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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 레이더] 헐리우드판 단적비연수 (사이먼 웨스트 감독 Lara Croft: Tomb Raider 2001)

미국영화리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08. 5. 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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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1.6.19.) 지난 주말에 미국에서 개봉된 <툼 레이더>는 단 사흘 만에 47백만 불을 벌어들이는 엄청난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지난봄부터 기대해마지 않았던 게임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의 열혈 팬이라면 이번 극장판에 무척이나 실망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작심하고 오락영화의 본령을 만끽하며 보려 해도 이 영화는 어디 한 곳 폭소나 환호성을 내지를 데가 없다. 이따금 펼쳐지는 액션과 지루한 폼 잡기에 어이없는 웃음만을 지을 뿐이다.

사실 <툼 레이더>는 그렇고 그런 많은 기획영화 중의 하나이다. 제 아무리 오리지널 게임이 초베스트셀러 인기 품목이었다 하더라도 스크린으로 옮겨지고 나면, 원작의 재미나 감흥은 고스란히 사라지고 정말 껍데기뿐인 명찰만 남는다. <스트리트 파이터>, <슈퍼마리오>, <윙 코맨더>, 최근의 <던전 앤 드래곤>까지. 하지만 그래도 <툼 레이더>에 좀 더 기대를 가진 것은 그것이 단지 전 세계에 3천만 카피가 팔린 초절정 인기 게임이라서가 아니다.

그 인기 게임의 인기 캐릭터인 라라 크로프트 역에 누가 캐스팅될 것인가 하는 순간부터 이 영화의 마케팅은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길을 걷기 시작했다. 캄보디아에서 요란스럽게 진행한 기자 초대회까지 가졌던 <툼 레이더>는 영화제작 틈틈이 재미있는 기사거리를 제공해주었다. 4륜 구동자동차 랜드로바가 멋지게 쓰일 것이며, 라라 크로프트가 에릭슨 무선단말기를 효율적으로 선전해줄 것이며, 펩시가 화면 어딘가를 장식할 것이라는 등, 영화내외적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펼쳐졌다.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최종 편집권이 박탈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흘려 나오면서 이 영화의 완성도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컴퓨터 게임은 게이머의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하지만 논스탑 액션물인 영화에서는 라라 크로프트의 원맨쇼를 꾹 참고 지켜봐야 한다는 결점이 있다. 라라 크로프트는 1995년에 처음 영국에서 세상에 선을 보인다. 게임업체인 코어 디자인은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 게임을 생각해낸다. 당시 남자영웅 일색의 게임에서 최초의 여자영웅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원래 파멜라 앤더슨을 염두에 둔 섹시 여주인공 라라 크로프트는 965월 세계적인 게임 쇼인 E3에서 첫 선을 보였고 그해 11월 시장에 나오자마자 400만 카피가 팔려나갔다. 그 후 최신작 <툼 레이더 크로니클스>까지 5편이 연속 출시되어 인기몰이를 하였다. 99년 연말 영화화 판권을 사들인 파라마운트는 블록버스터 <콘 에어>를 감독한 사이먼 웨스트를 영입하고 라라 크로프트 캐스팅에 들어갔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팬들의 대리 전쟁이 벌어졌다. 그 결과 데미 무어, 캐서린 제타 존스, 엘리자베스 헐리 등 대표적 헐리우드 스타들을 물리치고 <처음 만나는 자유>의 안젤리나 졸리가 라라 크로프트로 지명되었다. 그녀는 이미 <툼 레이더> 2,3편의 주인공으로 내정된 상태이다.

게임에서의 라라 크로프트는 다소 미스테리한 면이 있다. 고고학자 헨싱글리 크로프트 경의 딸인 라라는 영국 최상류 귀족 출신으로 풍요롭고 유복한 환경 속에서 자란다. 하지만 라라가 어렸을 때 크로프트 경이 해외 발굴도중 갑자기 실종되는 비극이 닥치고 이로 인해 라라는 매우 소극적인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히말라야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던 중 비행기가 산 속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라라만이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이 사건은 그녀로 하여금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라라는 이제 영국 상류층의 숨 막히는 규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활동가가 된다. 라라는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를 좇아 우주를 구하기 위한 일대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이 영화는, 아니 어쩌면 이 게임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이더스>에 너무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 모른다. 아카데믹한 고고학자가 터프한 모험가로 변신하여, 수천 년 내려오는 유물을 두고 악당들과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는 것은 이제 너무나 흔해 빠진 액션 어드벤쳐의 공식. 영화판 <툼 레이더>에서 라라 크로프트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놀라운 유물을 두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당무리와 아이슬란드의 설원과 캄보디아의 옛 사원에서 활극을 펼친다. 안젤리나 졸리의 블랙 슈트는 그런대로 볼만하다만 그녀의 끝없는 눈 흘김과 CF감독 출신의 사이먼 웨스트가 선사하는 지겨운 감각 영상은 이따금 거슬리게 한다.

만약에 <미션 임파서블2>에서 존 우 감독에 의해 안무된 톰 크루저의 오토바이 액션 씬을 여성판으로 보고 싶다면, 채찍 든 인디애너 존스 박사 대신 섹시한 가죽 옷에 쌍권총의 여전사를 보고 싶다면, 그리고, 지루함을 참을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면 이 영화에 뛰어들기 바란다. 굉장히 고통스런 게임의 시간이 될 것이다. (박재환 2001/6/19)

 

Lara Croft: Tomb Raider - Wikipedia

2001 action-adventure film by Simon West This article is about the 2001 film starring Angelina Jolie. For the 2018 film starring Alicia Vikander, see Tomb Raider (film). For the character, see Lara Croft. Lara Croft: Tomb Raider (also known as simply Tomb

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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