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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관음] 드라마틱한 중국/현대/통속/대중소설
중국에 ‘해암’(海岩,하이옌)이라는 작가가 있다. 이름이 독특한데 필명이다. 본명은 사해암(佀海岩)이다. 사(佀)씨는 흔치 않은 성(姓)씨이다. 이 사람은 참 특이한 프로필을 갖고 있다. 1954년 북경에서 태어난 그는 1969년 입대한다. 해군항공병 기지단에서 중국의 주력전투기의 하나였던 썬6(殲-6)의 전기관련 업무를 했다고 한다. 제대 후에는 북경시 공안국에서 일했다. 중국에서는 군대관련 이야기를 다루는 이른바 ‘군려’(軍旅)작가는 꽤 된다. 그런데 해암처럼 공안국 출신은 드물다. 더욱 기이한 것은 그가 공안국을 나온 뒤 개인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놀라운 사업수완을 보이며 여러 기업체를 거느린 전문경영인이 되었다. 호텔사업도 하고 있고 그런 배경으로 중국여행업협회 부회장 직함도 갖고 있다. 대학..
2010.03.12 -
[공자] 공자가 살아야 중국이 산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일본 = 콘텐츠강국’이라는 등식이 우리나라 창작인에게 받아들여진다. 서점 한쪽을 다 차지하고 있는 일본소설, 넘쳐나는 일본드라마 동영상, 그리고 소장하고픈 각종 캐릭터 상품들. 그런데 그 콘텐츠강국 경쟁대열에 중국이 나섰다. 중국은 그 많은 사람, 그 오랜 역사에서 배태된 수많은 ‘스토리중심의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게 포진하고 있다. 소설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한 오우삼 감독의 이 그 좋은 예일 것이다. 중국에선 최근 놀랍게도 ‘공자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언뜻 보아 “돈,돈,돈....”하며 오직 경제성장에만 올인할 것만 같은 중국인을 정신적으로 각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국책 영화(주선율)로 보이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콘텐츠 중국의 잠재력’을 십분 보..
2010.02.04 -
[8인 최후의 결사단] 1905, 로스트 히어로즈
* 이 영화의 중국어원제는 (十月圍城)이다. 아편전쟁 이후 홍콩이 영국에 할양된 후 빅토리아 시티를 중심으로 항구가 형성된다. '10월, 빅토리아성을 사수하라' 정도의 뜻이다. * 작년, 2009년은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지 60년이 되는 해였다. 그들의 건국기념일인 10월 1일 천안문광장에서 최첨단 무기를 내세운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그들은 그들이 초강대국의 하나임을 대외에 과시했다. 모택동이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를 대만으로 몰아내고 농민과 무산계급의 혁명성공을 대내외에 선포한지 60년이 된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그리고 지역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초강대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내보이고 있다. 영화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야 홍콩 느와르 이후 중국어영화라면 잊힌 장르가 되어버린 감..
2010.01.11 -
[불륜의 심리학] 당신 바람피운 적 있죠?
* 책 표지 그림은 파블로 피카소의 1933년 작품 이다. (2017.10.8 이전에 모 신문에서 독자를 상대로 신간 서적을 제공하며 북 리뷰 사이트를 운영한 적이 있다. 괜찮은 프로세스였는데 지금은 중단되었다. 그때 읽은 책 중 이 있었다.) 책 표지에 보니 이런 문구가 있다. 왜 한 사람만 사랑해야 되나요? 외도는 본능이다. 결혼은 사랑의 적! 내 남자의 외도, 사랑일까? 바람일까? 뭐 책 제목만 보아도 끝까지 안 읽어봐도, 불륜을 안 저질러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지금 이 책이 필요한 것은 나보다는 타이거 우즈인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은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인 게르티 젱어와 발터 호프만이란 사람이 썼다. 심리학에 대해선 거의 ‘유아기’수준이고, ‘불륜’에 대해선 전혀 아는 ..
2009.12.08 -
[닌자 어쌔신] 비의 이 영화, 잔인하다
이달 초(11월 6일) 왕십리CGV에서는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킨 화제의 영화 (Ninja Assassin)의 기자시사회가 있었다. 예전에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가 통상 두 차례 진행되었다. 하나는 개봉 전 기사작성을 위해 신문사나 저널소속 기자들을 위한 언론시사회였고, 또 다른 하나는 전국의 극장관계자들을 위한 배급시사회였다. 그런데 요즘은 정통적인 의미의 기자(혹은 평론가)들만 시사회에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배급이란 것도 전국적 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이라서 별 의미가 없이 쓰인다. 어쨌든 이날 시사회는 두 개 상영관에서 이루어졌는데 객석이 가득 찼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비(정지훈)에 대한 관심과 영화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99분간 사지절단, 유혈낭자, 피바다의 향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풍성한 ..
