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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수요미식회 (츠키카와 쇼 감독 君の膵臓をたべたい,2017)
[박재환 2017-10-25] 이것은 호러 식인종 이야기가 아니다. “오겡끼데스카~”의 여운이 남는 에 가까운 학원 로망이다. 삶과 죽음이 있는, 그래서 그 중간에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더하는 영화이다. ‘췌장’은 위장 뒤쪽, 십이지장과 비장 사이에 있는 15센티미터 정도 되는 작은 소화기관이다. 이게 탈이 나면 복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으로 점차 허약해진단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사인도 췌장암이었다. 무시무시한 영화제목의 (君の膵臓をたべたい(감독: 츠키카와 쇼)가 개봉된다. 이달 초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되며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소소한, 그러나 치명적인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일러준 영화이다. 소년 하루키(키타무라 타쿠미)는 학교에서 친구가 없다. 없어도 별로 불편함을 못 느낄 만큼 ..
2019.07.29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 자격시험이 있다면 당신은 몇 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そして父になる 2013)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계모의 학대로 어린아이가 ‘맞아죽은’ 일. 애비는 뭐하는 인간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리고 최근 결혼한 한 대중가수 여가수와 그 생모가 벌이는 낯 뜨거운 뉴스를 보면 정말로 애비나 어미의 조건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가 될 사람은 이 영화를 곱씹어 봐야할 듯하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일드 등에 출연하며 국내에도 팬이 꽤 있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이다. 아들이 바뀌었어요, 아버지가 변했어요 대형 건설회사에 다니는 료타는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이라고 할만한 엘리트이다. 직장에서는 상사로부터 신임받고, 퇴근 후 도심 고급아파트..
2019.07.29 -
[행복한 사전] 배를 엮다 (이시이 유야 감독 舟を編む 2014)
행복한 사전, 꽃의 이름을 짓다 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좋은 영화를 추천할 경우 ‘강추한다’고 한다. ‘강력추천’의 줄임말일 것이다. “변호인 강추!”처럼 쓰인다. ‘렛 잇 고~’ 노래만 흥얼거리고 안 본 사람에게는 “겨울왕국 초강추”라고도 할 것이다. 그런데 ‘개강추’라는 말도 사용된다. 우리나라 말에서 접두사 ‘개-‘가 붙어 좋은 뜻, 귀한 의미로 쓰인 예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인터넷 세상에서는 ‘개-’가 ‘아주아주’의 의미로 사용된다. (‘캐’‘도 사용된다!) 반려동물 애호자가 많아서 언어의 의미가 바뀐 것일까. 아님 인터넷 세대의 독특한 언어유희 탓일까. 적어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수록되어있지 않다. 물론 네이버 오픈사전이나 지식인에는 올라있다. 그럼 누가 이런 단어를 찾고(채록), ..
2019.07.29 -
[카운터스] 일본극우 혐한데모대에 맞선 야쿠자 (이일화 감독 Counters, 2017)
(박재환 2018.08.14.) 지난 2014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는 특별한 전시회가 하나 열렸다. ‘일본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혐한(嫌韓) 출판물 전시회’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와 ‘혐한(嫌韓) 출판물’이 증가하면서 한일관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헤이트스피치의 대상은 ‘유태인’도 ‘예멘난민’도 아니었다. 주로 재일한국인과 조선인(조총련)을 대상으로 하는 인종차별적 증오발언이 문제였다. 이를 주도하는 일본단체는 ‘재특회’로 알려졌다. ‘재특회’는 ‘재일(在日)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약칭이다. 일본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익단체이다. 당시 전시된 책 제목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한국/한국인을 싫어하고 증오하는지 ..
2019.07.29 -
[아틱] 설원의 조난자 매즈 미켈슨 (조 페나 감독 Arctic, 2017)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꿈에 그리던 아카데미 트로피를 안긴 영화 는 미국 서부시대의 실존인물 휴 글래스가 겪었던 일을 극화한 것이다. 1993년 작 는 1972년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우루과이 비행기의 생존자들이 72일 동안 눈 덮인 산을 걸어 살아 돌아온 일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한 걸을 한 걸음 내딛으며 끝내 살아서 가족을 재회하는 이야기는 평범하게 도시민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 준다. 그런 ‘서바이벌 드라마’가 극장에 막 도착했다. 이번에는 북극 극지방이다. 끝없이 하얀 눈이 덮인 곳. 강추위와 백곰의 습격까지 우려되는 극한의 동토이다. 조 페나 감독의 영화 (원제:Arctic)에는 출연자가 단 두 사람뿐이다. (마지막 장면은…) 그 중 대사가 있는 사람은 매즈 ..
