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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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톨스토이는 왜 객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는가
지난 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기간에 중국에서 발행된 한 주간지의 커버스토리는 톨스토이였다. 정확한 제목은 이다. 왜 뜬금없이 이런 문학기사, 혹은 혁명관련 이야기가 다루어졌는지 보니 11월 20일은 톨스토이가 타계한지 딱 100년이 되는 날이란다. 중국의 유명 시사주간지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룰 만큼 톨스토이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문학적 성취이든, 정치사상사 측면에서의 거대한 영향력이든 말이다. 미국에서도 톨스토이의 작품이 영화화되었었다. 물론 아주 오래전에 말이다. 그런데 작년에 톨스토이가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 1년 정도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만들어졌다. 마이클 호포먼 감독의 (원제 The Last Station)이라는 작품이다. 이미 재미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소문이 났..
2010.12.08 -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을 둘러싼 추악한 전쟁
열심히 '인맥쌓기' 하라~ 돈은 내가 벌 테니... 합창단, 전투기 타보기 등의 아이템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에서 최근 아저씨 연예인들에게 ‘디지털장비 익히기’ 미션을 주었다. 스마트폰으로 어플 받아보기, 이메일 계정만들기, MP3다운 받아보기, 디카 조작하기 등이다. 어찌 보면 젊은 유저들에겐 일상적인 테크닉이지만 또 다른 사람에겐 마치 ‘스페이스 셔틀’이라도 다루어야할 만큼 어려운 미션이었다. 그런데 ‘국민 할머니’ 김태원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한다. “지구를 지키려면 이런 것 보단 분리수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뜬금없는 말이지만 디지털시대의 심각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신작 (The Social Network)는 꽤 흥미로운 영화이다. 니콘 DSLR을 들고 ..
2010.11.09 -
[피라냐] 식인물고기 피라냐가 튀어나와요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 Piranha 3D, 2010)
(박재환 2010.08.25.) 원래 ‘이빨 물고기’ 피라냐는 아마존 등 남미 일대에 서식하는 어류이다. 그런데 흉측하게 생긴 이빨과 그럴듯하게 전해지는 그 무한 잡식성향 때문에 호러영화의 소재(주인공)로 곧잘 등장한다. 지구생태환경의 급격한 변화, 괴물을 만드는 유전자변형 등 현대적 접근도 용이한 게 이 놈이다. 그 무서운 물고기 피라냐를 요즘 영화제작 추세인 3D(입체)로 만든 영화 한편이 곧 개봉된다. 제목은 간단하다. 그냥 이다. 피라냐, 이건, 죠스가 아니다. 그런데 이빨이 무섭다 이런 괴생물체가 등장하는 영화의 기원을 더듬어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냥 쉽게 1974년도 작품 에서 시작해보자. 피터 벤틀리의 소설 는 대양을 휘젓는 한 식인 백상어를 다룬다. 애송이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소설 를..
2010.08.25 -
[피라냐2] 피라냐와 날치의 이종교배 호러물 (제임스 카메론 감독 Piranha Part Two: The Spawning 1981)
(2010.08.24.) 아마존 이빨물고기 ‘피라냐’가 미국 강에 출몰하여 리조트를 공포에 빠뜨린다는 조 단테 감독, 로저 코먼 제작의 B무비 (1978)(▶박재환 리뷰보기) 의 속편 (1981)를 소개한다. 원제는 혹은 로 소개된다. 길게 소개할 것도 없이 그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우와! 기대된다. 영화의 첫 장면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바다 밑. 한 쌍의 남녀가 스킨 스쿠버를 즐기고 있다. 난파(침몰)한 오래된 배가 보이고 남녀는 우아하게 유영을 하더니 어느 격실에 이른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서로의 옷을 벗기더니 딥 키스와 함께 섹스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곤 곧바로 어떤 괴물체의 습격을 받는다. 물속임에도 “아~악!”하는 공포의 고함소리가 울리고. 이게 제임스 카메론의 ..
2010.08.24 -
[피라냐] 조 단테 감독의 B급 호러 (Piranha, 1978)
(2010.08.23) 이번 주에 여름에 딱 맞는 호러영화 가 극장에서 개봉된다. 는 이미 몇 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괴수(?) 영화의 고전이다. 물론 ‘잘 만든 고전’이 아니라 ‘엉성하지만 화제가 되는’ 컬트이다. 1978년에 처음 만들어진 도 유명하지만 1981년에 만들어진 는 더 유명하다. 1편과 2편의 감독들은 모두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유명감독이 되었다. 1편의 감독은 조 단테, 2편의 감독은 ‘으~아’ 제임스 카메론이다. 조 단테는 의 감독이며 제임스 카메론은 과 의 그 카메론이다. 극장에서 를 보고나서 그 옛날 1편과 2편을 챙겨보았다. 과연 어떤 생물학적 진화와 영화적 발전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우선 1편부터. 피라냐 1편. 베트콩에 죠스를 보내버리자? 피라냐 1편은 (미국에서) 1978년 ..
