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드라곤 피쉬] 이와이 슌지의 생선요리 (이와이 슌지 감독 Fried dragon fish 1993)

2019. 8. 14. 07:34일본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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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1999/5/2) 이와이 슌지의 <러브 레터>를 본 사람은 이 미지의 감독의 다른 작품이 보고 싶어질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야 조금만 노력하면 그의 작품을 다 볼 수 있다. 하다못해 그가 텔레비전 드라마로 찍은 영화까지 볼 수 있다.

(놀라워라! 우리나라야 필름 보관 안하기로 유명한 나라지만 그렇게까지 심한 줄은 몰랐다. <로보트 태권브이> 필름 이야기가 아니라, 얼마 전에 한 영화잡지를 보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주 얼마 전에 상영한 <8월의 크리스마스> 필름마저 엉망인 상태로 보관 중이란다. 잘 보존하자!)

<프라이드 드라곤 피쉬>는 이와이 슌지가 극영화로 인기를 끌기 전, 텔레비전 드라마 소품을 찍을 시절 작품이다. 일본 후지TV에서는 음식을 소재로 한 연작을 찍도록 했는데, 이와이 감독은 이 중 <고스트 스프> 등 몇 편을 찍었단다. 이 작품은 1993년도 작품이다.

이 영화는 50분 남짓의 초미니 드라마이다. 나오는 배우는 아사노 타다노부(淺野忠信) , 芳本美代子인데 우리나라 사람에겐 낯선 배우일지도 모른다. 이와이 슌지의 <4월의 이야기> 주인공은 일본 최고 인기 아이돌 스타가 나온다. 이와이는 이들 배우를 캐스팅하는데 고심했단다. 그리고, 촬영 중에도 스케줄 맞추느라 쩔쩔맸었단다. 감독이 이래라 저래라 하기에는 너무 고액의 개런티를 받는 초특급 스타라서 말이다.

‘델타워크’는 정보데이터베이스 검색판매회사이다. 조금 생소한 직종이지만 요즘 같은 세상엔 있을 수 있는 – 물론 더욱 세분화되어 존재하고 있는 형태의 – 회사이다. “이 시스템으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귀사의 정보 획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지금 외판원이 한참 흥신소-신용조사소- 아이타탐정사무소라니깐-에 가서 홍보를 펼치고 있다. 시큰둥해하자, “20대의 델타 레이디가 나와서 오퍼레이터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한 달 간 무료로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제서야. 그래 갖다 놓아봐. 컴퓨터 단말기가 놓여지고, 네트워크에 접속되자, 이제 우리는 이 사람의 최근 임무에 같이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라고요? 토마스 어윙이라는 사람이 드라곤 피쉬를 찾아달라고 했다고요? 드라곤 피쉬가 뭐죠?” 음. 그건 동남아해에 분포하는 열대어야. 그런데요? 음 그 중에 실버 스타일은 천만 엔을 호가하지. 워싱턴 조약 알아? 희귀종의 밀수거래를 금지하고 있지. 실버가 일본에 넘어오면 천만 엔을 넘지. 그래 실버를 찾아 달라는 건가요? 아니. 레드야. 레드는 수족관 가면 쉽게 볼 수 있어. 어윙이 왜 레드를 찾을까. 혹시 레드 찾다가 실버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물고기學은 여기서 그만두고, 오퍼레이터로 지원 나온 아가씨는 그만 이 물고기에 흥미를 갖고 자신들의 델타워크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본다. 아니, 이럴 수가! 토마스 어윙이란 작자는 살인, 테러, 밀수, 마약 등.. 위험인물이었다. 그가 쫓고 있는 이 물고기는 대단한 것이 분명하다. 우와 잘하면 천만 엔짜리 물고기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스쿠퍼를 타고 물고기 판매상들을 돌아다니며 “드라곤피쉬”의 단서를 찾아 헤맨다. 첫 번 째 알게 된 것은, 드라곤 피쉬의 먹이는 금붕어라는 사실. 이 식어종을 찾아 동경시내의 어항가게를 다 뒤지고, 그 분포도를 컴퓨터에 연결시켜서 퍼지이론을 동원, 목표물이 거주할 듯 하는 지점이 분석된다.

