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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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 커뮤니티, 정체성, 그리고 변태부츠
“Everybody say yeah!” 뮤지컬 [킹키 부츠](원제:Kinky Boots)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콘텐츠이다. 21세기 들어 영국 노샘프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산업적 변화과정을 담고 있다. 오랫동안 이 지역 사회를 지탱하고 있던 제화공장들이 불경기로 잇달아 문을 닫게 된다. 프라이스 제화공장을 물려받은 젊은 사장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4대 째 동고동락한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해고되고, 공장건물은 사라지고 그 곳에 번듯한 신축아파트거 들어서면 되는가? 그때 찰리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드랙 퀸’이다. 밤무대에서 여장을 하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는 인물이다. 문제는 거구(!)의 남자들이 신기에 하이힐의 뒷축이 부실하다는 것. 제화전문가의 눈에 새로운 아이템이 떠오른다. 그들을 위..
2022.04.25 -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본다
지난 2년, 공연업계는 코로나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공연업계는 자구책의 하나로 무대 공연 작품을 영화관용 버전으로 제작 공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해외에서 공연문화 확산의 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메인 스트림은 아니었다. 오늘(1일) 개봉하는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도 그런 경우이다. 이 작품은 올 시즌 샤롯데 씨어터에서 펼쳐진 규현-임선혜 페어의 뮤지컬 [팬덤] 공연을 스크린용으로 만든 버전이다.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1910년 쓴 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장국영 주연의 영화 [야반가성]도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뮤지컬이라면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먼저 기획된 작품이 있다. 아서 코핏의 대본과 ..
2022.01.22 -
[더 프롬] 넷플릭스 뮤지컬, 화려한 설교
1년 전만해도 ‘넷플릭스’의 확장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모르긴 해도 디즈니플러스가 합류하면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런데,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세상은 훨씬 더 넷플릭스 중심으로 돌아간다. 아카데미도, 한국영화계도, 한국 TV드라마상황도. 여기에 흥미로운 작품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이다. 물론 극장 개봉은 애당초 염두에 두지도 않고,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의 원작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란 것이다. ‘프롬’은 ‘from'이 아니고, ’prom'이다. 미국 영화에서 흔히 보는 고등학교 졸업파티, 무도회를 말한다. 반(半) 성인이 된 그들은 이제 정장을 입고, 드레스를 근사하게 차려입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축복을 받으며 근사한 세레모니를 거치는 것..
2020.12.02 -
[뮤지컬 썸씽로튼] '셰익스피어 시절 뮤지컬이 있었으니..'
조금 오래된 이야기지만 어린 딸애에게 발레 를 처음 보여주고픈 엄마는 관람 전에 아이에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들러준다.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가 백조로 채워지자 아이가 너무너무 궁금해서 엄마에게 큰 소리로 묻는다. “엄마, 그러니까, 저 백조가 나중에 죽는 거야?”라고. 이건, 스포일러에 대한 이야기도, 공연관람 에티켓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게 새로운 공연문화에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만약, 처음 뮤지컬이라는 것을 보는 아이의 느낌은 어떨까. 커다란 극장, 화려한 무대, 땀을 뻘뻘 흘리며 대사하고 노래하는 배우들. 이건 마블 영화도, 크리스마스에 하는 교회 연극도 아니다. 신기하다! 500년 전,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 보자. 셰익스피어 시대로. 썼다하면 ‘런던(!)의 지가’를 높이던 그였지..
2020.09.29 -
[뮤지컬 킹키부츠] “높은 굽 위에서 내려다 본 세상”
뮤지컬 가 돌아왔다. 미국의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사 작곡을 맡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는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무대를 가진 뒤, 2014년 한국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2년 주기로 한국의 뮤지컬 팬을 찾고 있는 것이다. 블루스퀘어로 돌아온 2020년 시즌 공연에서도 여전히 아찔한 하이힐을 신고 ‘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신의 정체성’을 내보인다. 는 CJ E&M 공연사업본부가 브로드웨이와 손잡고 만든 작품이다. 와 등을 쓴 하비 파이어스틴의 극본에, 그래미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등을 휩쓴 전설적 팝 아티스트 신디 로퍼가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2012년 연말 트라이아웃 공연을 가진 뒤 곧바로 브로드웨이 데뷔 공연을 성공시킨 ‘킹키부츠’는 토니상을 휩쓸며 격찬을 받았다. 의 내용은 자신의 의지와는 달..
