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7. 15:22ㆍ미국영화리뷰
좋은 의견 부탁합니다 ^^
월남전을 다룬 영화 중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것이 바로 <람보>였다. 이 영화는 <람보2>가 개봉되면서 다시 찾아보는 영화이기도 했다. 원제는 , '먼저 시비걸다' 정도의 뜻이란다. 영화를 보고나면 왜 그런 제목인지 생각할 수 있다. 이 영화는 1982년에 미국에서 개봉되었다. <록키>시리즈를 지겨울 정도로 우려먹던 마초맨 실베스터 스탤론의 근육을 또다시 각인시켜준 액션물이다. (<록키>는 6편까지, <람보>는 3편까지 만들어졌다)
물론 영화는 꽤나 심각하다. 월남전 참전군인의 민간인 복귀 부적응을 다룬 내용이기 때문이다. 높은 산자락이 보이고 군복 입은 한 사나이가 나타난다. 그는 호숫가 평화로운 집을 찾아 옛 전우를 만나러 한다. 하지만 그 전우는 이미 병으로 죽은 후였다. 꽤나 실망한 모습으로 이 남자는 이 산 높고 공기 좋은 마을을 혼자 어슬렁 걸어간다. 이때 이 마을의 정의의 수호자 보안관(Sheriff)이 그를 불러세운다. "너 어디서 굴러먹던 뼈다귀야?"라며. 그리곤 이 남자를 순찰차에 태우더니 마을 경계선인 다리까지 데려가서는 "꺼져버려!"한다. 이 남자는 이 마을에서 아무런 위해도, 위협도 끼치지 않았지만 이런 부당한 대접을 받은 것에 대해 분개한다. 그는 단지 마을에서 식당을 찾았고, 잠시 쉬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남자는 마을로 돌아서서는 다시 걸어들어오기 시작한다. 보안관은 그를 즉시 체포하여서는 유치장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취조가 시작된다. 유치장의 쇠창살과 보안관의 위협은 그에게 어떤 악몽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바로 이 군인이 월남전에서 베트콩에게 붙잡혀 고문당하던 끔찍한 장면이었다. 이 남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보안관 사무실을 박살내놓고는 산으로 도망쳐 들어간다. 이 남자의 전광석화같은 급습에 코가 뭉그러진 보안관은 죽어라고 이 남자를 뒤쫓기 시작한다. 산으로 숨어들어간 이 남자의 정체는?
그가 바로 람보. 존 람보이다. '그린 베레'출신이며 무공훈장까지 받은 역전의 용사였다. 그가 제대하고 고국으로 돌아와서는 옛 전우를 찾아나섰다가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제 게릴라 유격전의 베테랑 존 람보와 얼치기 시골 보안관들의 추격전이 펼쳐지게 된다. 물론 야성과 생존본능으로 무장된 근육질의 람보 아저씨를 어떻게 당해내리오. 람보가 높다란 절벽에서 뛰어내릴때의 그 용감무쌍함이란 이 영화가 젊었을때의 '성룡'영화가 아닌가 착각할 만큼 대단하다.
리처드 크레나의 등장부터 물론 영화는 쩔쩔매기 시작한다. 람보 용사의 월남전 상관이었던 그는 람보가 대단한 인물이며, 그런 사람에게 그런 대접을 한 당신들은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일러준다. 물론, 그 다음 이야기는 액션영화팬의 기대대로, 실베스터 스탤론 습성대로 부수고, 날리고, 때리고, 망가진다. 그 와중에 월남전 용사의 정신적 피폐나, 참전군인에 대한 미국인의 차가운 시선, 사회부적응자의 비애 같은 것도 함께 날아가 버린다.
이 영화에서 존 람보의 용맹무쌍함에 비례할만큼 중후한 연기를 보여준 것은 보안관 역의 Brian Dennehy이다. 왼편 가슴에 찬 보안관 뱃지가 너무나 자랑스런 그는 이런 평화로운 마을에 람보같은 무법자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 이런 무대포적 대응은 오래 전 영화 어네스트 보그나인이 나왔던 <북극의 제왕(Emperor of the North)>에서도 볼 수 있다. 자신의 뚜렷한 주관에 따라 틈입자를 용서하지 않는 단호함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단지 상대를 잘못 골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람보는 무서운 살인병기였기 때문이다. 월남전에서 엄청난 국가적 위신의 손상을 입은 미국답게 월남전을 다룬 영화는 꽤 많다. 그 중에는 이런 재미있는(?) 영화도 있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둘도 없는 작품이다.
제리 골드스미스의 은은한 영화음악도 멋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흘려나오는 댄 힐의 "IT'S A LONG ROAD"란 주제가는 본 영화의 허탈함과는 상관없이 귓전에 오랜 남는 곡이다.
좋은 의견 부탁합니다 ^^
박재환 20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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