* 상당히 과학적이고, 컴퓨터 기술이 총 동원된 것 같지만, 상당히 그렇지 못하다. 아마 1970년도에 찍혔을 <쉬리> OP센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빠를 것이다.*

아가씨는 그 동네를 어슬렁거리다가 이층 창문너머로 내려다보는 한 놈팽이를 보게 된다. “이봐 아가씨 뭐 찾아?” 이 놈팽이 또한 위험인물. 프로페셔널 킬러이다. 지금 동경 시내에서 잠시 잠적 중이다. 그런데 이 아가씨 겁 없이 그 방에 들어갔다가 찾고 있던 그 물고기를 보게 된다. 이 킬러의 이름은 ‘나츠로’이다. 아가씨가 괜히 친근한 척 접근한다. 난 “푸 링 원”이야..” 그리고 위험한 킬러와 호기심 많은 델타오퍼레이터 초보 탐정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밥 먹었어” 하더니 그 남자, 어항에서 한 마리를 작살로 꿰더니 그걸로 프라이드 피쉬(피쉬 커트렛)를 한다. “아니, 이걸 어떻게 먹어요?” 그러고, 마치 보신탕의 효용에 대해 열혈한국인이 외국인에게 늘어놓았을 만한 철학적 소리를 듣게 된다. “맛있잖아…”

영화는 줄곧 깜찍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아가씨와 왠지 터프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머스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바그너와 말러의 클래식을 들으며 “이런 음악은 온 몸으로 느껴야 해”라고 말하는 장면은 닭살 돋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야기는 좀 부조화스럽게 (45분짜리이니 사람이 나왔다 들어가면 끝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킬러가 나와서 머스마를 죽이려다 지가 죽고, 경찰이 들이닥치고, 머스마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이들을 해치우곤 달아난다. 그리고, 오퍼레이터를 찾아와선 우리 바다로 갈래? 하더니 실버드드라곤 피쉬을 주고 사라져 버린다.

결국 천만엔 짜리 레드 드라곤 피쉬는 구경도 못해보고, 실망한 채 아가씨와 탐정은 “에잉.. 우리 그냥 먹어치우자”하고는 그 실버드라곤 피쉬을 튀겨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아가씨. ” 난 생선알은 싫어” 하면서 알집을 떼어내서는 탐정아저씨 접시에 들어준다. 아저씬 맛있게 꼭꼭 씹어 삼킨다. 이때 텔레비전 방송에선 뉴스가 나온다.

“…..오늘 경찰은 밀거래가 금지된 드라곤피쉬의 밀수를 시도한 어윙을 체포하고 범죄행위를 자백 받았습니다. 어윙이 경찰에 자백한 것에 따르면, 레드 드라곤 피쉬의 반입이 어려워지자, 레드의 난소를 실버에 이식하여 반입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탐정사무소 아저씨는 수십 억 원짜리 요리를 먹은 것이다.

이 영화의 각본도 이와이 슌지가 직접 쓴 것이다.

그리고 좀 영화를 깊이 본다면, 외로운 킬러 나츠로의 공간은 수족관이 여러 개 놓인 텅빈 공간이다. 나츠로는 푸른 배경의 이 갇힌 공간에서 자신이 수조에 갇힌 물고기와 같다는 느낌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 부조화를 깨는 것이 ‘푸’라는 철없는 아가씨이고, 둘의 이상한 로맨스는 기대이하로 끝장난다. 이는 이와이의 다른 영화 <피크닉>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러한 이야기 진행방식이다. 사실 일본영화에서 다게시 스타일의 야쿠자 말고는 좀 국제성을 띈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무국적성이 끊임없이 제시된다. 이와이 슌지 영화는 너무 그림엽서 같고, 또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 같은 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킬러나 범죄인들은 절대 일본인 같아 보이지 않는다. 네러티브는 하드 보일드를 따르고, 이미지는 사무라이를 따른다. 그리고 남은 부분은 동양적 정서로 채워지고 말이다. 이는 나중에 훨씬 길어진 영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에서 똑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비록 짧지만, 길게도 볼 수 있는 영화가 이와이 슌지 작품이다.

 

 

Midnight Eye review: Fried Dragon Fish (, 1993, Shunji IWAI)

Director Shunji Iwai has an awful lot in common with his American counterpart Quentin Tarantino. Both directors exploded upon the scene with their theatrical debuts in the early 90s (Tarantino with Reservoir Dogs in 1992 and Iwai with Love Letter in 1995);

www.midnighte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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