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힘내세요,넷플릭스" (이병헌 감독, 류승룡 안재홍 주연)

2024. 4. 9. 11:11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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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힘내세요,병헌씨]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주인공을 통해 청춘의 열정과 현실을 그린 유쾌한 작품이다. 극중 주인공 이름이자, 그 영화감독의 이름이 무려 ‘이병헌’이었다. ‘배우 이병헌’ 말고! 톱스타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메리트가 되거나 혹은 항상 (검색에서) 발목이 잡히는 모태 딜레머의 화신이다. 이병헌 감독은 <스물>과 <바람 바람 바람>을 거치더니 <극한직업>에서 드디어 “빵~” 터뜨린다. 그리고 그에겐 항상 ‘영화미학’이라는 영화감독의 잣대 말고 ‘말맛’이라는 미슐랭가이드 같은 기대심리가 덧붙었다. 지난 15일(금) 공개된 <닭강정>도 그러하다. 공개 전부터 류승룡과 안재홍의 말맛과 닭강정의 레시피가 더 궁금하다니! 

영화는 ‘박지독’의 원작 웹툰을 따라간다. 인천 송도인지, 서울 여의도인지 그런 도심을 콧노래를 부르며 걷고 있는 고백중(안재홍). 분홍색 와이셔츠에 파란색 조끼, 노란색 팬츠의 눈에 띄는 옷차림의 고백중이 출근한 곳은 공단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모든기계’ 사무실. 사장 최선만(류승룡)과 직원(김남희), 그리고 고백중 단 세 명만이 일하는 곳이다. 무슨 기계를 만드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냥 ‘직장월드’이다. 이곳에 최사장의 딸 민아(김유정)가 줄서서 기다려야한다는 그 유명한 ‘백정닭강정’을 사들고 찾아오고, 평소 민아에게 호감정이었던 백중은 가슴이 두근거릴 뿐이다. 그런데, 전날 밤 공장 앞으로 배달된 의문의 기계 속으로 들어간 민아가 갑자기 사라지고, 바닥엔 닭강정 한 조각만이 떨어져있을 뿐이다. “우리 민아가 닭강정이 되었어요!”란다.

이제부터 딸을 잃은 류성룡과 흠모하는 여인을 눈앞에서 놓쳐버린 안재홍이 필사의 사람찾기에 나선다. 어떻게? 백정닭강정의 미스터리한 4인방(김태훈-황미영-정순원-이하늬)과 아인슈타인인지 에미트 브라운 박사인지 그런 미치광이 기계박사 유인원(유승목)과 그의 노안(老顔)조카 유태만(정승길), 그리고 괜찮은 카메오들이 나와서 우왕좌왕 좌충우돌, 우와우와말도안돼 SF추적극을 펼치는 것이다. 닭강정이 되었다는 김유정은 이 땅에, 이 시간에, 10부작이 끝날 때까지 돌아올까. 지켜보면 된다.



 웹툰을 본 사람이라면 ‘이걸 어떻게 옮길까’라는 호기심으로, 웹툰의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뭐? 사람이 닭강정이라고?’라며 치킨에 진심인 이병헌의 요리솜씨를 기대할 것이다. 적어도 류승룡-김유정의 부녀지간 이야기나 안재홍의 멜로라면 체질적으로 흥미진진할 테니.
그런데 1부 ‘모든기계’ 사무실에서 펼쳐지는 연극 톤의 대사는 이 작품이 예사롭지 않은 실험극임을 예상하게 한다. 어쩌면 ‘몬티 파이선의 성배’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죄송합니다. 길리엄 감독님) 회차가 계속되면서 기대감을 내리고, 호기심은 충만하게 된다. 이들은 누구이고,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감독이 도대체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설마 대충 수습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나온 걸작한국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에서 재차 확인한 것처럼, 모든 과학적 미스터리의 최고의 해결책은 “그것은 저 먼 우주에서 왔다!”이다. 지능이, 문명이 훨씬 뛰어난 외계인 말이다. 그렇다! 이제부터는 무궁무진한 SF판타지가 벌어질 것이다. 넷플릭스가 만들었으니 허섭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 진행되는 방식은 놀랍게도 우뢰매 스타일이다. 이병헌의 병맛, 아니 키치 스타일이다. 아버지는 딸을 애틋하게 생각하고, 말단 사원은 노래로나마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이병헌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190여 개 국가에 공개한 <닭강정>의 풍미는 대단하다. 반세기 뒤에 BTS를 능가하는 K팝의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예언 때문이 아니라, 200년 전의 외계인의 도래와 관련하여 조선의 상황(천주교 탄압)을 설명하는 방식이 놀라왔고(8회 7분50초), 초문명 외계인이 “한글이 최고의 발명품이다”(10부, 8분 20초)고 말하는 장면에서 이 영화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K콘텐츠임을 보여준다.  

 시작하면 나오는 “닭강정으로 5일을 사는 게 힘들까요, 인간으로 50년을 사는 게 힘들까요”라는 말을 10부작을 다 보고나면 이해할 듯하다. “닭강정을 한 번에 다 보는 게 힘들까요, 이 리뷰를 다 읽는 게 힘들까요.”이다.넷플릭스 <닭강정>은 매회 30분 남짓의 10부작이다. 소화시키기에는 적정량인 듯하다. 이병헌 감독이, 넷플릭스가 언제 이런 병맛, 아니 키치 콘텐츠를 또 내놓을 수가 있겠는가. 


▶닭강정 ▶감독/극본:이병헌 ▶원작:박지독 웹툰 ▶출연:류승룡,안재홍,김유정,김태훈,황미영,정순원,이하늬,유승목,정승길 ▶특별출연: 정호연(홍차) 박진영(유태영) 조현재(한량) 문상훈(정효봉) 김기천(관리소장) 왕종근(교수) ▶우정출연: 고창석(백중부) 백지원(순심) 양현민(배달) 허준석(형사) 박형수(면접관) 이주빈(김씨부인) ▶제작사스튜디오N, 플러스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공개: 넷플릭스 2024년 3월 15일/ 10부작(총321분)/ 15세이상관람가

 

[리뷰] ‘닭강정’.. "힘내세요,넷플릭스" (이병헌 감독, 류승룡 안재홍 주연)

2013년 [힘내세요,병헌씨]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주인공을 통해 청춘의 열정과 현실을 그린 유쾌한 작품이다. 극중 주인공 이름이자, 그 영화감독의 이름이 무려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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