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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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궁극의 판타지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궁극의 판타지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중간계, 골룸, 엘프(요정), 드워프(난쟁이), 오크, 마법사, 호빗, 사우론..... 이제 ‘스마우그’도 익숙한 단어가 될 것이다. ‘영화의 변방’이라 불릴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 감독에게 어마어마한 금전적 수익과 아카데미 트로피를 17개나 안겨준 시리즈 세 편은 키 작은 호빗 족 프로도가 하인들을 이끌고, 때로는 마법사 간달프의 도움을 받아 샤이어를 떠나, 골룸에게서 ‘빼앗은’ ‘마법의 반지’를 화산 속 용암 속으로 갖다버리는 진기한 모험을 스펙터클한 화면에 담고 있다. 원작소설 은 영국의 언어학 교수이자 판타지 소설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톨킨 (J.R.R. Tolkien)이 1954년에 쓴 작품이다. 톨킨은 기이하게도 자신의 소설 작품을 통해 하나의 완벽..
2013.12.11 -
[캡틴 필립스 리뷰] 오 마이 캡틴! 영웅의 조건
[캡틴 필립스] 오 마이 캡틴! 영웅의 조건 아프리카 대륙 동쪽, 소말리아 앞바다에 해적이 설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석해균 선장의 화학물질 반선 삼호주얼리호(1만 1000톤 급)가 해적에게 납치되고 6일 만에 우리 해군 청해부대가 전격적으로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펼쳐 그 해적들을 잡아온 것은 2011년 1월의 일이다. 대명천지 문명사회에 해적질이라니. 석 선장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미국 할리우드에서 먼저 영화로 만들어졌다. 삼호주얼리호보다 2년 앞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미국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 호 이야기이다. 오만에서 케냐로 가던 이 배는 소말리아 해적 네 명의 공격을 받아 선장이 납치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자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
2013.10.24 -
[그래비티 리뷰]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이 위대한 영화의 리뷰를 하기 전에 무례한 이야기부터 하자면, 현재 우리 지구인의 머리 위에는 수많은 우주쓰레기가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궤도에 진입하기 전부터 미국과 소련은 수많은 인공위성을 하늘로 쏘아 올렸다. 요즘 와서는 하다못해 북한조차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시대가 되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그렇게 쏘아올린 위성들이 임무가 다 되거나 배터리가 떨어져서, 혹은 고장이 나서 우주미아 쓰레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충돌/추돌한다면? 실제 우주에선 요격실험도 이뤄지고 충돌도 일어난다. 큰 조각 작은 조각이 두서없이 떠돌아다니고, 낡은 우주선 표면의 페인트조각이 떨어져나간다. 볼트 너트 같은 작은 조각까지 합치면 수백만 개의 잠재적 위험물체가 우주공간을 떠다니고 있단..
2013.10.17 -
[나우 유 씨미] 쇼~타임!
(순수한) 어린이가 (세상의 이치를 안다고 할) 어른이 되는 순간은 두 가지 케이스일 것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산타가 아니라 부모님이 준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과 프로 레슬링이란 것이 순전히 쇼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말이다. 그런데 어른이 다 되어서도 혼란에 빠지는 것이 있다면 마술이다. 눈앞에서 직접 본 ‘쇼’이지만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환상 쇼에 대해 나름대로 논리적인 분석, 물리학적인 추론을 펼치지만 마술사의 노하우와 상황적 분위기에 휩쓸려 마냥 판타스틱한 세상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최근 그런 환상적인 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라는 할리우드 작품이다. “마술사인 내가 이제 마술을 선사할 것이고, 이제 여러분은 아무 것도 없는 여기에 토끼가 나타나..
2013.08.26 -
[퍼시픽 림] 철이 영희 크로스~
올 여름도 어김없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극장가에 몰려와서 자기네들끼리 치열한 육박전을 펼친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또한 그런 블록버스터 백병전의 한 축이다. 델 토로 감독은 멕시코 출신으로 일찍이 같은 영화를 통해 판타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영화감독이다. 재능 있는 감독에게는 기회를 주는 할리우드는 그를 모셔다가 ,, 같은 판타지를 맡겼다. 그의 신작 의 제작비는 무려 1억 8천만 달러! 스필버그도 아니고, 캐머런도 아니면서 이런 천문학적 버젯의 영화를 떠안다니. 영화에 대한 기대나 감독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외계 괴물 vs. 초거대 로봇 태평양 심해의 갈라진 틈 사이에 놀라운 생물체가 은거하고 있었다. 이곳은 우주로 열린 포털이며 호시탐탐 지구정복을 꿈꾸는 우주괴물 ‘카이..
