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동안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의 수는 450만 명(연인원)이 넘는다고 한다. 사업상 중국을 방문하든 단체관광을 가든 이미 엄청난 수의 한국인이 중국을 밟아보고 중국사람을 만나보고 중국의 실체를 만나고 온 것이다. 서점에 가보라 중국에 관한 책이 엄청나게 많다. 중국역사는 제외하고 관광이나 중국대중문화에 대한 소개책자도 꽤 있다. 이런 중국열풍에서 가장 잘 읽히는 소프트웨어는 아마도 중국에세이일 듯. 최근 나온 [중국 이유있는 '뻥'의 나라]는 이들 도서 중 아주 관심이 가는 책이다.
그 많은 책들중에서 관심이 가는 이유는 우선 제목이 꽤나 흥미롭다는 것. '중국=뻥'이란 개념은 [영웅]과 [연인] 등의 중국산 무협물로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된 중국인식이다. 그리고 이 책은 [삼성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메이저급에 속하는 삼성에서 '중국'을 소프트하게 소개하는 책을 내다니. 중국을 몇 번 갔다와서는 마치 중국을 다 아는 양 떠벌리는 책들이 워낙 많은지라 '작자'가 궁금했다. '황희경' 여자가 아니라 남자란다. 그리고 중문과 출신도 아니다. 성균관대 유학과 출신이란다. 중국의 철학가 풍우란교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단다. (학창시절 풍우란 교수의 중국철학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 자.. 풍우란 교수로 철학박사를 받은 유학도의 중국보기는 어떨까. 꽤 궁금했다.
중문과 교수들은 보통 고시가로 글을 풀어나가고, 역사학과 교수들은 역사유적을 통해 중국사의 도도한 물결을 전했다. 황희경 박사의 글은 의외로 경쾌했다. 전혀 어렵지 않았다. 현학적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중국문외한의 코끼리발등핥기도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중국의 핵심을 찔러 들어가는 예리한 혜안.. 이런 건 아니다. --;) 작가가 한중수교 직후 중국에 유학할 당시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그 후 계속되었을 중국바라보기의 결정판이 [중국 이유있는 뻥의 나라?]이다. 아마 작가가 '?'를 제목에 넣은 것은 '중국이 알려진대로 그렇게 과장된 나라'라는 주의주장에는 선뜻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일터이다. 작가는 베이징 근교의 '세계공원'을 시작으로 큰 중국의 작은 소감을 펼쳐나간다. 그리고 [홍루몽], 루쉰, 경극, 임어당, 삼국지, 손오공 등 우리 주위의 중국 소프트웨어를 소재로 그 속에 숨어있는 중국의 실체에 다가간다.
중국을 한번 가본 분들, 그리고 한번쯤 가볼 사람들. 그리고 중국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일독해 보시길. 서문을 보니 이 글들은 작가가 한겨례신문에 1년 여 연재한 글이란다. 자료사진을 꼼꼼하게 찍어둔 필자가 부럽다. 나도 중국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선 우선 많은 '저작권확보' 사진을 확보해야겠다.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