2020.09.29 -
[뮤지컬 빅 피쉬] 나의 영웅, 아버지 (2020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신해철의 노래 중에 ‘아버지와 나’라는 불멸의 곡이 있다. 어릴 적엔 올려단 본 ‘그’(아버지)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단다. 아이에겐 아버지란 존재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하고서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눈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신해철의 그 노래를 듣고, 이 뮤지컬을 보면 감흥이 새로울 듯하다. 지난 연말에 한국 초연무대로 막이 오른 이다. 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2003)로 유명하지만 원작은 따로 있다. 1998년 미국의 다니엘 월러스가 쓴 동명의 소설이다. 월러스의 소설은 판타스틱하다. 나(윌 블룸)와 아버지(에드워드 블룸)의 이야기가 환상동화처럼 펼쳐진다. 에드워드가 어떻게 ..
2020.01.10 -
[뮤지컬 스위니 토드] 잔혹한 운명의 이발사 (2019년 샤롯데 씨어터)
빅토리아 시대란 1837년부터 1901년까지 64년간의 대영제국을 지배한 ‘영광스러운’ 빅토리아 여왕 치세를 일컫는다. 산업혁명의 엔진을 단 제국 영국은 세계로 식민지를 개척해 나갔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등 모든 면에서 혁명적 경지에 다다랐다. 물론, 그 뒤에는 젠 체하는 보수적인 도덕주의와 함께 허영과 위선, 도시범죄의 어두운 그림자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바로 올리버 트위스트가 구걸하고, 셜록 홈즈와 드라큘라 백작이 숨을 쉬며, 살인마 잭 더 리퍼가 런던 밤거리를 배회하던 시절이었다. 바로 그 곳에 스위니 토드란 이발사도 있었다. 날카로운 면도칼을 들고 복수심에 불타던 한 남자. 스티븐 손드하임의 걸작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2007년 처음 한국무대에 올랐고, 세월이 좀 지나 201..
2019.10.21 -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비운의 왕비와 비련의 여인 (2019년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 2019/08/24 ~ 2019/11/17 디큐브아트센터 출연: 김소현, 김소향, 장은아, 김연지, 손준호, 박강현, 정택운(빅스 레오), 황민현, 민영기, 김준현, 이한밀 음악감독:김문정 프로듀서:엄홍현 대본: 미하엘 쿤체 작곡:실베스터 르베이, 연출:로버트 요한슨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14살에 프랑스의 루이 16세에게 시집온 여인이다. 숙적이었던 두 나라의 동맹을 위한 정략결혼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렇게 이국 땅에 와서 화려한 왕궁 안에서 살다가, 그 왕궁이 보이는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 죽은 비운의 여인이다. 프랑스가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넘어가는 그 역사적 순간에 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이다...
2019.09.10 -
[뮤지컬 레드북] “빅토리아시대, 여성시대!”
(박재환 2018.3.8)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Age)는 여왕 빅토리아 1세가 왕관을 쓰고 있던 1832년에서 1901년을 일컫는다. 산업혁명으로 세계 최강의 나라로 세계를 주름잡을 때였다. 여자는? 빅토리아시대는 ‘성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이른바 ‘복잡한 에티켓’과 ‘철저한 룰’이 사회문화의 틀을 형성했다. 여성에게는 희생정신과 순결을 요구했다. 패션을 보면 풍성한 철제프레임의 크리놀린과 코르셋으로 한껏 죈 잘록한 허리가 여성의 복종을 상징했던 시기였다. 보수적 이데올로기는 피아노의자 다리에까지 양말(커버)을 신기는 폐쇄적 선비(?)사회를 지향했다. 딱 그 시절,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이 만들어졌다. 그것도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연출:오경택)이다. 한국문화..
2019.08.10 -
[뮤지컬 엘리자벳] 김준수의 ‘죽음’과 신영숙의 ‘삶’
(박재환 2018.12.24) 일간지 문화담당이었던 최민우 기자가 자신의 취재경력을 바탕으로 2014년 이란 책을 썼다. ‘주례사 비평만이 겨우 지면에 등장하는’ 뮤지컬‘공연평’ 현실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책의 마지막 장은 ‘김준수는 왜 조승우보다 많이 받을까’라는 도전적인 제목으로 ‘팬덤의 경제학’을 논한다. 김준수 등장 전까지 최고의 대우(개런티)를 받던 조승우를 가볍게 따돌리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개런티를 받는 김준수와 그의 출연작품의 상관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최 기자는 납득가능한 풍경이라면서, 아쉬운 것은 김준수가 서는 무대는 언제나 순식간에 매진되면서, 나머지 뮤지컬 팬이 접근할 기회가 줄어든다고 에둘러 평했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EMK뮤지컬이 유럽의 ‘VBW’와 라이선스..
