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7. 15:30ㆍ미국영화리뷰
>> 이 영화 & 이 리뷰에 대한 코멘트 대환영 ^^
모더니스트 시인 박인환의 1954년 발표 시집에 수록된 그 유명한 詩 <목마와 숙녀>에는 당대 최고의 '미스테리 히로인' 버지니아 울프가 등장한다. 그때는 왜 술을 마셔야하고, 왜 버지니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하고, 왜 떠나간 숙녀에 대해 이야기해야하는지 몰랐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불행히도 학교다닐 때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듣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한때 페미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이 유행을 일으킬때 이 불행한 삶을 산 드라마틱한 작가는 또다시 부활했다. 빅토리아 시대가 저물때, 브루조아계급이 문학계를 평정할때, 부조리로 가득찬 지성인의 집안에서 태어난 버지니아 울프라는 여류작가는 화려한 문학적 성과와 함께 드라마틱한 생을 보여주었다. 오랜 세월 정신질환에 시달리던 그녀는 결국 강물에 뛰어들어 삶을 마감했다.
Alternative Movies
<디 아워스> (2002) <빌리 엘리어트> <애정만세>(1994)
Reference
아카데미 영화제의 모든 것!
2003년 여우주연상수상 (후보:9개)
Because art is important.....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
Yahoo! Virginia Woolf
버지니아 울프 (1882_1941)
Virginia Woolf
마이클 커닝햄 <<세월>>
Michael Cunningham <>
Sites & Sho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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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2.0 이상용
imdb|하이텔|Yahoo
듀나 리뷰
1998년에 커닝험이라는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과 그녀의 작품을 '문학적'으로 뒤섞은 <세월>이란 소설을 내놓았다. 소설은 (읽지는 않았지만 아는 체 좀 하자면.... --;)
계속되는 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던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만)는 남편과 함께 런던 교외 리치몬드로 이사와 문학작품 창작에 매달린다. 오랫동안 버지니아를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지금 그녀가 쓰고 있는 소설 <댈러웨이 부인>를 어떻게 끝내야할지 몰라서이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의, 다른 두 여인의 이야기가 차례로 섞인다. 1951년 L.A.의 중산층 집안. 늦잠을 잔 로라(줄리안 무어)에게 한없이 가정적인 남편(존 C.라일리)이 꽃과 아침을 마련해 놓았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너무나 행복한 중산층의 중년 부인의 행복. 하지만 로라는 최근 읽기 시작한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 빠져들면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속으로 삼키고만 있다. 그의 어린 아들 리처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방황하는 어머니를 바라다보고 있다. 그렇다. 로라는 지금 자살을 생각하고 있고 어린 리처드는 본능적으로 어머니의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또하나의 이야기는 2001년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클라리사 본(메릴 스트립)은 오랜 남자친구 리처드(에드 해리스)의 생의 마지막을 위엄있게 지키려 노력 중이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리처드는 오늘 문학상을 수상할 것이다. 리처드는 문학상 수상과 그 파티가 두렵다. 클라리사는 리처드가 에이즈로 죽기 전에 자살할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게 두렵다.
이야기는 결국 버지니아 울프의 극중 인물 '댈러웨이 부인'에 의해 소재적으로 연결되더니 결국 주제적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정신적 고통, 동성애적 방황을 배합해 놓은 것이다. 각자의 정신적 고통은 브루주아적이기까지 하다. 스스로 만들어낸 자각의 공간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현대적 병리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고통 속에는 병적 집착과 양성애적 해결책이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캐릭터가 매달리는 자살에의 집착을 능가하는 것은 없는 듯하다.
<빌리 엘리어트>에서는 너무나 단도직입적으로 부성애를 부각시켰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이 영화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생'만큼이나 무거운 문학의 부담을 관객에게 전가시킨다. 아마 내가 남자라서 중년 부인들의 갱년기적 우울이나 '지극히 평범한 행복에의 반란'을 이해하지 못하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스티븐 달드리의 의도적 문학성을 수용하기에는 정신적 연령이 지극히 낮든지 말이다.
이 영화는 버지니아 울프적인 동성애, 혹은 양성애의 단면을 조금 노출시켜준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핀 끝에 선 물체모양 위대로우며 짜릿한 전율을 안겨준다. 특히 이 부분에 있어서는 1950년대 로라(줄리안 무어)의 연기가 가장 탄복할 정도였던 것 같다.
' 니콜 키드만-줄리안 무어-메릴 스트립'이라는 쟁쟁한 연기자, 그리고 존 C.라일리, 에드 해리스, 클레어 데인스까지 탁월한(혹은 그러한 분위기) 연기가 영화내내 이어진다. 삶과 죽음, 문학과 현실, 행복과 불행이라는 지극히 '문학적'인 수사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흥미로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채명량 감독의 <애정만세>를 좋아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도 좋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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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감상해 보자.... --;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女流作家)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雜誌)의 표지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木馬)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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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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