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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리뷰

[리뷰] ‘신의 한 수’, 사각의 링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4.07.10 17:35

 

 

KBS★TV특종 영화리뷰

 

‘바둑’은 참여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이며 전략적인 사고를 요하는 유희이다. 가로 세로 각각 19줄이 그어진 딱딱한 바둑판 위의 361개 교차점에 흰색과 검은색 돌을 번갈아 놓아 최종적으로 ‘차지한 집’의 많고 적음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아마도’ 중국에서 처음 개발되어 ‘적어도’ 2천 년은 되었을 인류의 문화적 게임이다. 지난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선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런 바둑을 소재로 영화로 만든다면 은행금고를 노리는 하이테크 갱들의 치밀한 두뇌게임을 연상할지 모른다. 그런데 지난 주 개봉된 한국영화 ‘신의 한 수’는 예상 밖으로 ‘육체와 육체’가 맞부딪치는 액션영화로 세상에 등장했다. 근사한 전략적 포석과 치열한 수 싸움은 없다. 대신, 기원에서 펼쳐지는 돈과 피와 복수의 혈전만이 가득하다. 정우성 주연, 조범구 감독의 ‘신의 한 수’는 그런 바둑판을 빈 투전판이자 아전투구 하류인생의 투견장이다.

 

감옥은 학교다!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은 형에게 이끌려 내기바둑판에서 훈수를 두게 된다. 결과는 참담했다. 형은 바둑돌을 집어넣은 양말에 맞아죽고 자신은 살인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가게 된다. 이 모든 것은 ‘피도 눈물도 없는’ 내기바둑판계의 초절정악당인 살수(이범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태석은 교도소에서 소장에게 바둑을 개인교습해 주며 남는 시간에는 재소자로부터 싸움의 기술을 익힌다. 그리고 ‘암굴왕’쯤 되는 사람에게서 절정의 한 수도 배운다. 그리곤 몇 년 뒤 세상에 나오고 환상의 팀을 짜서는 형의 복수에 나선다.

 

우선, 이 영화에서도 ‘아마겟돈 딜레마’에 봉착한다. NASA우주인에게 굴착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빠를까 아니면, 굴착노동자에게 우주유영술을 가르치는 것이 효율적일까 하는 문제 말이다. 살수 이범수가 바둑판의 수를 배우는 것이 빠른지 정우성이 실전무술을 익히는 것이 빠른지 난처한 선택의 문제이다. 물론 영화에선 정우성이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라 머리회전도 빨라 싸움의 기술을 아주 빨리 채득할 수 있다!

 

‘바둑’을 소재로 했기에 치밀한 수 싸움을 예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이 영화에서 바둑이 필요했던 것은 흉기로 쓰일만한 바둑알과 도마(?)로 사용될 바둑판, 그리고 들끓는 기원에서의 욕망 때문인 듯하다. ‘타짜’에서 화투가 이용되었듯이 말이다. 바둑에서 배우는 신선노름 류의 거창한 인생철학은 없다. 몇몇 장면이 잔인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최근 ‘충무로 느와르’ 기준에 견주어보자면 그렇게 잔혹한 것도 아니다.

 

작년 ‘감시자들’로 뜻밖의 틈새 흥행시장을 만들어내었던 정우성은 올해에도 ‘트랜스포머’의 공세 속에 바둑판으로 흥행돌풍을 이끈 ‘신의 한수’를 보여준다.

 

참, 극중에서 이시영은 도하아시안게임 바둑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나온다. 그런데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바둑 종목은 없었다. 체스만 있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체스와 더불어 바둑, 장기가 정식종목으로 금메달을 다퉜다. 우리나라는 남자/여자/혼성 세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런 것도 리얼리티가 떨어지나? 상관없다. 바둑 모르는 사람이 봐도 딱 이 영화는 액션물이니 말이다. (박재환,2014.7.10.)

 


신의 한 수
감독:조범구
출연: 정우성,이범수,안성기,이시영,안길강,최진혁
청소년관람불가/118분/ 2014년 7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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