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52)
-
[옥관음] 드라마틱한 중국/현대/통속/대중소설
중국에 ‘해암’(海岩,하이옌)이라는 작가가 있다. 이름이 독특한데 필명이다. 본명은 사해암(佀海岩)이다. 사(佀)씨는 흔치 않은 성(姓)씨이다. 이 사람은 참 특이한 프로필을 갖고 있다. 1954년 북경에서 태어난 그는 1969년 입대한다. 해군항공병 기지단에서 중국의 주력전투기의 하나였던 썬6(殲-6)의 전기관련 업무를 했다고 한다. 제대 후에는 북경시 공안국에서 일했다. 중국에서는 군대관련 이야기를 다루는 이른바 ‘군려’(軍旅)작가는 꽤 된다. 그런데 해암처럼 공안국 출신은 드물다. 더욱 기이한 것은 그가 공안국을 나온 뒤 개인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놀라운 사업수완을 보이며 여러 기업체를 거느린 전문경영인이 되었다. 호텔사업도 하고 있고 그런 배경으로 중국여행업협회 부회장 직함도 갖고 있다. 대학..
2010.03.12 -
[불륜의 심리학] 당신 바람피운 적 있죠?
* 책 표지 그림은 파블로 피카소의 1933년 작품 이다. (2017.10.8 이전에 모 신문에서 독자를 상대로 신간 서적을 제공하며 북 리뷰 사이트를 운영한 적이 있다. 괜찮은 프로세스였는데 지금은 중단되었다. 그때 읽은 책 중 이 있었다.) 책 표지에 보니 이런 문구가 있다. 왜 한 사람만 사랑해야 되나요? 외도는 본능이다. 결혼은 사랑의 적! 내 남자의 외도, 사랑일까? 바람일까? 뭐 책 제목만 보아도 끝까지 안 읽어봐도, 불륜을 안 저질러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지금 이 책이 필요한 것은 나보다는 타이거 우즈인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은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인 게르티 젱어와 발터 호프만이란 사람이 썼다. 심리학에 대해선 거의 ‘유아기’수준이고, ‘불륜’에 대해선 전혀 아는 ..
2009.12.08 -
[성룡자서전] 成龍自述 성룡=진항생=방사룡=재키 찬
성룡은 그가 출연한 영화만큼 매력적인 인생역정을 갖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엑스트라 대역배우의 성공기가 아니다. 중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데올로기가 포함된 드라마틱한 가족사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성룡이 자신의 일생을 담담하게 구술한 자서전은 영어와 중국어로 출판되었다. 이 책에서 성룡은 자신의 출생에 대해서 이렇게 밝혔다. 자신은 말띠 해인 1954년 4월 7일, 아버지 진지평(陳志平)과 어머니 진려려(陳麗麗) 사이에서 독자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아주 최근에야 자신에게 배다른 형제 누이가 중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고 밝혔다. 성룡 팬들은 성룡의 본명이 진항생(陳港生)인 것으로 오랫동안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야 성룡의 본명은 '진'(陳)씨가 아니라 '방'(房)씨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
2009.06.03 -
[邵氏影視帝國] 쇼 브라더스 영화 연구
지난 2003년 여름에 열렸던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흥미로운 회고전이 포함되었었다. 바로 쇼브라더스 회고전이다. 1960~70년대 홍콩, 한국, 동남아를 풍미했던 쇼 브라더스의 영화들이 상영된 것이다. 그해 상영된 영화는 호금전 감독의 , 장철 감독의 , 등이었다. 올드 팬들의 열광적이 성원에 힘입어 이듬해 회고전이 한번더 열렸다. , , , , 등이 상영되었다. 쇼 브라더스 영화는 이제 국내에서는 스펙트럼에서 나오는 DVD로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쇼브라더스 영화는 우리들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었다. 쇼 브라더스는 1920년대부터 영화사업을 하던 소(邵)씨 집안의 영화사이다. 원래 1925년 6월 소씨 형제의 '천일영화사'(天一影片公司)가 시발이다. 당시 큰형 소..
2009.06.03 -
[赤裸的盛放 張國榮前世今生] 장국영 포켓북
중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책이나 DVD를 구매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다. 어떤 포장의, 어떤 종류의 상품이 '실제로' 배달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러한, 책을 손에 직접 쥐어보기 전까지는 '초기 기대'와는 상관없는 내용의 상품이었다. 제목은 (赤裸的盛放 張國榮前世今生)이라는 책이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장국영이 홍콩의 한 호텔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한 것은 2003년 4월 1일. 만우절 날 저녁의 일이었다. 이 책은 그해 초에 중국에서 발행된 '장국영관련 서적'이다. 오늘날 중국 인터넷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국영 관련 책자는 수십 종에 이른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과 목차만으로 주문했다가 실망한 그런 책이다. 일단 책 크기가 손바닥만하다. '장국영의 죽음과 그 이후'를 다루지 않았고 인터넷에 나도..