2009.11.18 -
[2012] 지구 종말의 날을 즐겨라! (롤런드 에머리히 감독 2012, 2009년)
최근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는 1995년 일본을 뒤흔든 신흥종교단체 옴 진리교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하다. 이들은 도쿄 지하철에 사린 독가스를 뿌리는 등 세계종말론을 내세우며 혹세무민한 사이비 광신도 집단이었다. 소설 에서 그런 종교단체의 리더가 이런 말을 한다. “종말이라는 것을 내세운 종교단체는 모두 사기일 뿐이야.” 심심찮게 등장하는 지구 종말은 확실히 종교적이거나, 거대한 사기극이다. 항상 있어온 여러 지구종말론의 가장 최신버전은? 바로 2012년 12월 21일이다. ‘고대 마야 문명’이 콕 집었다는 바로 그 날짜를 다룬 영화가 개봉된다. 와 등 지구종말론엔 일가견이 있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보기 전에 먼저 마야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자. BC 3114년..
2009.11.04 -
[성성왕](싱싱왕) 홍콩에서 만든 킹콩 영화. 그것도 1976년도에. (하몽화 감독 猩猩王, 1975)
‘킹콩’(King Kong)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1933년에 처음 영화로 만들어졌다. 물론 할리우드에서. 대박영화를 꿈꾸는 영화감독이 풋내기 여배우를 데리고 인도네시아 근처 섬까지 가서는 그곳에서 야생 거대 고릴라를 발견하여 뉴욕에 데려와서 흥행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가다 전투기의 공격을 받고 죽는다는 슬픈 내용이다. 이 영화는 그해 곧 바로 속편이 만들어졌다. 제목은 (Son of Kong)이었다. 은 괴수영화, 거대동물영화의 컬트로 대접받는다. 1976년에는 디노 레 라우렌티스라는 걸출한 제작자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이 영화에서 킹콩은 이제는 사라진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기어 올라간다. 1976년도 작품의 특징은 여배우 제시카 랭이 너무나도 연기를 못한다는 것...
2009.11.03 -
[출애굽기] 여인의 음모 (팽호상 감독)
홍콩영화계에 팽호상(彭浩翔 Ho-Cheung Pang)이란 감독이 있다. 우리나라의 김기덕 감독만큼이나 독특한 감독이다. 아마도 작금의 홍콩의 규모로 봐서는 ‘가장 현실적인 홍콩’ 영화감독일 것이다. 그의 영화데뷔작 (▶영화리뷰 보기)를 어떻게든 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그는 비참하리만치 쪼그라져버린 홍콩영화판에서 가장 홍콩적인 이야기를 아주 애써서 자신의 영화에 담고 있다. 그의 2007년도 작품 를 소개한다. 물론 는 구약성서의 한 챕터이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민족(유태인)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 시나이산에 이르는 고난과 역경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애굽’은 이집트를 이야기한다. ‘출애굽기’ 즉, ‘엑소더스’는 오토 프레밍거 감독에 의해 왕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폴 뉴먼이 이끄..
2009.10.29 -
[디스 이즈 잇] 지상 최대의, 그리고 ‘마지막’ 쇼
팝의 역사에 있어, 대중문화라는 세계에 있어 마이클 잭슨이 차지하는 위치는 당연히 ‘황제’의 자리이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지난 6월 25일 갑자기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50. 이제 그 위대한 엔터테이너를 위한 장엄한 쇼가 막을 올릴 시간이다. 단지 2주간에 걸쳐서 전 세계 극장가에서, 그의 수많은 팬들을 위해서 말이다. 오늘(10월 2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극장에서는 흥미로운 행사가 있었다. 영화 상영을 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아침 8시 반부터 말이다. 마이클 잭슨이 출연한 영화 이라는 작품과 관련된 행사였다. 영화는 오전 10시 정각에 시작되어 11시 45분에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 스크롤이 올라갔다. 그러나 그 전에 아주 특이하게도 바다 건너 미국에서 펼쳐진 미국현지 시사회장 앞 레드카펫..
2009.10.28 -
[중국초인] ‘메이드 인 홍콩’ 슈퍼 히어로 (화산 감독 中國超人, 1975)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본 것은 쇼 브러더스(邵氏兄弟) 때문이다. 지난 20일 홍콩에서는 중국(적어도 홍콩) 대중문화계에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홍콩에서 가장 큰 방송사인 TVB(무선전시대)의 42주년 개국행사가 열렸다. 중국도 아닌 홍콩의, 일개 방송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TVB는 바로 왕년의 홍콩 영화왕국 쇼 브러더스의 소일부(邵逸夫) 할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방송사이다. 그 할아버지 올해 연세가 무려 102살.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소일부 회장 (공식직함은 TVB 행정주석이다)은 내년 1월 1일 정식 은퇴한단다. 이 때문에 10월 20일 밤에 있었던 TVB 42주년 축하행사장은 그의 마지막 공식무대인 셈이다. 쇼 브러더스는 1958년 홍콩에서의 영화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 TV가 각광받으면서 소..