2010.08.23 -
[정복되지 않는 사람들] 1763년, 미국에서는 인디언과 백인이 싸웠어요 (세실 B.데밀 감독 Unconquered 1947)
라는 종교영화로 기억되는 세실 B.데밀 감독의 1947년 작품 (Unconquered)는 미국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보기에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1763년, (지금은 펜실베니아주 피트스버그로 불리는 곳에 위치한) 군사요새(Fort Pitt)를 둘러싼 공방전을 다루고 있다. 1763년에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아메리칸 신대륙이 ‘발견-개척’되면서 ‘무한’ 대륙에 대한 정복전쟁이 계속되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7년 전쟁이 끝나면서 적어도 이 지역은 영국의 확고한 식민지가 되었다. 이 지역에 ‘원래’부터 살고 있던 수많은 인디언 부족들은 제각기 영국과 프랑스 편을 들었는데 주로 프랑스 밑에서 싸웠다. 그런데 그 전쟁에서 프랑스 편을 들었던 인디언들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
2010.08.11 -
[인셉션] 천재를 위한 바보 같은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Inception, 2010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있다.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고달픈 자아 찾기를 다룬 영화 로 평단의 대환영을 받았었다. 물론 그의 최고 작품은 일 것이다. 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 은 세계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어제, 영화담당 기자에겐 이른 시간이 분명한 데 오전 10시에 시사회가 열렸다. 그런데 시사회장은 빈 좌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기대가 높았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답게 ‘비주얼’하며, ‘스마트’하며, ‘클레브’하며, ‘파워풀’하다. 지에서의 평처럼 이 영화는 적어도 3번은 봐야 제대로 된 영화평을 하거나 놀란의 미학적 완성도를 품평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영화평은 아침에 자다 말고 본 블록버스터에 대한 단평이니 2번 더 보..
2010.07.14 -
[나잇 & 데이] ‘선남선녀’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장모님이 올라오셨다. 그 덕분에 아내와 극장에 영화보러 갈수 있었다. 함께 둘이 데이트 나가는 게 몇 년만인가. 애 둘은 맡기고 금요일 밤 심야영화를 보러갔다. 오랜(?)만의 심야데이트이니 좀 진한 걸 볼까? 동네아줌마들 이 이미 회자되고 있지만 감독 작품이라니 “재미는 있겠지만, 그다지...”라는 공감 속에 를 선택했다. 톰 크루즈나 카메론 디아즈는 같이 늙어가는 입장에서 오랜만의 재결합(?)을 지켜보자는 공감 때문에. 그래서 한밤에 를 보게 되었다는 말씀. (지난 주에 써 놓고, 와이프가 맘에 안 들어해서 놔뒀다가. 올림) 톰 크루즈는 아주 오랫동안 - 1986년 이래 25년 동안 - 헐리우드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해왔다. 그런데 그도 나이 들어가면서 영화산업적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
2010.07.05 -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게임에서 툭~ 튀어나온 아랍 영웅
이번 여름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줄을 이어 한국, 아니 전 세계 극장가를 공략할 모양이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느껴지는)와 시시각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특수효과로 무장한 할리우드 영화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갈수록 영화라는 것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2시간을 꽉 채우는 즐거운 환상여행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조금만 기다리면 집에서 편안히 볼 수 있고, 조금만 공을 들이면 조잡한 불법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최신 음향시스템과 남극바람을 선사하는 에어컨이 설치된 극장으로 몰려가는 것은 단순히 극장의 하드웨어적 환경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뭔가 신나고 재미있고 화끈한 영화를 즐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영화팬의 마음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제리 브룩하..
2010.05.27 -
[대부] 어제의 클래식, 오늘의 콘텐츠
라는 영화가 있다. 1972년에 개봉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전설적인 영화이다. 이태리계 미국이민 2세대 작가인 마리오 푸조의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을 3시간 가까이 필름에 오롯이 담은 이 영화에는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 등 성격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는 개봉 이후 수많은 영화단체, 저널, 평론가들로부터 ‘영화사상 최고걸작 영화’ 라는 상찬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차례 극장에서 상영되었고 비디오와 다양한 버전의 DVD로도 거듭 공개되어 웬만한 영화 팬들은 다 본 영화로 이해되던 작품이다. 그런데 당신 그거 아시나? ‘클래식의 정의를?’ 주로 도서계통에서 일컫는 ‘클래식=고전’이라함은 ‘제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실제로 다 읽어보지는 못한 작품’을 말한단다. 예를 들어 몽테뉴의 이나 ..
