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메이데이 메이데이, 수동조작으로 바꿔라!” (김용화 감독,2023)

2023. 8. 7. 10:23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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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


<국가대표>, <신과함께>1,2의 흥행감독 김용화 감독이 이번엔 한국인을 우주로, 달로 보내는 초특급우주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물론, 로켓에 우주인을 태워 카운트다운하고 환호성을 지르는데 그치지 않는다. 우주인은 사연이 있고, 여정에는 첩첩이 난관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인의 피와 땀과 눈물을 보여주고, 인류애적 희생과 함께 김용화 감독 특유의 ‘용서와 구원’을 선사한다. 만약 그걸 못 느꼈다면 화려한 CG와 놀라운 VFX에 현혹당한 것이다!!

한국, 우주를 향해, 미래를 향해

영화는 5년 전 사고에서 시작된다. 광활한 우주를 향해 ‘나래호’가 발사되지만 지구 궤도를 벗어나기도 전에 폭발한다. 그 사고의 여파로 우주탐험을 진두지휘한 김재국(설경구) 센터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소백산탐사기지에 칩거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 주제에 무슨 달나라? 차라리 아이들에게 밥이나 챙겨라!’ 같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뚝심 있게 우주를 향한 도전은 계속 되고 마침내 세 명의 한국 우주인 ‘김래원-이이경-도경수’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유인 달 탐사에 오른다. 지구궤도는 성공적으로 벗어나 달로 향하지만, 갑자기 태양풍의 영향으로 유성우가 쏟아진다. 고장 난 우주선을 수리하기 위해 김래원과 이이경이 밖으로 나갔다가 희생당한다. 이제 우주공간에 홀로 남은 도경수. 이 상황에서 기대할 것은 저 멀리 보이는 지구의 나로우주센터 한국인 우주과학자들의 노력과 도경수의 불굴의 의지로 나관을 극복하는 것이리라. 난관을 이겨내고 달로 가서, 태극기를 꽂고, 월석과 얼음을 채취하여 다시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가능하겠는가? ‘우리 주제에 말이다.’ NASA의 도움을 받든지, <그래비티> 한 번 더 보면 되지 무슨 되지도 않는 도전을 한답시고. 과연 그럴까.

이 영화를 보면 할리우드가 만든 <그래비티>와 <아폴로13>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카프리콘 프로젝트>(Carpricorn One,1978)에서 시작할지 모른다. 지구인은 달은 고사하고, 우주에도 가지 않았다는 빌 케이싱의 음모론 같은 수준을 떠나, 달 탐사에 얽힌 정치적 역학을 알 수 있다. 성공하면 영광이요, 찬란한 미래이겠지만 실패하면 무모한 도전에 대한 비난과 혹독한 댓가를 치러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통령의 추도사나, 장관의 행동, 센터장의 선택이 어쩌면 현실적인 것이리라. (‘카프리콘 원’에서는 계속되는 우주도전의 실패로 NASA에 대한 지원이 대폭 삭감될 것 같아 엄청난 쇼를 준비한다) 만약, 우리가 러시아로켓의 거듭된 실패와 TV생중계 도중 계속되는 폭발사고만 쳐다보게 된다면 비관론이 넘칠 것이다. “우리 주제에~ 말이다”


영화를 보다가 아주 오래전 TV에서 방송된 작품 하나가 떠올랐다. 원제가 'Marooned'(1969)이다. 아폴로11호의 달 착륙 성공 얼마 뒤 개봉된 영화인데 내용이 흥미롭다. 세 명의 우주인을 태운 탐사선이 달로 향하다. 우주선이 고장 나고, 우주미아가 된다. 지구 NASA에서는 이들을 귀환시킬 다양한 옵션이 논의되지만 지금, 당장, 신속한 구조방법이 없다. 남은 산소로 언제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 세 명 중 누군가는 희생해야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자진해서 우주선 밖으로 나간다든지.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근처의 ‘소련’ 우주선이 접근, 불안전한 도킹을 거쳐 산소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지구’에서는 자기들 국기를 휘날리며 전쟁을 치르지만 ‘우주공간’에서는 ‘티끌에 불과한 지구인’들이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션>(특히 원작소설)에서도 화성에 낙오한 미국우주인을 구하기 위해 중국이 나선다. 베이징의 정치인도, 쥬취앤(우주발사기지)의 우주과학자도 ‘인류애’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번 <더 문>에서 가장 인위적인 설정이 바로 윤문영(김희애)의 호소에 반응하는 다국적 우주인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데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는 그런 모습에서 ‘지구인의 한계와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김용화 감독의 도전정신과 덱스터의 노력 덕분에 할리우드 버금가는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아니, 조금 모자란다면 그것은 수천억 원과 270억 원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영화가 신파적인 것은 김용화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다. 부디 수천 억 원짜리 영화와 굳이 비교하시지 마시고, 조금 올드하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진정성을 살펴보시길.



이 영화를 보는 백 가지 방법 중 가장 미래지향적인 것은 영화의 완성도나 VFX의 성과보다는 그 도전의식에 주목하는 것이리라. 우리나라가 언젠가 달에 탐사선을 보낼 때 꼭 <더 문>의 DVD를 챙겨 보내기를 기대한다.

▶더 문 ▶감독:김용화 ▶출연: 설경구,도경수,김희애, 박명은,조한철,홍승희,이성민,최정우,김래원,이이경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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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 1,2의 흥행감독 김용화 감독이 이번엔 한국인을 우주로, 달로 보내는 초특급우주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물론, 로켓에 우주인을 태워 카운트다운하고 환호성을 지르는데 그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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