2019.07.29 -
[리틀 드러머 걸] 나를 사랑한 스파이 (박찬욱 감독 The Little Drummer Girl -Director's Cut 2018)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데에는 ‘세익스피어의 영어’뿐만 아니라, ‘정보의 힘’도 주효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실존인물 T.E 로렌스는 아랍문화를 사랑해 마지않은 군인이었고, 007 제임스 본드의 작가 이언 플레밍도 모스크바 특파원과 정보관련 부대에서 일했다. 금세기 최고의 스파이소설 작가 존 르 카레는? 그는 냉전시대에 영국 외무부와 MI6에서 일했단다. 음험한 정보의 나라 영국이 느껴지는 작품 하나가 공개됐다. 존 르 카레가 1983년에 쓴 소설 을 원작으로 한국의 박찬욱 감독이 영국 BBC와 미국 AMC를 위해 만든 6부작 TV드라마이다. 유대인과 관련된 장구한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 건국과 관련된 짧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 땅은 ‘영국의 외교적 실책’의 압축판인..
2019.07.29 -
[안도 타다오] 빛, 물, 그리고 콘크리트 (미즈노 시게노리 감독 Tadao Ando – Samurai Architect, 2016)
조선의 궁궐 등 옛 건축물을 제외하고, 현재 한반도 땅에서 솟아오른 건축물 중 절로 눈이 가는 아름다운, 고혹적인, 멋진 건축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도시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것이 건축물이다. 적어도, 여행사진의 멋진 배경사진이 되는 그런 존재 말이다. 단순히 공간이용의 효용성과 에너지사용의 효율성 문제를 떠나 오랫동안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눈앞의 건물이 새롭게 보일지 모른다.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 이야기이다. 2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감독:미즈노 시게노리)는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에게 건축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건축가는 토목공사적 의미가 앞선다. 하지만 조금 규모가 큰 창작품을 디자인한다는 의미에서 확실히 예술가이..
2019.07.29 -
[걸캅스] 웃다가 웃다가 놓친 것들 (정다원 감독 Miss & Mrs. Cops, 2019)
이 극장가를 맹폭하는 이 때에 용감하게 총을 뽑아든 한국영화가 있다. 여배우 둘을 내세운 버디무비 (감독:정다원)이다. 라미란-이성경이 주인공이다. 애매하다. 왕년에 날리던 기동대 형사 출신 주무관 라미란과 꼴통형사 이성경이 손을 잡고 ‘디지털 성범죄’ 나쁜놈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이란다. 이들은 경찰서 주력(!) 부서에서 밀려난 ‘잉여’ 인력이다. 뻔해 보인다. 당연히 현장의 지원 없이, 여성의 힘만으로,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고 비열한 범죄자들을 통쾌하게 물리칠 것이다. 암. 그래야지. 영화 보기도 전에 다 알 것 같은 스토리이다. 그런데, 영화는 뜻밖의 재미를 안겨준다. 그것은 윤상현의 등장순간부터이다. 관객들은 예상 못한 인물설정에 당황하며 곧바로 걸쭉한 캐릭터의 욕설과 함께 정신없이 재밌는 107분의..
2019.07.29 -
[배심원들] 8명의 성난 사람들 (홍승완 감독 Juror 8, 2018)
법과 관련된 경구 중엔 유명한 것이 많다. “죄 없는 사람이 돌을 던져라”부터, “유전무죄, 무전유죄”까지. 빵 한 조각을 훔친 장 발장이 법정에 섰다고 가정해 보라.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중형을 내릴 판사도 있을 것이다. 세상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 채, 고시원에 틀어박혀 사법전서만 달달 외던 샌님들이 ‘기막힌 사연의 피고’를 어찌 지혜롭게 단죄할 수 있으리오. 그런데 당신이 재판관이 된다면? 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법정드라마에서 ‘배심원’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검사와 변호사는 배심원을 상대로 불꽃 공방을 펼친다. 기실, 그 배심원들은 법을 잘 알지도, 피고인을 알지도 못한다. 법전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 ‘법’ 상식의 눈높이에 맞춰 ‘죄와 벌’을 평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2019.07.29 -
[김군] “김군이 온다” (강상우 감독 KIM-GUN, 2018]
1979년, 1026사태 이후 대한민국은 산업화의 그림자를 벗어나서 급속하게 민주화의 시대로 넘어간다. ‘서울의 봄’이라고 불리던 1980년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의 함성과 열기로 가득했다. 그와 함께 일부 군인들의 야심도 꿈틀거렸다. 5월 17일, 정치군인들은 전국적으로 계엄령을 확대하고 각 대학에 공수부대를 속속 투입했다. 그렇게 5월 18일 광주의 비극은 시작된다. 피를 부르는 폭력적 시위 진압에 시민들은 분노하기 시작한다. 계엄군(공수부대)는 진압봉이 아니라 총칼을 휘두른다. 당시, 민주화를 외치던 사람들은 누구였으며, 계엄군에 대항해 총을 든 사람들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그 유명한 지만원씨가 색다른 주장을 내놓는다. ‘광주소요사태’, ‘광주항쟁’,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불리던 그 때 북..
