멍(洞)] 대만영화가 춤을 춘다!
[Reviewed by 박재환 2000-12-]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영화제작 환경 속에서 차이밍량이나 후샤오시엔, 그리고 이번 깐느를 통해 대가의 반열에 올라선 양덕창 같은 대만 영화감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무한한 창의적 능력이기도 하거니와, 외국 영화기획자들의 선의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개봉된 양덕창의 이 일본 자본의 도움으로 영화화가 가능했다면, 이 영화는 프랑스의 자본과 기획력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영화의 원제 구멍(洞)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차이밍량 감독의 영원한 오브제 '물'이 빠질 수 없다. 그리고, 같은 구멍을 뜻하는 혈(穴)과는 달리, '洞'에는 '보존'과 '숨김', 나아가 '동화'의 느낌을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은 순전히 중국문자에 대..
2008.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