2013.07.11 -
[론 레인저] 조니 뎁 스타일~
미국에서는 한 동안, 아주 오랜 기간 서부극(웨스턴)이 대세 중의 대세로 인기를 끌었다. 드넓은 황야를 가로지르는 기병대의 나팔소리와 안장도 없이 말을 탄 인디언들의 괴성, 고독을 잘근잘근 씹으며 정의를 지키는 보안관, 누구보다도 빨리 총을 뽑아야하는 사연 많은 술주정뱅이 총잡이, 게다가 회색 옷과 푸른 옷으로 나뉘어 싸우는 남북전쟁 이야기까지. 서부극은 아주 짧은 미국의 역사시기를 빛낸 수많은 영웅을 내놓으며 미국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다. 존 포드 감독에 존 웨인, 알란 라드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어느 순간 서부극은 주류에서 밀려났다. 물론 해마다 한 두 편의 서부극은 만들어지지만 그 옛날의 영광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카우보이 vs. 에일리언’ 등 SF퓨전까지 나오는 시대..
2013.07.04 -
월드 워 Z: 좀비퇴치 대백과사전
영국에서 발행되는 경제주간지 에서는 해마다 세계 각국, 권역별 경제상황을 전망하는 '세계경제대전망'이라는 보고서(책)를 내놓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번역 출간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 이후의 미국경제의 흐름은?”, “시진핑 시대의 중국경제는?”, “아베노믹스의 일본은?”, “브릭스 계속 잘 되나?” 식으로 각 나라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분석하고 1년 농사를 전망하는 것이다. 영화 의 원작이 된 맥스 브룩스의 소설 를 보노라면 이코노미스트의 '세계 대예측 2014년'판을 보는 듯하다. 전 지구적 재앙에 대해 유엔 소속의 한 베테랑 조사연구원이 좀비가 창궐한 각지를 돌면서 정부관계자와 군인, 의료관계자 등을 인터뷰하며 다양한 좀비 피해양상과 그 대처방안을 서술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보고서의 효용..
2013.07.02 -
[리뷰] '맨 오브 스틸' 슈퍼맨의 다른 이름
한국의 영화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했다는 것은 깐느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보다는 관객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거부감 없이 동시간적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영화가 변방에 머물던 시절에는 ‘스타워즈’ 시리즈도 ‘슈퍼맨’ 시리즈도 사실 한국영화팬에게는 직수입되어 열광하던 핫 아이템은 아니었다. 한국영화 자체의 기술적 발달과 취향의 다변화 덕분에 ‘디 워’는 안 봐도 ‘트랜스포머’는 몰려가서 보고, 배트맨과 아이언맨의 출생의 비밀(?)까지 줄줄 꿰는 블로거들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 그런 2013년에 슈퍼맨이 돌아온 것이다. 예전엔 속옷에 겉에 입는 기이한 남자라는 개그가 더 기억에 남던 그 우주영웅 말이다. 크립톤 행성과 지구 이제 웬만한 지구인들은 슈퍼맨의 고향에 대해 잘 알..
2013.06.17 -
[제로 다크 서티] 오사마 빈 라덴의 마지막 밤
지난 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병사했다. ‘차베스’를 둘러싸고 평가는 엇갈린다. 독재자라는 악의에 찬 시선에서부터 빈민의 구세주요, 대미항쟁의 상징인물이라는 평가까지. 베네수엘라는 원유매장량으로만 따지자면 사우디 아라비아와 1,2위를 다투는 절대강국이다. 오일 파워를 밑천삼아 미국에 맞장 뜬 남자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 남자의 죽음에 대해선 올리버 스톤 감독이나 숀 펜 같은 할리우드의 많은 스타들까지 애도의 뜻을 표하였다. 그럼, 이 남자는 어떨까. 오사마 빈 라덴. 역시 미국에 맞장 뜬 사나이이다. 그는 전 세계 곳곳 -주로 미국을 대상으로-에서 수많은 폭탄테러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보고 있다. 당연히 하이라이트는 2001년 9월 11일. 납치된 민간항공기가 뉴욕의 쌍둥이 빌딩을 들이박아 수..
2013.03.13 -
오즈의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정치인
주제가 “Over The Rainbow”의 선율이 남아있는 주디 갤런드의 1939년도 영화 ‘오즈의 마법사’는 클래식 중의 클래식이다. 캔사스 농장의 소녀 도로시가 강아지 토토와 함께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라는 마술나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펼치는 이야기이다. 프랭크 바움이 쓴 원작소설은 1900년에 나왔었고 후속편이 계속 나와 모두 14권이 발간되었단다. ‘오즈’의 원작소설이 나온 지 거의 100년이 지나서 ‘위키드’라는 소설도 나왔고 그게 뮤지컬로 만들어져서 큰 인기를 끌었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마녀들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지난 100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누린 ‘오즈의 마법사’가 새로이 영화화 되었다. 그동안 할리우드의 기술발전을 염두에 둔다면 이젠 마녀가 빗자루 타고 하늘..