2010.05.20 -
[로빈 후드] 왕, 봉건영주, 전쟁, 그리고, 화살꾼
리들리 스콧 감독이라 하면 (1편)과 의 명감독으로 영화팬들의 ‘흠모’를 받고 있는 영국 감독이다. 그가 러셀 크로우를 캐스팅하여 만든 는 아카데미상을 휩쓸고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우면서 에픽 드라마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할리우드가 자랑하는 하이테크 촬영기법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스펙터클한 영상, 그리고 아날로그적 감성까지. 특히 남성의 세계를 그 누구보다도 멋지고, 폼 나고, 피 끓게 만들어내었다는 평가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오늘날의 (큐브릭 영화 말고, 요즘 하는 미드)가 가능했으리라. 그 리들리 스콧 감독은 그 후 러셀 크로우와 몇 번 더 작품을 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작품 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인지는 몰라도 의적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로빈 후드가 두 마쵸 맨..
2010.05.13 -
[허트 로커] 이 군인, 미쳤다!
[허트 로커]는 작년 리뷰가 있음 (▶여기) 지난 주말 극장에서 다시 보고, 다시 한번 쿨하게 써 보았음. ^^ 최근 들어 미국 아카데미가 변했다. 그동안 아카데미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미지 홍보와 영화 제작사들의 마케팅을 위한 화려한 동네잔치판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근년 들어서는 저예산영화, 비주류 영화들에 대한 헌상과 찬사가 계속된다. 지난 4월 열린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은 가 아니라 에 돌아갔다. 기술적인 경이, 예술적인 성취, 또는 작가주의 양심 등 다양한 기준에서 보아, (대부분 미국 배우, 감독, 스태프 등으로 이루어진) 아카데미 회원들은 3D 볼거리보다는 이라크의 미군들에 대해 냉철한 동정표를 던진 셈이다. 어떤 영화일까. 이 영화가 지난 주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폭발물..
2010.04.29 -
[G-포스 기니피그 특공대] 출동 원더팻~ (호잇 이트맨 감독 G-Force, 2009)
(박재환 2010.4.7.) 대세는 3D이다. 제임스 캐메런의 가 가져온 후폭풍은 대단하다. 할리우드에서는 올해 수십 편의 3D영화가 쏟아진다. IT와 영상산업에서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앞서가고 있는 한국영화계에서도 발 빠르게 3D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삼성과 LG에서는 프리미엄급 TV시장 우위를 계속 지켜나가기 위해 올해에는 3D TV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방송계에서도 ‘적어도’ 뒤처지지는 않기 위해서라도 3D 콘텐츠 제작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즈음에 3D의 효용성과 발전가능성을 되짚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하필이면 그 대상이 가 아니라, 진짜 애들 영화 - 그렇다! 디즈니영화이다! - 란 영화이다. 이 영화는 작년 여름 미국에서 개봉되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였고 최종..
2010.04.07 -
[무법자/아웃로] 팻 개럿과 빌리 더 키드. 혹은 하워드 휴즈와 제인 러셀
1941년에 만들어져서 1943년에서 처음 개봉되었고, 1946년에야 대규모 개봉이 가능했던 웨스턴(서부극) (The Outlaw)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 작품도 흥미롭고, 영화제작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하나씩 짚어보자. 하워드 휴즈, 영화를 만들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는 실존인물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하워드 휴즈는 공구제조상 아버지를 둔 덕분에 운명적으로 제조업의 거물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아버지 공장을 발판으로 항공기 제조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비범함은 전투기 제조에만 멈추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말년에 라스베가스에 은거했는데, 그는 심야에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방송사를 사 버리는 기행의 소유자이다!) 그는 비행기를 만..
2010.03.22 -
[닌자 어쌔신] 비의 이 영화, 잔인하다
이달 초(11월 6일) 왕십리CGV에서는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킨 화제의 영화 (Ninja Assassin)의 기자시사회가 있었다. 예전에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가 통상 두 차례 진행되었다. 하나는 개봉 전 기사작성을 위해 신문사나 저널소속 기자들을 위한 언론시사회였고, 또 다른 하나는 전국의 극장관계자들을 위한 배급시사회였다. 그런데 요즘은 정통적인 의미의 기자(혹은 평론가)들만 시사회에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배급이란 것도 전국적 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이라서 별 의미가 없이 쓰인다. 어쨌든 이날 시사회는 두 개 상영관에서 이루어졌는데 객석이 가득 찼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비(정지훈)에 대한 관심과 영화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99분간 사지절단, 유혈낭자, 피바다의 향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풍성한 ..
2009.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