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골든 서클 (매튜 본 감독, Kingsman: The Golden Circle 2017)

2017. 10. 9. 10:27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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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킹스맨 골든서클 “더 크게, 더 소란스럽게, 그리고 덜 참신하게”

 

 

[박재환 2017-10-9] 2015년 개봉되어 612만 관객을 동원한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이 만들어졌다. ‘MI5’라는 정상급 정보조직에 ‘제임스 본드’라는 전설적 요원을 가진 영국이 창조해낸 새로운 스파이는 런던의 작은 양복점을 거점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맹활약을 펼치는 ‘킹스맨’들이다. 런던의 한 고달픈 청년이 힘든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화려한 액션을 펼치는 ‘시크릿 에이전트’로 거듭나는 과정이 영화팬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이 만들어진 것이다.

1편에서 올드맨 해리 하트(콜린 퍼스)와 신입루키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최고의 콤비가 되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물리친다. 그 과정에서 에그시에게 최고 요원의 자질과 최상 남자의 매너를 가르쳐준 해리는 흉탄에 쓰러졌다. 그리고, 에그시는 무려 ‘스웨덴 공주’와 환상적인 사랑을 나누게 되고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4억 달러의 스매싱 히트를 기록한 ‘킹스맨’은 서둘러 속편이 만들어졌다. 영화팬은 발렌타인을 능가할 악당이 누가 될지 보다는, 킹스맨의 기둥인 콜린 퍼스가 어떤 방식으로 부활할지가 관심거리였다. DNA와 결합한 ‘비전’이 되어 에그시를 도울지, (영웅본색의 주윤발처럼) 숨겨진 쌍둥이로 등장할지 말이다. 그런데, 결국 첨단과학이 이용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판을 넓혀 영국의 ‘킹스맨’에 버금가는 미국의 비밀조직 ‘스테이츠맨’이 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테일러(양복)산업을 기반으로 영국식 액센트의 킹스맨들과 위스키(양조)사업을 발판으로 한 카우보이 스타일의 스테이츠맨이 손을 잡고 무찔려야 하는 악당은 포피(줄리안 무어)이다.

런던도심을 휘젓는 호쾌한 카 체이스로 액션의 문을 연 ‘킹스맨 골든 서클’은 이탈리아 설원의 스키장에서의 장대하고도 멋진 액션 장면으로 스크린을 폭발시킨다. (CGV가 공을 들이고 있는 스크린엑스 화면을 가득 채운다!) 전편에서 악당 발렌타인은 전 세계 스마트폰에 비밀 장치를 통해 (다운로드 받은) 사람들의 뇌파를 조종,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키웠다. 이번 작품의 악당 포피는 캄보디아 밀림에 우스꽝스런 포피랜드를 만들어놓고 전 세계 마약유통을 장악한다. 포피는 마약에 특수물질을 주입, 세계를 조종할 음모를 꾸민다. 킹스맨, 그리고 그의 동료 스테이츠맨은 어떻게 포피의 음모를 저지할까.

<킹스맨>은 데이브 깁슨과 마크 밀러의 코믹북이 원작이다. 원작만화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제인 골드맨이 매튜 본과 함께 영화 ‘킹스맨’ 1편과 2편의 악당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킹스맨’의 뜻밖의 흥행성공은 촌놈 에그시의 자전적 성공담이 큰 역할을 했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려운 법. 매튜 본 감독은 콜린 퍼스의 부활이라는 무리수를 둬가며 속편을 만들어냈다. 전편보다 수다스럽고, 전편보다 화려하게 영화는 만들어졌지만, 전편이 가졌던 ‘에그시적 참신함’은 사라져버렸다. 줄리안 무어, 할리 베리, 채닝 테이텀, 그리고 엘튼 존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스토리를 엮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스웨덴 공주님의 뒤태가 안겨준 충격만큼 속편에서도 기이한 성적코드로 관객을 숨 막히게 한다.

매튜 본 감독은 3편을 준비 중인 모양이다. 프랜차이즈 작품이 가져야할 캐릭터와 스토리가 확실하다. 아마도 중국자본이 들어온다면 ‘드래곤맨’이 가능할 것이고, 일본 소니가 나선다면 ‘스시맨’이 등장할 것이다. 스토리는 두말 할 것도 없이 평양에서 핵무기를 제거하는 내용이 될 듯. 매튜 본이 비장의 무기로 한나 알스트롬(스웨덴 공주!)을 요원으로 스카우트할지 모를 일이다. 충무로 자본이 끼어든다면 ‘김치맨’이 어떨까. 그런데 요원 이름은 무엇으로 할까? <킹스맨: 골든 서클>을 보고 극장 문을 나올 때 드는 쓸데없는 생각이다. (by 박재환 2017.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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