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티] 20년의 기억 "이.티. 폰 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E.T. the Extra-Terrestrial 1982)

2019. 9. 12. 19:43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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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환 2002.2) <이티>가 재개봉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는 비디오 가게로 달려가서 <이티>를 빌려보았다.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인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비디오의 화질과 음질은 DVD시대를 사는 나로서는 마치 <카사블랑카>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 이젠 이 화면에 더 선명한 칼라가 덧칠 되고, 이 음향에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새로운 소리가 더해져 관객을 찾겠지. 그 생각을 하면서 <이티>의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티>는 미국에서는 82611일 개봉되었고, 우리나라에서 84년에야 겨우 개봉되었다. 지금이야 누구나 외화를 수입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20개 영화사만이 한해 몇 편씩의 한정된 외화를 수입할 수 있었다.(쿼터제) <이티>는 당연히 그들 영화사 사이에 경쟁이 붙었고 수입가가 15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당시 외화수입가격을 30몇 만 달러로 묶어두었던 정부에서 수입을 불허하였고 2년이나 시간을 끈 후 47만 달러로 겨우 수입 개봉되었다. 서울에서는 할리우드/국제/명화/코리아 등 4개 극장에서 개봉되었었다. 개봉 다음날, 부산 국도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었다. 

당시 창간되었던 <보물섬>(아마 그랬을 것이다!)인가 하는 두꺼운 어린이 만화잡지에서는 <이티>가 연재되었었다. 당시, 조잡한 이티 인형이 인기였다. 손가락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그리고, 형이 어디서 마이클 잭슨의 <이티 스토리북>인가 <오디오북>인가 하는 빽판(CD전에 인기 있었던 LP판을 불법복제한 것!)을 구해 와서 한참동안 마이클 잭슨의 그 경박스런 "우와 ! 이티 폰 홈"을 외치는 것을 들었었다. 당시 <이티>는 나에게 <어린 왕자>이상의 꿈과 희망과 동심을 심어주기에 족했다. 

어느 날 한밤 중. 자기보다 조금 더 큰 형은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있다. 엘리어트는 끼려고 해도 상대조차 안 해 준다. "꼬마야. 가서 주문한 피자나 받아 오거라!" 피자를 받으러 나갔던 엘리어트는 창고에서 이상한 인기척을 느낀다. 바로, 낙오된 외계인이 엘리어트 집에 숨어들어온 것이다. 그날 이후 엘리어트는 이 정체불명의 존재를 찾아 초콜릿을 길거리에 뿌리고 유인한다. 물론, 이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고. 

죠지 루카스가 자신의 <스타워즈> 시리즈를 하나씩 디지털로 재개봉시키고, 인기작품들의 속편 제작이 유행일 때 스필버그 감독 또한 <이티>의 부활에 관심을 보였다. 20005월에 스필버그 감독은 <이티>의 속편 제작보다는 오리지널 필름에 몇 가지 보강을 거쳐 재상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흘러나온 이야기로는 스필버그가 싫어했던 장면의 디지털 가공이었다. 정부요원이 총을 들고 있는 장면. 이 장면에 대해 스필버그는 무척 후회했다고 한다. 또한 오리지널 촬영당시 해리슨 포드가 출연한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에서 삭제되었단다. (오리지널에서 그는 엘리어트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장으로 잠깐 출연했다. 하지만 스필버그 생각으로는 너무 튄다고 편집에서 빼버렸다. <이티>의 각본은 당시 해리슨 포드의 와이프였던 멜리사 매티슨이 썼었다.) 그걸 20주년 기념작에는 다시 살려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디지털작업이 진행되면서 제작자 캐서린 케네디는 각종 루머에 대해서 해명했다. 먼저 해리슨 포드 출연 장면은 '여전히' 없다고. 새로운 장면은 두 군데만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하나는 이티와 엘리어트가 목욕탕에서 장난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새로 공개된 <이티>의 트레일러(예고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내 기억으로는 20년 전에 보았던 <보물섬>의 만화에서 가장 기이했던 장면이 <이티>가 엘리어트의 엄마가 목욕하는 장면을 잠깐 보는 씬이었다. 물론 영화에는 없었던 장면! 영화에서 이티가 몰래 훔쳐보는 장면은 엘리어트의 엄마가 거티(드류 베리모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할로윈 날 이티를 찾는 장면에서 새로 추가된다고 했다. 

이외에 원래 있던 장면에 디지털 작업을 가한 것은, 영화 후반부에서 관객들이 가장 소리를 많이 질렸던 바로 그 장면이다. 이티를 실은 자전거가 정부요원들의 머리 위를 날아가는 장면. 이때 정부요원들은 모두 총을 들고 있었다. (전혀 위험하지 않는 외계인에게 총을 겨누는 비정한 어른들!) 게다가 드류 베리모어 또한 총을 무지 싫어한다니. 디지털로 총을 워키토키로 바꾸는데 10만 달러가 쓰였단다. 그리고, 할로윈 날 이티는 하얀 천을 뒤집어쓰고 엘리어트는 환자 분장을 하는데 이를 본 엄마가 "테러리스트 같다"고 말하는데, 이 장면이 "히피 같다"라고 바뀐다고. 역시 9·11테러 이후 "테러리스트"는 어린이들에게 무척이나 듣기 끔찍한 금기어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새로 개봉되는 <E.T.>는 더욱 동심에 근접하는 순수무공해 영화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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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티>에서 귀엽기 그지없던 깜찍한 아이 드류 베리모어는 알코올과 마약으로 점철된 암담한 한 시절을 보내고 나서는 이제 헐리우드에서 잘나가는 배우이자 제작자로 성장했다. 반면 엘리어트를 맡았던 헨리 토마스는 그저 그런 배우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 꼬마가 스필버그 앞에서 오디션을 받을 때, 자신의 죽은 개를 떠올려서 무지 슬픈 표정연기를 했다고. 이에 감동받은 스필버그가 캐스팅했다나. 이젠 어른이 되어버린 엘리어트를 곧 다른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 이번 여름에 개봉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신작 <뉴욕의 갱>에 출연한다니 말이다. <이티>는 미국에서 (2002) 322, 한국에서는 45일 식목일에 개봉된다. 

<이티>가 한국에서 개봉될 때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아마 이 문구를 기억할 것이다. 신문의 광고 문구는 이랬다.  (박재환 2002/2/7)

"내일 아침 10 30분 가슴 뛰게 하는 E.T.의 첫 장면이 열립니다." 
과장 없이 이것은 영화사적 사건이다. -영화평론가 정영일 
네 번 보았다. 네 번 다 울었다. -파리에서 윤정희

 

 

E.T. the Extra-Terrestrial - Wikipedia

"E.T." redirects here. For other uses, see ET. E.T. the Extra-Terrestrial is a 1982 American science fiction film produced and directed by Steven Spielberg, and written by Melissa Mathison. It features special effects by Carlo Rambaldi and Dennis Muren, an

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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