2019.08.10 -
[뮤지컬 라이온킹] “퍼펫은 살아있다” (2019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박재환 2019.1.28) 디즈니는 1937년, 를 필두로 전설적 장편 애니메이션을 잇달아 내놓으며 지구상 최강의 패밀리콘텐츠 기업이 된다. 1989년 를 발표하면서 디즈니는 기존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작품을 내놓기 시작한다. , 에 이어 1994년 을 내놓았다. 세계적인 흥행기록을 세운 이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에 의해 뮤지컬 버전이 만들어진다. 1997년 첫 공연을 시작한 이래 20년 동안 공연은 계속되고 있다. 스크린에서 꽃피운 상상력은 무대 위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된다. 그것은 아마도 ‘오프라인’ 디즈니랜드 공연기획력의 DNA가 있었기 때문일 듯. 디즈니의 인터내셔널 튜어 팀이 지난 해 한국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대구공연에 이어 지난 9일부터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9.08.10 -
[뮤지컬 플래시댄스] “왓 어 필링~” (2019년 세종문화회관)
(박재환 2019.1.28) 갑자기 궁금해지는 배우가 있다. 톰 헐스에게 말고 기억나는 작품이 있는가? 의 제니퍼 빌즈의 또 다른 작품은? 너무 완벽하고, 특별했던 작품으로 평생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케이스이리라. 제니퍼 빌즈의 1983년도 작품 는 로맨스풍의 댄스무비이다. 피츠버그의 체철공장의 노동자인 알렉스는 낮에는 용접봉을, 밤에는 나이트클럽 플로어댄스로 ‘전문무용가’의 꿈을 키운다. 그의 꿈을 옆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은 제철소 사장님 아들인 닉. 젊은이의 꿈과 희망과 춤이 팝 명곡의 프레이드와 함께 펼쳐진다. 조지오 모로더의 ‘What a Feeling’ 등 OST 전곡이 히트친 영화 ‘플래시댄스’는 지난 2008년 영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작년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서 처음 국내에 선보였던 이 작..
2019.08.10 -
[뮤지컬 닥터 지바고“나의 라라” (2018년 샤롯데씨어터)
(박재환 2018.4.3) 최근 러시아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러시아 영화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활자로 접하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읽어야할 게, 봐야할 게 너무 많다보니 광활한 러시아를 배경으로 방대한 스토리가 담긴, 차갑고도 뜨거운 열정의 정서를 느긋하게 받아들이기엔 한계가 있는 모양이다. 는 옛 소련시절,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파스테르나크가 1955년 완성한 소설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둘러싼 소동이 있었고, 우리나라에선 오마 샤리프의 눈빛과 ‘라라의 테마’로 길이 기억될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닥터 지바고’는 기본적으로 혼란과 격변의 시대에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차르를 무너뜨린 공산혁명의 시대의 불륜드라마인 셈. 이 작품이 뮤지컬로 ..
2019.08.10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그냥, 좋으니까~” (2018년, 블루스퀘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Man of La Mancha 공연: 2018/04/12 ~ 2018/06/03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구 삼성전자홀) 출연: 오만석, 홍광호, 윤공주, 최수진, 이훈진, 김호영, 문종원, 김대종, 이창희 (박재환 2018.4.18) 세상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은 ‘해리 포터’가 아니라 ‘돈키호테’란다. 1605년 처음 발간된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400년 동안 5억 부가 팔렸다고 추산된다. 물론, 오리지널 원작을 얼마나 읽었는지는 궁금하다. 우리나라에 민용태, 박철 교수 등이 역작이라고 할 번역서를 내기도 했다. 워낙 두꺼운 책이고 조금 오래된 스타일이라서 쉬 읽기는 어렵다. 대신, 압축판, 중역본, 영화나 뮤지컬 등 다양한 버전으로 ‘돈키..
2019.08.10 -
[뮤지컬 나폴레옹] 임태경, 마이클 리, 한지상의 나폴레옹 (2017. 샤롯데씨어터)
[리뷰] 뮤지컬로 만나는 ‘나폴레옹’ [박재환 2017-09-11] 프랑스가 낳은 불세출의 영웅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 1769~1821)은 대단한 영웅이 다들 그러하듯이 다면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독재자에서부터 프랑스의 국격을 드높인 위대한 정치가라는 평가가 그렇다. 프랑스령 코르시카에서 태어난 나폴레옹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혼란에 싸인 프랑스를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하나로 모은 인물이다. 군사적으로 승승장구하는 그의 캐리어와 함께 조세핀과 펼치는 로맨스는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을 한층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그런 그의 이야기가 뮤지컬 무대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나폴레옹은 1994년 처음 캐나다에서 무대에 오른 뒤 영국 웨스트엔드와 독일을 거치고, 2015년 브로..
2017.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