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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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로얄] 생존게임, 그 자체 (후카사쿠 킨지 감독 バトル ロワイアル, Battle Royale 2000)
(박재환 2001/7/4) 지난 봄, 일본 극장가에서는 조그만 소동이 있었다. 올해 일흔 둘의 노장감독 후카사쿠 킨지가 그의 60번째 작품으로 이라는 상당히 폭력적인 작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소설로 출간되면서 그 내용의 폭력성 때문에 도덕성 논란을 불려 일으킨 이 작품은 현대 일본의 교육 붕괴와 사회질서 파괴를 단적으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실업자의 양산과 학생들의 학교 사보타주에 대항한 국가의 통제방식은 전혀 새로운 생존게임을 고안하는 것이다. 일단의 학생들이 통제된 무인도에 보내져서는 단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는 ‘진짜’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는 충격적인 내용과 함께 수십 명의 참가학생들이 마치 파리목숨 같이 하나씩 죽어 가는 것이 카운팅될 때의 인명경시 풍조의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2008.03.05 -
[마녀배달부 키키] 소녀, 하늘을 날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魔女の宅急便,1989)
(박재환 1999.8.1.) 의 영어 제목은 이다. 아마, 이 영화는 미야자키의 의 경우처럼 제작 스폰스가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삿짐업체가 ‘Yamato Unyu’ (Yamato Transport, Co., Ltd.)이다. 이 회사의 트레이드 마크는 까만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 덕분에 이 택배회사가 확실히 떴다고 한다.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중에서 특별히 유난스런 작품이다. 그렇게 만화답지(?)않기 때문이다. 비록 ‘마녀’가 등장하고, 빗자루 타고 하늘을 날고, 고양이가 말을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만화스럽지가 않다. 그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답기 때문일까? 주인공 키키는 이제 13세가 된다. 그의 집안은 마녀집안이다. 백설공주..
2008.03.04 -
[얼터드 카본] 넷플릭스 사이버펑크 SF (Altered Carbon 2018)
넷플릭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작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는 리처드 K. 모건의 사이버펑크 소설 ( Altered Carbon)이다. 2002년 출판된 이 소설은 필립 K.딕 상을 수상할 만큼 호평 받은 SF소설이다. 소설은 300년 뒤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정신/기억/의식을 코티컬 스틱이라는 메모리칩에 모두 저장할 수 있다. 그 장치는 목 뒤에 삽입된다. 미래세계 인간에게는 이 칩이 생명의 연장도구이다. 한 육신이 죽으면 그냥 ‘시신’이 아니라 ‘슬리브’ 상태가 된다. ‘얼터드 카본’이란 한 슬리브에서 스택을 새로 삽입하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돈 많은 사람은 좋은 육신(슬리브)을 선택하고, 자신의 메모리가 저장된 ‘스틱’만 삽입하여 계속 살아가는..
2008.03.04 -
[쿵푸 덩크] 300원짜리 영화
[Reviewed by 박재환 2008-3-4] 강제규 감독의 [쉬리]이후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는 양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벤처캐피털과 IT쪽에서,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서 뭉칫돈들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충무로에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초호황 국면에 모 교수는 특이한 분석을 내놓았었다. 외화내빈의 한국영화 르네상스는 곧 끝장날 것이라고. 그의 주장의 요지는 이른바 이통사와 카드회사의 짝짝쿵 카드할인이라는 마케팅이 외형적 극장호황을 이끌었을 뿐이며 실질적 한국영화의 성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사실여부나 동의여부를 떠나 실제 그런 면이 있었다. 관객입장에서는 정상요금의 반값으로 영화를 볼 수 있으니 일단 좋지 아니한가. 주말 집 근처 극장에서 영화를 한편 봤..
2008.03.04 -
[컵] 나무아미타불 월드컵 만세!! (키엔츠 노부 감독 The Cup 1999)
최근 신문에 보도된 티벳 관련 소식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인도의 한 영화시상식에서 리처드 기어에게 ‘발리우드(봄베이+헐리우드: 약동하는 인도영화계를 일컫는 말)가 뽑은 양심인’이라는 특별상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이유는 그가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등 티벳의 자유를 신장시키는데 크게 공헌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뉴스로는 성악가 루치아노 파파로티가 자선 공연장에서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성악가 파파로티도 티벳인의 자유 쟁취를 기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티벳이란 나라가 어떤 나라이지? 그럼 중국에 침략당한 상태란 말인가? 이런 의문을 가질 만하다. 그리고 이란 영화가 일곱 번 환생환 키엔츠 노부(Khyentse Norbu)라는 스님이 감독을 했다는데 이건 또 무슨 오컬틱한 소리인가. 무슨 종교지도자가..