2009.10.23 -
파주 시사회, 박찬옥+이선균+서우, 원더풀~
파주 괴물같은 배우의 놀라운 영화 파주는 경기도 서북단에 위치한 휴전선 접경지역 마을이다. 모르긴 해도 그런 지리적 특성상 군부대가 많을 것이고, 뒤늦게 이곳저곳에 불도저식 개발이 진척되면서 그 곳에 터를 잡고 사는 토착주민들에겐 특별한 저항심리가 자리 잡고 있을 듯하다. 적어도 ‘파주’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려는 박찬옥 감독이 생각하기에는 말이다. 마치 ‘밀양’을 바라보는 이창동 감독처럼. 박찬옥 감독 (박찬욱이 아니다!)은 ‘파주’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었다. 제목까지 쿨하게 ‘파주’이다. 어제 서울 시내 한 극장에서 의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상영 뒤에는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뒷이야기를 나누었다. 는 어떤 영화이고, 감독이 말하려고 한 ‘파주’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2009.10.22 -
[허트 로커] 이라크 전 폭발물해체팀원의 트라우마
의 감독 캐스린 비글로우(Kathryn Bigelow)는 여성감독이다. 물론 군대에도 안 간 사람이리라. 이 여자가 유명해진 것은 와 (▶리뷰 보기)같이 멋진 영화 때문이라기보다는 한때는 제임스 카메론의 와이프였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이거 쓰고 보니 굉장히 마초적인 표현이네^^) 여성 감독치고는 참 파워풀한 영화를 잘 만든다. 이 작품도 파워풀하고, 멋있다. 쿨하다. 불발탄, 시한폭탄, 의심물질을 발견한다면... 군대 이야기이니까 먼저 군대이야기. 내가 복무했던 부대는 후방 전라도 땅이었다. 우리나라 어디든지 군부대는 있고, 사격훈련장도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군부대 사격장에는 불발탄이 있을 수 있다. 그게 연습탄일 수도 있고, 625때 남겨진 중공군의 폭탄일 수도 있고, 미군의 폭탄일 수..
2009.10.19 -
[구구니 표양아] 황건신 감독의 모던 차이나
[제발, 나의 선행을 알아주세요] 황건신 감독의 모던 차이나 중국에 황건신(黄建新,황졘신)이라는 감독이 있다. 장예모, 진개가와 함께 이른바 5세대감독 군에 속하는 영화인이다. 한국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이다. (장예모와 진개가보다 몇 년 늦게 북경전영학원에 입학했다) 그의 최신작은 최근 중국에서 개봉된 중국건국 60주년 초거대작 이다. 이 영화는 이미 4억 위안을 벌어들이며 중국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수익 작품이 되었다. 황건신 감독의 작품은 어떤 공통점이 있다. 줄곧 현대화되어가는 중국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청년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소개된 것은 아마도 3년 전 CJ중국영화제에서 상영된 (站直啰!别趴下)일 것 같다. 그는 한국자본도 투..
2009.10.19 -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새 영화 <아바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새 영화 굳이 할리우드 영화와 비(非)할리우드 영화를 구분 짓는다면 할리우드의 영화의 특·장점은 무한대의 상상력을 무한대의 기술로 영화팬들의 관람욕구를 앞서서 개척해 나간다는 것이리다. 물론 그 선두에는 스티븐 스필버그나 피터 잭슨,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 같은 걸출한 영화창작인이 서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편) 때만해도 넘치는 상상력의 감독으로 치부되었지만 를 거치고 를 내놓으면서 할리우드 주류영화계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에서는 스토리와 기술적 영상의 완벽한 조합을 이루어내며 아카데미를 휩쓸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작품으로 남아있다. 제임스 카메론이 14년 동안 준비했다는 다음 작품은? 바로 (Avatar)이다. 올 연말 12월 17일(한국) 개봉되는 를 ..
2009.10.16 -
[나는 비와 함께 간다] 홍콩 예수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소개되는 영화 중에 가장 관심을 받은 작품 중의 하나가 바로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 그리고 할리우드의 조쉬 하트넷이 출연하는 영화 라는 영화이다. 역시 배우들의 이름 값 때문인지 이 영화는 발매시작 38초 만에 인터넷 예매분이 매진되는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영화는 지난 6월에 일본에서 먼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트란 안 홍(Trần Anh Hùng) 감독 작품이다. 이름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지만 베트남 출신의 유명감독이다. , 그리고 로 해외영화제에서 각광받은 인물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에 출연한 양조위 때문에 더 유명해진 영화요 영화감독이다. (그것은 마치 후효현 감독의 와 비슷한 이유이다) 트란 안 홍 감독이 2000년 을 완성한 뒤 한 작품을 추진하다 ..
200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