2009.06.03 -
[老上海電影] 올드 상하이 무비, 그 시절 그 영화
상하이에 있는 문회(文匯)출판사에서 지난 1998년 발행한 (老上海電影)은 제법 판형이 큰 책자이다. 중국영화사를 다룰 때 큰 비중을 차지하는 1909년부터 1949년까지의 상하이 영화를 다루고 있다. 이 시절을 흔히 '올드 상하이'시기라고 한다. 수많은 서구제국들의 조계지가 위치했던 당시 상하이에는 영화산업의 자양분이 충분했다. 중국 초기 영화들이 북경이 아니라 상하이에서 만들어졌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은 올드 상하이 시절 만들어진 영화들을 스틸과 함께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이 당시 활동했던 영화감독, 배우들을 소개해준다. 당시 상하이에 있었던 영화사들과 극장들의 자료사진들이 사료적 가치를 높여준다. 이 책에 소개된 초기 중국영화인들로는 장석천(張石川), 정정추(鄭正秋), 여민위(黎民..
2009.06.03 -
中國電影百年] 중국영화 100년의 연대기
작년 2005년 중국영화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1년내내 다채로운 행사가 중국에서 열렸다. 중국영화에 조예가 깊었던 베니스 영화제의 마르코 뮐러 집행위원장은 작년 베니스영화제에 다양한 중국영화 특집을 마련하기도 했었다. (中國電影百年 上編 1905~1976)은 중국의 신문사인 (新京報)가 중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연재했던 특집기사들을 모은 책이다. 중국의 영화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인 기획기사답게 중국영화 100년을 관통하는 흐름과 지식을 알 수 있게 하는 '꽤 훌륭한 기획서적'이다. 의 연재기사를 중국광파전시출판사(中國廣播電視出版社)가 상/하권 두 권의 책으로 묶어 출판했다. '상권'은 중국 최초의 영화 (1905)부터 문혁이 종료된 직후까지 다루고 있다. 1972년 안토니오니 감독의 ..
2009.06.03 -
[香港電影史話- 余慕雲] 홍콩영화사 무성영화시기
홍콩에는 꽤 많은 홍콩영화사(史) 책들이 나와있다. 그 중 흥미로운 책 중의 하나가 여모운(余慕雲)선생의 (香港電影史話)이다. 홍콩의 '次文化堂'이라는 출판사에서 4권으로 나온 홍콩영화의 연대기이다. 그렇다고 번듯한 개론서는 아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정종화씨가 열화당에서 펴낸 같은 성질의 책이다. 종이질도 훨씬 나쁘고 올 흑백이다. 여모운 선생의 은 '默片時代 1896年~1929年)'이 부제이다. 홍콩영화사에 있어서 무성영화시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기영화사를 다룬 개설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은 홍콩의 옛 신문 잡지의 광고와 기사 등을 통해 홍콩영화의 초창기를 살펴본다. 이 책에 따르면 홍콩에서 '영화'가 첫 상영된 것은 1896년 1월 18일 전후이다. 홍콩에서 나온 (華字日報)라는 신문기사..
2009.06.03 -
直面 張藝謨] 장예모 직격 인터뷰
중국은 사람 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출판사도 굉장히 많다. 해마다 쏟아지는 책의 양도 장난이 아니다. 영화에 관한 책도 산더미같다. 종류도 다양하고 말이다. (直面 張藝謨)는 중국의 '경제일보출판사'(經濟日報出版社)가 내놓은 중국영화인 분석책의 하나이다. 작자 리어웨이(李爾葳)는 영화평론가며 영화잡지 편집자며, 영화기획자로 10여 년을 활동해온 인물이다. 그녀의 '직면계열'(페이스 투 페이스 인터뷰 씨리즈)는 장예모, 진개가, 공리, 갈우가 책으로 출판되었다. 2002년 초에 나온 편은 까지 다루고 있다. 장예모가 북경전영학원에 들어갈 때의 소동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중국에서 문혁의 광풍이 가라앉고 1978년 여름, 청년 장예모는 북경전영학원에 입학할 청운의 꿈을 품는다. 하지만 그의 나이는 이미 ..
