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개봉영화(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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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디즈니의 매직램프 (가이 리치 감독 Aladdin,2919)
디즈니의 화수분 같은 금고에는 스타워즈, 픽사, 마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창업자 월트 디즈니가 오래전 만들어 놓은 유물들이 여전히 반짝거리고 있다. 그걸 꺼내어 먼지만 털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재창조 작업을 한다. 그렇게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이 차례로 실사영화로 영화팬들을 찾고 있다. 최신작은 ! 1992년 로빈 윌리엄스가 수다쟁이 지니 요정으로 활약했던 애니메이션 의 실사판이 만들어졌다. 고아 알라딘이 자파의 계략으로 모래동굴에 들어갔다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 지니가 똬리를 튼 마법램프를 손에 쥐게 되고, 그걸 문질러 공주 ‘자스민’의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다. 물론 마법의 카펫을 타고 “A Whole New World”를 부른다. ‘아라비안 나이트’와 알라..
2019.07.29 -
[더 보이] 슈퍼맨 다크 버전 (데이비드 야로베스키 감독 Brightburn, 2019)
1939년 만화책 히어로로 탄생한 ‘슈퍼맨’은 지구인이 아니었다. 머나먼 행성 크립톤 출신이다. 외계인 베이비 ‘칼-엘’은 크립톤 행성이 폭발하기 전에 생물학적 부모에 의해 작은 우주선에 태워져 지구로 보내진다. 그의 우주선이 떨어진 곳은 이름부터 작은 미국의 시골마을 ‘스몰빌’(Smallville)이다. 우주 베이비를 발견한 지구인 켄트 부부는 아기를 잘 건사하여 훌륭한 지구인 가족으로 키운다. ‘클라크 켄트’는 지구인으로 자라면서 ‘정체성의 혼란’도 겪게 되지만 지구가 위험에 처했을 때 기꺼이 망토를 펄럭이는 좋은 친구가 된다. DC코믹스의 막강한 슈퍼히어로 ‘슈퍼맨’의 이러한 성공담을 철저하게 뒤집은 다크 히어로가 탄생했다. 마블 영화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이 제작한 영화 (감독:데이비드 야로베..
2019.07.29 -
[기생충] 버닝 패밀리 (봉준호 PARASITE,2019)
봉준호 감독의 신작 은 작금의 한국 경제상황에 비추어보면 반지하에 사는 전형적인 ‘하층’ 서민가족의 자급경제를 다룬 블랙코미디이다. 호구지책으로 박스 접기 같은 단순노동으로 살아가는 이들 가족에겐 ‘계획’이란 것은 사치일 수도 있다. 어느 날 백수 아들 기우(최우식)의 친구(박서준)가 찾아와서 괜찮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넘겨준다. 박서준은 이 집에 재물운과 합격운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육사 출신의 할아버지가 수집했다는 산수경석을 선물한다. 이를 두고 기우는 “아, 상징적인 거네”라고 말한다. 이 때부터 관객들은 천재감독 봉준호의 ‘상징’과 ‘은유’를 찾아 영화에 빠져든다. 인물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소품배치 하나하나에 대해 숨겨진, 대단한 의미를 찾기 위해 집착하게 된다. 기우에..
2019.07.28 -
[나랏말싸미] 영화가 정설과 달라 서로 사맛디 아니할새 (조철현 감독 2019)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필연적으로 ‘역사왜곡’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오랫동안 ‘한글창제’와 관련된 신화 가운데 하나는 집현전에서 밤새 연구하다 잠이 든 정인지에게 세종이 곤룡포를 덮어주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은 이야기에서 소설로 전승되면서 ‘애민의 상징 세종, 고뇌의 결과물 한글’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다. 그런데, 한글이 집현전에서 만들어지지 않았고, 세종의 힘이 아니었다면? 하늘에서 떨어졌나? UFO를 타고 온 외계인이 전해주었나? 조철현 감독은 ‘한글 창제설’에 얽힌 많은 버전 중에 신미대사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불러낸다. 영화에서 거듭 나오는 말이 고려는 불교 때문에 망했고, 조선은 반면교사로 삼아 유교를 숭상하고, 명을 받들어 천세만세 살..
2019.07.25 -
[리지] 도끼살인의 재구성 (크레이그 맥닐 감독 Lizzie, 2018)
1892년 무더웠던 8월 4일, 바다 건너 미국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매사추세츠의 폴 리버에 사는 부유한 기업가/금융가인 앤드류 보든과 그의 아내 애비 보든이 집안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당시 그 집에는 작은 딸 리지 보든과 하녀 매기가 있었다. 큰딸 엠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외출 중이었다. 보든 부부는 도끼로 수십 차례 가격을 당한 끔찍한 상태였다.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뜻밖에도 딸 ‘리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한다. 그리고 재판이 시작되었지만, 평의 결과 무죄로 풀려난다. 당시 재판에서는 그런 교양 넘치는 집안의 규수가 그렇게 잔인한 살인을 저지를 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리지 보든 사건’은 그날 이후 미국의 또 다른 전설이 되었다. 과연 1892년의 미국 양가집..
2019.02.10 -
[가버나움] ‘반딧불의 묘’와 '하비비’가 만난다면 (나딘 라바키 감독 Capharnaum, Capernaum, 2018)
영화가 한 국가의, 사람 사는 세상의 어두운 면을 비추는 경우가 많다. 지켜보는 사람이 괴로울 정도로. 1999년 우리나라가 IMF의 수렁에 빠져 온 국민이 고통에 허덕일 때 우리나라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이 나왔다. 경사스런 일이었지만 수상작 의 내용은 이랬다. IMF 실직자 가장은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바다를 찾는다. 온 가족은 함께 자살을 한다는 내용. 당시 한 신문은 기사에서 “국민에게 힘을 주어야할 때 이런 영화가 나온 것이 유감”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가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원작소설(Q&A)을 쓴 비카스 스와루프는 현직 인도 외교관이었다. 인도의 어두운 면을 썼다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 (원작자보다는 영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2019.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