2019.07.29 -
[알라딘] 디즈니의 매직램프 (가이 리치 감독 Aladdin,2919)
디즈니의 화수분 같은 금고에는 스타워즈, 픽사, 마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창업자 월트 디즈니가 오래전 만들어 놓은 유물들이 여전히 반짝거리고 있다. 그걸 꺼내어 먼지만 털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재창조 작업을 한다. 그렇게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이 차례로 실사영화로 영화팬들을 찾고 있다. 최신작은 ! 1992년 로빈 윌리엄스가 수다쟁이 지니 요정으로 활약했던 애니메이션 의 실사판이 만들어졌다. 고아 알라딘이 자파의 계략으로 모래동굴에 들어갔다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 지니가 똬리를 튼 마법램프를 손에 쥐게 되고, 그걸 문질러 공주 ‘자스민’의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다. 물론 마법의 카펫을 타고 “A Whole New World”를 부른다. ‘아라비안 나이트’와 알라..
2019.07.29 -
[더 보이] 슈퍼맨 다크 버전 (데이비드 야로베스키 감독 Brightburn, 2019)
1939년 만화책 히어로로 탄생한 ‘슈퍼맨’은 지구인이 아니었다. 머나먼 행성 크립톤 출신이다. 외계인 베이비 ‘칼-엘’은 크립톤 행성이 폭발하기 전에 생물학적 부모에 의해 작은 우주선에 태워져 지구로 보내진다. 그의 우주선이 떨어진 곳은 이름부터 작은 미국의 시골마을 ‘스몰빌’(Smallville)이다. 우주 베이비를 발견한 지구인 켄트 부부는 아기를 잘 건사하여 훌륭한 지구인 가족으로 키운다. ‘클라크 켄트’는 지구인으로 자라면서 ‘정체성의 혼란’도 겪게 되지만 지구가 위험에 처했을 때 기꺼이 망토를 펄럭이는 좋은 친구가 된다. DC코믹스의 막강한 슈퍼히어로 ‘슈퍼맨’의 이러한 성공담을 철저하게 뒤집은 다크 히어로가 탄생했다. 마블 영화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이 제작한 영화 (감독:데이비드 야로베..
2019.07.29 -
[기생충] 버닝 패밀리 (봉준호 PARASITE,2019)
봉준호 감독의 신작 은 작금의 한국 경제상황에 비추어보면 반지하에 사는 전형적인 ‘하층’ 서민가족의 자급경제를 다룬 블랙코미디이다. 호구지책으로 박스 접기 같은 단순노동으로 살아가는 이들 가족에겐 ‘계획’이란 것은 사치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백수 아들 기우(최우식)의 친구(박서준)가 찾아와서 괜찮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넘겨준다. 박서준은 이 집에 재물운과 합격운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육사 출신의 할아버지가 수집했다는 산수경석을 선물한다. 이를 두고 기우는 “아, 상징적인 거네”라고 말한다. 이 때부터 관객들은 천재감독 봉준호의 ‘상징’과 ‘은유’를 찾아 영화에 빠져든다. 인물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소품배치 하나하나에 대해 숨겨진, 대단한 의미를 찾기 위해 집착하게 된다. 기우에..
2019.07.28 -
[갱스터 초치] 쇼핑 백 속의 갓난아기 (개빈 후드 감독 Tsotsi 2006)
지난(2006년) 3월 열린 78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 국내에 개봉된다. 올 아카데미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이 출품되었지만 수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라는 영화에 돌아갔다. 남아공? 흑인들의 땅 ‘아프리카’이지만 오랫동안 서구 백인들의 식민지로, ‘아파르트헤이트’ 백인들의 지배하에 있던 이 나라는 ‘만델라’가 상징하는 아프리칸 들의 자유와 민주의 상징이 되었다. 그런데 실제 남아공의 모습은 어떨까. 대도시에는 현대식 초고층 건물이 있지만 그 구역을 벗어나면 빈곤과 폭력이 난무하는 흑인들만의 빈민가가 존재하고 있다. 는 그러한 남아공의 현실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남아공의 인종차별 문제를 작품에 담아온 작가 아솔 푸거드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주인공 ‘초치’는 오늘도..
2019.07.28 -
[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양윤옥 옮김, 소미미디어)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가 돌아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내놓은 듯한 겨울시즌 맞춤형 소설 (양윤옥 옭김, 367쪽, 소미미디어)이다. 실제 스노보드를 즐기는 겨울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가 과 에 이어 내놓은 이른바 ‘설산(雪山)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취업을 앞둔 평범한 대학생 와키사카 다쓰미는 스노보드 매니아. 이날도 신게스 고원의 설산을 찾아 활주금지구역의 비밀스런 포인트에서 자기만의 스노보딩을 즐긴다. 아무도 밟아보지 않은 파우더 스노우를 활강하는 매력은 아는 사람만 아는 법. 그런데,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그곳에 한 여자가 있었다. 셀카를 찍으려는 그녀를 위해 사진을 찍어준다. 그녀가 남긴 말은 “내 홈그라운드 사토자와야!”라는 말뿐. 그리고..
201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