2013.03.08 -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지상의 피조물
한적한 도로 변, 바람 부는 언덕에 한 소녀가 서 있다. 바람에 갈대가 마구 춤을 춘다. 아마도 이 소녀는 방금 무언가 특별한, 어쩌면 엄청난 일을 저질렀을 것 같다. 영화는 저 소녀가 왜 저렇게 서 있는지를 이제 보여줄 것이다. 소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머니의 블라우스, 아버지의 허리띠, 그리고 삼촌이 사준 신발을 신고 있다.”고.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의 미스테리에 가득찬, 하지만 어찌 보면 진부한 도입부이다. 이 이야기는 스토커(Stoker) 가문의 이야기이다. 소녀, 섹스보다 살인을 먼저하다 특별히 어느 연대, 어느 지역이랄 것 없다. 미국 소녀 인디아 스토커(미아 와시코우크사)는 18살 생일을 맞는다. 발가락에 잡힌 물집을 터뜨린다. 박찬욱 감독 팬이라면 아마도 여러 가지 해석이 따를 것이..
2013.03.06 -
[라이프 오브 파이] 소년 파이, 얼라이브!
대만 출신의 세계적 감독 이안의 최신작 는 생각 이상으로 판타스틱하고, 스토리 이상의 충격적 의미를 담고 있다. 얀 마텔의 원작소설을 읽고 나서야 영화가 말하고자한 바를 제대로 이해할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러하다. 인도 소년, 망망대해에 표류하다 영화는 낯선 연대의 낯선 동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950년대. 인도라는 나라가 영국에서 독립된 줄만 알았는데 사실 그 시절 인도 땅 어느 지역엔 작지만 프랑스령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때는 프랑스령이었던 그곳 폰디체리(퐁디셰리/푸두체리)에서 태어난 주인공 소년 파이는 자연스레 프랑스적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소년은 특이한 종교적 성향을 보인다. 크리슈나 신을 자연스레 찾는 힌두교에다,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가진 이슬람, 게다가 기독교적 헌신까지. 소년은 세..
2013.01.09 -
다크 나이트 라이즈 - 미국식 영웅전설의 종말
‘마침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초기대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개봉된다. 어제 서울 시내 한 극장에서는 영화팬들의 기대를 잔뜩 모으고 있는 놀란 감독의 신작 배트맨 영화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렸기에 아이맥스 버전 상영관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일반(디지털버전) 관람만도 감지덕지해야할 형편이었다. 그렇다. 는 올 여름 영화저널 관계자, 평론가, 호사가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아온 작품이다. 천재감독이라고 숭앙받는 놀란 감독이 어떻게 ‘배트맨’ 3부작을 종결지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다. 순수 팬들은 그런 호들갑과는 다른 차원에서 경배하듯이 다소곳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지만 말이다! 모든 슈퍼 히어로가 그러하듯이 출생과 성장의 아픔을 곱씹으며 세상의 평범한 인간들과는 다른 능력, 혹..
2012.07.17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질풍노도 거미보이
문화적 토양의 차이랄까, 정의사회 구현에 대한 방법론의 차이랄까, 아니면 상상력의 레벨 문제인지는 몰라도 유독 미국에는 히어로 캐릭터가 많다. 물론 출발은 만화이다. 마블이니 DC코믹스니 하는 종잇장에서 튀어나온 가면 쓴 영웅들이 속속 영화로 진출하고 있다. 그것도 몇 번씩이나 거듭 우려먹으면서. 스파이더맨도 그러하다. 스파이더맨은 1962년에 세상에 처음 등장했다. 마블 코믹스 영웅의 아버지에 해당하는 ‘스탠 리’가 생각해낸 히어로 스파이더맨의 사정은 이렇다. 틴에이저 ‘고아’ 피타 파커가 삼촌(작은 아버지) 집에서 살게 되고, 과학실험실에서 거미에게 물린 뒤 보통 인간으로서는 이루기 어려운 아크로바틱한 공간유영술을 펼치는 굉장한 힘을 갖게 된다.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영웅과는 달리 스파이더맨은 틴에..
2012.07.04 -
[프로메테우스] 창조주의 피붙이
영화 의 첫 장면은 최고조에 오른 컴퓨터그래픽 실력이 창조해낸 (아마도) 지구의 초창기 모습이다. (아마도) 인류가 존재하기 전, 티라노사우루스가 활개 치기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돌도끼를 발명하기 전보다 훨씬 전의 까마득한 옛날 모습이다. (아마도) 지구가 만들어졌다는 40억 년 쯤 전의 지구. 그 때 지구는 얼마나 황량할까. 아니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조지 루카스가 오랜 침묵을 깨고 에피소드1에서 순전히 디지털로 만들어낸 기형적인 자연미의 행성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다. 마치 밀림이 가장 울창했을 때의 아마존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존재가 마치 사약을 마시듯 검은 먹물을 성스럽게 들이키고는 신체가 분해, 절단되며 폭포의 물살로 떨어진다. 팔다리는 쪼개지고 갈라지고 살점과 핏덩이..
201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