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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리뷰

[리뷰] 드래곤 블레이드 ‘애국자 성룡’

박재환입니다. KBS미디어★박재환 2015.03.16 11:10

 

 

 

지금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박스오피스 시스템에 의해 전국 극장의 매표현황이 거의 100% 집계된다. 이렇게 된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그래도 주먹구구식으로나마 대박 흥행기록이 등장한 것은 1979년이다. 성룡이 출연한 우스꽝스런 코믹쿵푸 ‘취권’이 근 1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최고 흥행 영화가 되었다. 당시엔 멀티플렉스극장도 없었고, 네이버영화정보사이트도 없었다.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서울 ‘국도극장’ 한 곳에서만 6개월간 상영되며 이룬 대위업이었다. 이후 성룡 영화는 해마다 우리나라 극장가 흥행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형도수, 용소야, 프로젝트A 등등. 그래서 자연스럽게 설 이나 추석같은 ‘명절에는 성룡영화’라는 공식이 세워졌다. 성룡은 글로벌 스타가 되었고, 그의 영화는 스펙터클 해졌으며, 당연히 그는 나이 들어갔다. 그 옛날의 아크로바틱한 코믹쿵푸는 한낱 추억거리가 되어갔다. 여하튼 성룡은 이제 거물이 되었다. 홍콩연예인협회 회장님이시고, 중국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위원이다.

 

성룡은 한국의 영화팬에게는 기부금 많이 내는 자선사업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성룡은 중국인 입장에서 보자면 대단한 애국자이시다. 그는 영화를 통해 항상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아마도 전작 ‘차이니즈 조디악’을 기억한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100년도 더 전에, 서구제국주의가 중국을 쳐들어왔을 때 무식한 영불군인들이 이화원을 불태우고 국보급 보물을 싹쓸이해갔었다. 성룡은 그 아픈 기억을, 그 나쁜 도적질을 영화를 통해 중국인을 교육시키고, 서구인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성룡이 국수주의자, 맹목적 팍스차이나 선봉자는 아니다. 성룡은 중국의 애국자일뿐더러 세계평화를 위해서 팔을 걷어붙이고 영화를 만든다. 신작 ‘드래곤 블레이드’가 그러하다.

 

 

‘드래곤 블레이드’는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진시황이 중원을 통일하고 한무제가 그 지평을 넓힌 중국의 강역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원의 서쪽, 모래언덕 너머 서역은 불모지이자 프런티어였다. 당시 이곳은 중국(한) 황제의 통솔력이 완벽하게 미치지는 않는 불안전한 곳이었다. 이런저런 다양한 종족의, 다양한 파워의 36개 나라가 세력을 다투던 곳이었다. 한(漢)은 도호부(都護府)를 세우고 장수를 보내 이곳을 경략(經略)하게 하였다. 영화에서 성룡이 연기하는 하오안 장군의 역할이 그러하다. 서로 다른 세력을 어르고 달래고 세력균형을 이루는 것이 임무이다. 중화사상으로 보자면 세상의 중심엔 한이 있고, 그것은 황제가 다스린다. 여하튼 그런 시절이 배경이다. 하지만 성룡은 모함을 받고 ‘안문관’에서 성곽을 수리하는 노예신세로 전락한다. 보름 내로 성을 완성시키지 못하면 모두를 참수하겠다는 황명이 떨어진 상태. 이때 저 멀리 서쪽에서 모래바람을 일으키면 달려오는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로마군이었다. 루시우스 장군이 이끄는 이들 무리는 저 멀리 로마에서 왕권을 탈취한 티베리우스를 피해 도망온 무리였다. 이들 동과 서의 세력은 처음 맞부딪치고 이내 서로의 사정을 알게된다. 성룡과 루시우스 장군은 의기투합하여, 로마의 공성법으로 성을 쌓고, 전우애를 다진다. 이때 티베리우스가  루시우스를 쫓아 대군을 이끌고 서역땅으로 쳐들어온다. 후오안과 루비우스는 중국땅을 지키고, 서역을 경략하고, 동서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인류최초이자, 중국역사최초,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사상 처음으로 ‘중국-로마 연합군’을 형성하여 최후의 전쟁을 펼친다.

 

‘삼국지’와 ‘서유기’ 이야기만으로도 천 편의 영화를 거뜬히 만들어낼 것 같은 중국영화판이 중국 역사서에서 이런 황당한 설정의 이야기도 만들어낸다. 물론, 2천 년 전에 로마군이 중국에 진출했다는 이야기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것이 로마군이었는지, 이집트원정군이었는지는 아직은 알 수가 없지만 말이다. 영화에서 ‘리건’이라는, 당시 서쪽 군대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중국의 역사서(漢書 陳湯傳)에는 B.C. 36년 ‘어린군’(魚鱗軍)으로 묘사된 정체불명의 군대와의 조우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성룡은 이런 기록에서 이런 영화를 만든 것이다.

 

영화에서 성룡은 초반엔 서역을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중반 이후 로마와의 평화정착을 위해 온몸을 바친다. 성룡의 중국내 위상을 보면 이 영화의 글로벌한 평화정착의지를 만끽할 수 있겠다. 성룡은 제작비로 700억 원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지난 주 중국에서 7억 위앤(1260억원)을 돌파했다. 이 영화에는 존 쿠삭,  애드리언 브로디 등 헐리우드 톱스타 외에도 한국의 최시원, 유승준이 등장한다. 중국의 싸이로 불리는 ‘젓가락형제’(筷子兄弟)라는 유쾌한 듀엣도 등장한다.

 

성조기 휘날리는 미국 애국주의 영화를 보는 것만큼, 중국의 사서를 흩날리는 중국 애국주의 영화를 보는 것이 당연해진 세상이 되고 있다. 자, 이제 사드를 어찌할꼬.

 

중국원제는 ‘천장웅사’(天將雄師)이다. 중국강역도를 펼쳐오면 영화에 등장하는 ‘안문관’ 보다는 ‘옥문관’이 더 나을 듯하다. (by 박재환 20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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