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2015.06.17 17:51

 

 

 

지난 2011년, 1만 5천명 이상이 희생된 동일본대지진은 모멘트규모 9.0의 초대형지진이었다. 여태 기록된 최대 규모의 지진은 1960년 칠레 발디비아 지진으로 진도가 9.5에서 10사이였단다. 미국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한 세기 전에 일어났던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은 3천 명 이상이 사망했었다. 당시는 지진의 규모를 계측하기 전이라 추산하기로는 대략 7.8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이른바 불안정한 단층구조에 위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서부의 경우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 사이에서 불안정한 지각운동을 일으키고 있어 조만간 대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바로 그 지점 - 샌 안드레아스-에 또다시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과학적으로, 그리고 할리우드CG의 재주로 보기에 근사한(?) 재난영화를 한 편 완성시켰다. 제목마저 거룩한 ‘샌 안드레아스’이다.

 

베테랑 소방대원, 지질학자, 그리고 똑똑한 사람들

 

영화가 시작되면 미국서부 절경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를 보여준다. 센 페르난도를 달리던 그 차의 앞 유리창에 돌이 굴려 떨어지고 차는 계곡으로 추락한다. 곧이어 LA소방국의 베테랑 구조대원 드웨인 존슨이 헬기를 타고 와서는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차에서 운전수를 구해낸다. 적어도 관객들은 그것이 지진의 징조임을 안다. 지진예측을 위해 후버댐에서 진동을 연구하던 칼텍의 지질학자(폴 지아마티)는 곧 엄청난 지진이 LA일대를 덮칠 것임을 안다. 그리고 지진은 일어난다. 초고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갈라지고, 엄청난 높이의 츠나미가 들이닥친다. 하필 그 시간, 소방대원의 딸(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이 그 곳, 그 빌딩에 갇혀있다. 이제 베테랑 소방대원은 하나뿐인 딸을 구하기 위해 헬기를 타고, 경비행기를 몰고, 트럭을 운전하더니, 모터 보터까지 타가며 구조 쇼를 펼치게 된다.

 

재난영화의 재미와 교훈

 

1970년대에 미국에서는 재난영화 붐이 일었던 적이 있다. 항공재난을 다룬 ‘에어포트’(70)(리뷰보기)를 필두로, LA에 대형지진이 발생한다는 ‘대지진’(74)(리뷰보기), 완벽한 안전을 자랑하던 초고층빌딩이 오픈하던 날 대화제가 발생하는 ‘타워링’(74), 그리고 해난재난극 ‘포세이돈 어드벤처’(72)(리뷰보기) 등이 잇달아 만들어졌다. 이들 영화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앙에 무너져 내리는 인간의 비극보다는 기술과학을 맹신하며 오만에 가득한 인간들의 민낯과 재난이 일어난 뒤 벌어나는 이기주의적 인간군상, 그리고 그 속에 싹트는 인류애와 희생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번에 새로 개봉된 재난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오늘의 할리우드가 펼쳐 보일 수 있는 CG 매직쇼의 최신버전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정말 이런 초대형 지진이 일어나면 볼 수 있는 비주얼한 충격보다 훨씬 더한 규모의 붕괴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 영화를 다룬 기사 중에는 요즘 건축기준으로 보아 고층빌딩이 ‘트랜스포머3’에서처럼 외계인의 습격을 받은 것처럼  무너져 내리지는 않을 것이며, 금문교를 덮칠 만큼 높은 해일이 밀어닥칠 수 없다는 과학적 분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화초반 ‘아프가니스탄과 미국에서 600명을 구했다는‘ 베테랑 소방대원이 정작 대지진이 발생하니 만사 제쳐두고 딸에게 달려가는 가족중심적 드라마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가족이 더 소중할 수도 있는 사연을 가진 집안이기는 하다.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대규모 지진, 아니 그것보다 규모가 작더라도 긴급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알아둬야 할 ‘생존가이드’ 몇 가지를 알려준다. 땅이 흔들릴 때는 테이블 밑으로 신속하게 숨어라, 튼튼한 구조물 옆에 위치해라 같은 이야기. 그리고 무선전화보다 유선전화가 살아있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 그리고 구급약과 지도책 등은 항상 갖고 있으라는 것이다. 유용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재난영화인 셈이다. (박재환, 2015.6.15. +KBS TV특종  +네이버연예뉴스)

 

 

샌 안드레아스  San Andreas (2015년 6월 3일 개봉/12세 관람가)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드웨인 존슨,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칼라 구기노, 콜튼 하인즈, 폴 지아마티, 윌윤리, 이안 그루퍼드, 아트 파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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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재환입니다. 박재환=중국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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