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볼]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곽민승 감독,2014)

2019. 8. 10. 07:05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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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15.11.27) 연말이면 한 해를 결산하는 각종 행사가 열린다. 영화계에서는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같은 충무로 주류영화제도 열리고, ‘서울독립영화제’ 같은 비주류/독립/단편 영화제도 열린다.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서울독립영화제’는 ‘미쟝센단편영화제’와 함께 오랫동안 한국 독립영화계의 보배 같은 역할을 해왔다. 올해도 꽤 많은 독립/단편영화들이 “나 좀 보소”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어제(26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41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개막작품으로 곽민승 감독의 ‘럭키볼’이 상영되었다. 이 작품은 서독제가 기획한 ‘단편영화제작지원 선정작’이다. ‘럭키볼’에 대해 오랫동안 충무로 뒤안길에서 독립영화를 위해 헌신한 조영각 영화제집행위원장은 “꿈과 희망을 갖고 있는 여고생의 로맨스영화”라고 평했다. 

방과 후 음악연습실, 여고생 연주와 은채는 합주연습 중이다. 피아노를 치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조용한 연습실, 그 평화로운 공간에 뭔가가 “휙-” 날아온다. 운동장에서는 남학생들이 야구를 하고 있었다. “대~박” 그 야구공은 인기훈남 희준의 홈런볼이란다. 희준이 곧 연습실로 공을 찾으러 올라올 것이다. 은채는 연주에게 “좋은 기회야. 잘 해 봐~”라고 말하면서 자리를 피해준다. 연주는 연습실 한쪽 구석 잡동사니 더미 어딘가로 사라진 야구공을 찾다 다리를 다친다. 갑작스런 상황전개에 놀란 희준은 연주를 들쳐 업고 양호실까지 뛰어간다. 계단을 내려가며 뛰어가는 희준의 등에 업힌 연주는 얇은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양호실에 단 둘이 있을 때 희준이 무슨 말을 했을까. 연주는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연주의 가슴에 날아온 야구공은 정말 ‘럭키볼’일까.

‘럭키볼’은 남녀공학 고등학교의 풋풋한 학생들의 가슴 설레는 감정의 움직임을 절묘하게 포착하는 작품이다. 곽민승 감독은 큰 사건 없이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여고생의 숨은 연정을 집어낸다. 너무 순수해서 이상할 정도로. 아직도 ‘기쁜 우리 젊은 날’과 ‘겨울 나그네’ 고딩버전 같은 감성이 독립영화계에 남아있다는 것이 기특할 정도이다. 

참신한 얼굴, 박문아, 신연재, 서범석의 풋풋한 연기가 안 그래도 짧은 단편을 몰입하게 만든다. 양호선생으로 등장한 임향주는 곽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썼다.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인 ‘럭키볼’은 영화제 기간 동안 두 차례 (11월 28일, 12월 1일) 더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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