2009.06.03 -
대만전영:정치경제미학 1949~1994] 대만영화사개론서
(책 출판당시) 대만국립정치대에서 방송시각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노비역(盧非易) 교수의 대만영화사 개론서이다. 대만이 '대만 섬'에 자리를 잡은 1949년을 기점으로 대만영화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대만 최초의 영화는 장철 감독의 이라고 소개했다. 그 과정이 조금 드라마틱하다. 원래 중국 상하이의 영화사들이 대만으로 건너와서 로케촬영을 종종했다. 1949년 일단의 영화촬영팀이 대만에 도착했다. 그리곤 중국과 대만이 갈라섰다. 이 촬영팀이 바로 이후 쇼브라더스의 거장이 되는 장철감독이 포함되어 있다. 그때 만든 작품 이 대만 최초의 영화이다. 이 책은 대만정부 수립(?)이후의 대만영화사를 다루고 있다. 그 이전 시대는 다른 책을 봐야할 듯. 대만 최초의 영화는 중국과 홍콩, 한국이 그러하듯이 뤼미에르의..
2009.06.03 -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
작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소설을 지난 달 읽었다. 워낙 글 쓸 시간이 없어 미루다가 이제야 원작소설을 소개한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엔 형제(에단 코엔 & 조엘 코엔)가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이들 형제는 부터 시작하여 , , , 등 꽤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왔다. 이들 작품은 모두 그들 형제가 직접 시나리오 작업도 했었다. 그런데 [노인을 위한 나라느 없다]는 이들 형제가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작품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영화 시나리오각색 작업은 형제가 직접했다. 원작소설이 얼마나 재미있었기에 코엔 형제가 선뜻 나섰을까. 사실 난 ‘코맥 매카시’라는 작가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 1933년 미국 로드 아일랜드 출신의 코맥 매카시는 소설, 극본, 시나리..
2009.03.12 -
[김훈] ‘언니의 폐경’과 ‘화장’
이 달 초 KBS에서는 공사창립특집 TV문학관으로 김훈의 단편소설 을 방송했다. 이 드라마는 찍기는 한참 되었고 방송 날짜를 미루어지다가 이번에 방송된 것이다. 방송 소식을 듣고 바로 김훈 소설을 찾아 읽었다. 난 제목이 가물거려 원래 이게 김훈의 또 다른 소설 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과 두 편을 모두 보게 되고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면 나만의 생각일까. 은 2004년 2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품이며, 은 200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이다. 화장 : 중년 아내를 먼저 보내고... 의 남자주인공은 화장품회사 중역이다.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아내는 2년 여 투병 끝에 방금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남편은 아내의 병수발로 몸 고생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도 지독한 전립선염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하..
2009.03.10 -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 영화 '더 리더'에 나오는 안톤 체호프 단편소설
어제(2009.2.23) 열린 81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여우주연상은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에 열연한 케이트 윈슬렛에게 돌아갔다. 케이트 윈슬렛은 [타이타닉]의 바로 그 여배우이다. 이 굉장한 여배우는 이미 아카데미에서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에 다섯 차례나 올랐으나 번번이 떨어졌고 이번에 기어이 6번째 만에 골든 오스카를 손에 쥐고 말았다. 사실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력은 굉장하다. 그녀는 아카데미 직전에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로 주연상을, 로 조연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주연상이냐 조연상이냐는 각 영화상마다 규정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를 보면 강한 독서 욕구를 얻게 된다. 뭔가를 읽고 싶은 강한 욕망과 열정을 느끼게 된다. 의 내용은 곧 개봉될 영화를 보시..
2009.02.24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F.스콧 피츠제럴드 원작소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 올해 아카데미에 작품상을 포함하여 무려 13개나 후보에 오른 작품이 바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라는 작품이다. 상영시간이 166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어제 영화를 보고, 오늘 원작소설을 읽었다. 소설부터 잠깐 소개한다. 의 작가 F.스콧 피츠제럴드는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장편 5편과 단편을 100편 이상 썼다. 그 많은 단편 중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다. 원제목은 이다. 보니 꽤 많은 출판사에서 이 작품이 번역 소개되어 있다. 내가 본 것은 최신번역판인 (김선형 번역본)이다. 한 50페이지 정도 분량이다. 나처럼 영화를 먼저 본 사람이라면 선 자리에서 바로 완독할 만큼 술술 읽히는 작품이다.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브래드 피트의 매..
2009.02.16 -
[레베카] '레베카' 악령 벗어나기 (대프니 듀 모리에 소설 1938)
[레베카]는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에게 아카데미 작품상을 안겨준 1941년 할리우드 흑백영화이다. 영화를 꽤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이 책의 원작소설을 읽었다. [레베카]는 대프니 뒤 모리에가 1938년에 쓴 소설이다. 대프니 뒤 모리에는 영국인이다. 소설 는 ‘레베카’라는 여인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사람들의 기억과 숭모, 질투와 경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한 여자의 회고로 시작된다. “어젯 밤 난 멘덜리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어떤 일인지 이 여자는 멘덜리에 대한 악몽 같은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여자는 멘덜리에 왜 갔었고, 왜 멘덜리를 떠났으며, 왜 멘덜리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몸부림칠까. 우선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레베카’가 아니..
2009.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