2008.03.04 -
[비비스와 버트헤드] 두 멍청이, 미국은 ‘DO’해 먹다 (마이크 저지 감독 Beavis and Butthead Do America,1996)
(박재환 1998.12.21) 미국에서 살던 한국인이 쓴 책에서 이 만화를 거론한 적이 있다. 미국 청소년의 문제점을 써 놓은 것이다. 이른바 대중문화 TV의 해악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란 것이란다. 이 만화는 미국 청소년문화, 아니 미국문화 그 자체인 ‘MTV’에서 방송된 작품이다. 시리즈물로 인기 끌고, 나중엔 극장용 만화로 나왔다. 캐릭터가 얼마나 황당한지, 그리고 미국 시청자가 얼마나 어이 없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주인공인 두 바보가 고속도로 중앙차선에 누워 누가 더 담력이 큰가 시합을 한다. 그 프로가 방송된 뒤 똑같이 흉내내다 찻길에서 비명횡사한 미국청소년이 속출했다고 한다. (제발 따라하지 맙시다 – 따지고 보면 제임스 딘이 에서 차로 ‘담력 테스트’한 것이나, 에서 러시안 룰..
2008.03.03 -
[밀양] 사람의 아들
[밀양]은 소설가 출신의 이창동 감독이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벌레이야기]를 영화로 옮긴 것이다. 소설가 이청준은 문학가로서도 톱클래스 작가일뿐더러 한국 영화판에서도 꽤 대접받는 작가이다. 오래 전 [이어도]가 있었고 최근엔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이 바로 그가 쓴 소설이 바탕이다. 원작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았기 때문인지 영화를 보면서 제일 먼저 든 느낌은 이 영화는 ‘문학적인 영화’임에 분명한데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마치 빌려 온 남의 옷에 그럴싸한 장식을 단 것 같은 부조화, 비록 화려한 옷의 어떤 비밀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뿌린 흙탕물 자국을 바라다보는 것 같은 불편함들. 도서관에서 이청준 원작 소설을 찾기 시작했다. 원작은 지난 1985년 계간지 >에 처..
2008.03.01 -
[집으로 가는 길] 옛 사랑
[Reviewed by 박재환 2000-10-29] 장 이모우(張藝謀)감독의 신작 은 아날로그 시대의 청순한 사랑과 잊어버린 인간의 냄새를 만끽할 수 있는, 실로 오랜만에 대하게 되는 순수 무공해 영화이다. 서구인들이 필요이상으로 중국 신세대감독의 작품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정치색을 찾아나설때 오히려 중국최고의 감독 장이모우는 의도적으로 그러한 논쟁에서 멀찌감치 떨어져나간다. 그의 전작 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몽주의적 작가의식을 내보였던 그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무모한 의도를 접는다. 너무나 소박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한 시절의 순수한 러브스토리를 통해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변해가고,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는 세태를 부끄럽게 만든다.장이모우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중화민족의, 혹은 강대국 중국..
2008.02.26 -
[인해고홍] 연기파 배우 이소룡 18세의 초상
[Reviewed by 박재환 2002-5-17] 우리나라에 비디오로도 출시된 유덕화-막소총 주연의 (89)의 홍콩 제목은 (人海孤鴻)이다. 이 영화는 1960년에 이소룡이 나왔던 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이소룡이 나왔던 영화라고? 평균적인 영화팬이라면 이소룡의 영화 작품으로 , , , 정도의 쿵후 액션물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죽은 후에도 그를 여전히 아시아 최고의 전설적인 쿵후 액션 스타로만 떠받들고 있다. 하지만, 홍콩 영화사를 다룬 책을 보다 보면 이소룡의 영화 인생에 있어 두 편의 작품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과 이란 작품이다. 은 진과(프루트 챈) 감독의 영화 에서 잠깐 언급된다. 의 홍콩 제목도 이다. 영화 은 이소룡이 10살 때 출연했던 영화이고, 은 18세에 출연한..
2008.02.26 -
[킹콩] 영화감독의 꿈, 영화팬의 꿈
[Reviewed by 박재환 2005-12-12] 삼부작으로 최고의 영화감독이 되어버린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 감독의 1992년도 작품 를 잠깐 보자. 수마트라 남서쪽 스컬섬에 뉴질랜드 동물국 사람들이 섬 사람들의 추적을 받으며 원숭이 한 마리를 밀렵해 온다. 이 원숭이에게 팔을 물리게 되고, 물린 사람은 점점 흉칙한 몰골로 변한다. 그리고는 좀비처럼 전염되기 시작한다. 여러모로 보아 대작영화 의 영향을 받은 소작이다. 피터 잭슨은 어릴 적 뉴질랜드 살 때, TV에서 방영된 (제시카 랭이 나왔던 킹콩말고 1933년의 페이 레이 주연의 흑백 무성 )을 보고는 감독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할리우드보단, 뉴질랜드에선 확실히 수마트라 근처가 매력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대 로봇의 전설보다는 돌..
200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