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초인] ‘메이드 인 홍콩’ 슈퍼 히어로 (화산 감독 中國超人, 1975)

2009. 10. 23. 14:57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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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본 것은 쇼 브러더스(邵氏兄弟) 때문이다. 지난 20일 홍콩에서는 중국(적어도 홍콩) 대중문화계에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홍콩에서 가장 큰 방송사인 TVB(무선전시대)의 42주년 개국행사가 열렸다. 중국도 아닌 홍콩의, 일개 방송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TVB는 바로 왕년의 홍콩 영화왕국 쇼 브러더스의 소일부(邵逸夫) 할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방송사이다. 그 할아버지 올해 연세가 무려 102살.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소일부 회장 (공식직함은 TVB 행정주석이다)은 내년 1월 1일 정식 은퇴한단다. 이 때문에 10월 20일 밤에 있었던 TVB 42주년 축하행사장은 그의 마지막 공식무대인 셈이다.

홍콩연예계의 진짜 대부 소일부 할아버지는 102살

   쇼 브러더스는 1958년 홍콩에서의 영화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 TV가 각광받으면서 소일부는 TVB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7년, 그동안 1천 편 넘게 영화를 찍던 쇼 브러더스는 영화제작 중단을 선언한다. 2000년에는 쇼 브러더스의 영화 760편의 판권이 말레이시아의 유선영화채널 ASTRO하의 천영오락공사(셀러스트)에 넘어간다. 4억 홍콩달러였다. 여기에 셀러스트는 2억 홍콩달러를 더 쏟아 부으면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DVD로 찍어내고 있다. 쇼 브러더스의 작품에는 당연히 장철 감독의 무협영화, 즉 강대위, 진관태 등등의 쿵푸액션영화가 포함된다. 쇼 브러더스는 무협쿵푸물만 찍은 것은 아니다. 멜로드라마, 형사물, 에로물, 시대물, 뮤지컬 등등 아주아주 다양하다. 홍콩영화 황금시기의 최정점에 쇼 브러더스 있었고 소일부 할아버지가 있었던 것이다. 쇼 브러더스는 어떻게 한 해 수십 편, 수백 편의 영화를 양산해 낼 수가 있었을까.  오늘 리뷰할 영화는 바로 쇼 브러더스의 1975년도 개봉영화 <중국초인>(中國超人)이란 작품이다.

짜잔. 홍콩은 홍콩슈퍼맨이 지킨다

    <홍콩초인>은 쉽게 생각하여 일본 ‘울트라맨+가면라이더’를 ‘마데 차이나’ 형태로 후다닥 만든 B급영화라 생각하면 된다. 내용이 궁금하신가? 그럼 내용을 소개한다.

  재잘거리는 유치원생을 태운 소형버스가 달려가는데 갑자기 웬 괴물체가 앞을 가로막는다. 외계인의 습격? 홍콩 곳곳에서 사화산이 폭발하고 지진이 일어나는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건물이 불타오르고, 고층건물이 붕괴한다. 알고 보니 땅 속에 있던 괴생물체가 솟아오른 것이다. 우주과학연구소의 류영덕(왕협) 박사는 이들의 정체가 “아마도 빙하시대에 지하에서 살아남은 인류인데 지금 땅위로 나타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들은 지상의 지구를 점령하는 음모를 가졌다. 이들의 리더는 빙하마주(冰河魔主). 즉 얼음마녀이다. 그의 졸개들도 다양하다. 다행히도 생김새를 그대로 부른다. 천산괴물(穿山怪), 나무괴물(植物怪), 거미괴물(蜘蛛怪), 불 뿜는 용가리(噴火龍怪), 철갑괴물(鐵甲怪), 장발괴물(長髮怪) 등등. 이름은 굉장히 무서워 보이지만 크기나 생김새는 딱 심형래의 투카 급이다. 여하튼 이들은 지구(홍콩)파괴행위, 살육을 자행하고.....  우주과학연구소의 류 박사는 10여 년간 준비해둔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바로 중국초인. 연구원 뢰마(雷馬, 이수현)를 연구실 실험대에 눕히고 무슨 특수주사를 주입하고 레이저빔을 몇 차례 삐리리~ 쏘면 ‘메이드 인 홍콩 슈퍼 차이나 울트라 맨’이 탄생하는 것이다. 생김새는 일단 메뚜기머리 모양 같은 마스크를 썼다. 얼음마녀는 류 박사의 슈퍼맨 설계도를 훔쳐내고, 류 박사의 딸도 납치한다. 이제 지구의 평화, 홍콩의 자유는 얼음마녀의 싸늘한 얼굴에 달렸다. 마데 차이나 중국초인 출동하라~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부활했던 중국초인

  작년(200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흥미로운 특별전이 열렸다. <<아시아의 슈퍼히어로>>라는 섹션이다. 슈퍼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만 할리우드 히어로가 판을 칠 때  놀랍게도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슈퍼맨, 말레이시아 도마뱀 슈퍼히어로, 필리핀 원더우먼 등이 만들어져서 인기를 끌었다. 물론 일본의 <가면 라이더>도 소개되었다. 부산영화제에서 <수퍼 인프라맨>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작품이 바로 쇼 브러더스의 <중국초인>이다.

  물론 이들 가면 뒤집어쓴 슈퍼히어로의 원형은 미국 마블이나 디시코믹스의 슈퍼히어로겠지만 <중국초인>이나 <심형래의 쭈쭈> 계열은 이들 보다는 일본의 가면<가면 라이더>(仮面ライダー) 영향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가면 라이더>는 1971년부터 일본 마이니치 계열에서 방영된 텔레비전 드라마이다. 마이니치가 시청률 때문에 토에이(東映)에 손을 내밀어 만든 ‘이른바’ 특촬물 시리즈이다. ‘도망자의 가면영웅’이 기본 컨셉이다. 기형의 영웅이 등장하고 지구평화를 지키는 용사가 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 가멘 라이더 류의 관전 포인트는 평범한 사람이 영웅으로 변하는 ‘변신과정’ ‘변신 형태’에 진짜 재미가 있다. 변신할 때 손동작 등 포즈나 외치는 구호(?) 등은 아이들이 따라하기에 딱~이다. 

   <중국초인>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는 <가면 라이더>처럼 메뚜기이다. 왜 메뚜기인지는 ‘일본특촬물’에 대해 전혀 조예가 없는 관계로 뭐라 설명할 수가 없겠다. (<가면 라이더>에서는 악당조직 쇼카가 주인공을 납치하여 메뚜기 능력의 개조인간으로 만든다. 그는 탈출하여 쇼카에 맞서 싸우는 가멘라이더 용사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가면 라이더>의 인기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동남아를 휩쓴다. 홍콩 쇼 브러더스는 후다닥 중국(홍콩)산 메뚜기 히어로를 만들어낸 것이다. 캐릭터도 효율적이고, 스토리도 효율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트가 효율적이다.

   주인공 뢰마 역에는 이수현이다. 쇼 브러더스의 막내동생급 쿵푸액션 스타이다. 나중에 오우삼의 홍콩 느와르가 활개를 칠 때 형사반장급으로 인기를 끈다. 그 외 출연배우는 아무리 쳐다봐도 누군지 모르겠고, 무슨 영화에 나왔는지 모를 쇼 브러더스 전속 배우들이다. 물론 이 영화의 장르는 SF/판타지 영화이지만 무슨 과학적 근거나 이성적 설명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괴물들의 기지는 섬에 있다. 우주선이나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터보트를 타고 간다는 게 꽤나 심심한 이동방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존의 홍콩 영웅물과 이런 히어로 류의 최고의 차이점은 아마도 ‘특이능력의 축적시간’일 것이다. 기존의 홍콩(동양) 영웅들은 모진 인생에, 힘든 신체적 단련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사부를 만나든지 비장의 무협비결서를 손에 넣든 간에 일단 ‘學而時習之’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히어로나 가면라이더는 ‘DNA개조’나 ‘일렉트로닉’한 충전방식으로 간단히 파워업이 된다. 아주 간단하지만 심오한 차이를 만들 것이다.

    세트는 음.. 뭐라고 할까. 나 아주 어릴 때 부산 성지곡수원지란 곳이 있었다. 지금도 있겠지만 그곳엔 어린이회관이란 게 있었다. (롱롱타임 어고우임!) 내 기억으로는 그곳에 한쪽 공터(아마도 놀이터?)에는 로봇태권브이 시멘트 구조물이서 있었다. 아마 미끄럼틀이 있었고 말이다. 키가 높아야 3미터 되었겠나? 물론 어렸을 때는 그게 굉장히 거대해 보였겠지. 언젠가 과천에 있는 서울동물원에 가니 공룡뼈 모양의 거대동물 놀이구조물이 있었다.  <중국초인>에 등장하는 악당들 소굴이 딱 그 수준이다. 물론 우주과학연구소 내부 모습도 우리나라 TV어린이드라마에나 등장할 박사님 연구소 풍경이다. 그래도 재밌었다. 아마도 30년 전 홍콩 어린이들은 더 재미있어했을 것이다. (박재환 2009-10-23)


유튜브에 동영상이 많다. 컬트급이다~



 


미국 트레일러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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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위키피디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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