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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렌드 차이나] 찬양하고, 경배하고, 두려워하라! 중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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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이름은★박재환 2010. 9. 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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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꽤 인기가 있다. 여름 휴가철이라도 되면, 대통령이나 기업총수(C.E.O)가 피서지에 이런 책을 갖고 가더라는 뉴스에 꼭 포함되는 그런 류의 책이다. 물론 이런 책은 많이도, 꾸준히도 출판된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통찰력 있게 바라보는 책을 만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미래전망에 대한 혜안이 담겨 있는 책 말이다.  전문가들이 현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1년 뒤, 10년 뒤의 모습을 어렴풋이 그려 보여주는 책 말이다.  그럼 이 책을 한번 보자.

 <메가트렌드 차이나>의 작가는 존 나이스비트이다. 저자 소개를 보니 엘빈 토플러와 함께 미래학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세계적인 미래학자로 나와 있다. 정말 기이하게도 난 엘빈 토플러의 책을 단 한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뭐, 자랑은 아닐 테지만 말이다. ‘미래학’이란 게 당연히 점성술과는 다른 학문일터이지만 그다지 매력 있게 다가오는 타이틀은 아니다. 갈수록 말이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 미래학자 출신이란다!)

여하튼 ‘미래학자’ 존 나이비스트는 <메가트렌드>라는 책으로 스타덤에 오른 사람이다. 이 사람 하버드, 코넬, 유타 등에서 정치학, 인문학, 공학, 과학 등을 두루두루 공부했단다. 그리고 기업과 연구소를 오가며 지구 위에서 펼쳐지는 각종 현상에 대해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었단다. 아, 그런가보다. 뉴욕타임스에 106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메가트렌드>를 보지 않았으니 무슨 말을 하리오. 하지만 그 속편이자, 중국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는 <메가트렌드 차이나>는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올 4월 국내에 번역 출판되었으니 꽤나 따끈따끈한 중국관찰서이니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적인 석학, 세계적인 미래학자가 썼다는 ‘중국(관련)서’로는 조금 실망스럽다. 그 사람이 그 아무리 중국에 필이 꽂혀 중국에 연구소까지 세워서 중국의 실세들, 중국의 잘 나가는 고위관리들을 두루두루 인터뷰하고, 중국의 수많은 미디어를 섭렵하여 내놓은 책이라지만 여태 나온 다른 서적에 비해 더 나은 혜안이나 중국의 미래에 대한 더 많은 논점을 던져놓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을 다루는 서구학자는 엄청나게 많다. ‘차이나워치’로 위명을 떨치는 언론인부터 세계경제를 주름잡는 경제학자/금융인, 그리고 황화론에 대해 찬/반 의견이 분명한 정치가에 이르기까지.(물론 역사학자는 넘쳐나고) 이 사람들은 중국어로 무장하고, 중국문화에 단련되어 중국을 바라본다. 그런데 뜻밖에 메가트렌드 차이나의 작가 존 나이비스트는 그런 기반 없이 중국관찰에 뛰어든 것이다. (한국말 모르고 카이스트 총장되거나 기상청장 된 것 하고는 조금 성질이 다르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이 책을 번역한 사람도 영어 텍스트만을 기반으로 책을 옮긴 모양이다. 중국에서는 영어판과 함께 이미 작년에 <중국대추세:새로운 사회의 8대 지주>(中国大趋势:新社会的八大支柱)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었다. 내가 굳이 중문판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 책의 제 1장 제목에서부터 뭔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1장의 제목은 <정신의 해방>이다. 중문판에는 이게 ‘해방사상’(解放思想)이다. 즉, ‘사상의 해방’이다. 사회과학적으로 보자면 분명 ‘이데올로기의 탈피’를 이야기하는 것일 게다. 즉, 공자왈 맹자왈의 도덕적 정신의 해탈과는 조금 다른 마르크스나 모택동의 이데올로기를 벗어나는 것을 중국 신사회를 바라보는 첫 번째 관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한글번역에서 ‘정신의 해방’이라고 한 것은 번역가의 생각이겠지만 내게는 그 한마디가 그냥 매끄럽지 않게 다가왔다.

존 나이비스트는 중국의 현재를 정확히, 간결하게, 핵심만 잘 잡아내었다. (다 아는 이야기라서 심심할 정도로 말이다) 워낙 유명인사라서 그런지 중국에서 꽤 좋은 상황에서 톱클래스 중국인을 만나 오늘의 중국을 최대한 미화시킨 셈이다. 놀라운 중국, 무서운 중국, 화려한 중국, 장밋빛 중국을 속성으로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최적의 책인 셈이다.

나에게 책을 읽은 보람을 준 부분은 끝에 부록식으로 붙은 ‘논쟁거리: 중국의 남겨진 문제들’이다. 존 나이비스트는 거의 ‘용비어천가’ 수준의 중국찬가를 부르다가(사실, 중국을 알면 알수록 중국을 찬양할 수밖에 없겠지만) 마지막으로 논쟁거리라고 던져놓았지만 사실 그것도 여전히 용비어천가 수준이다. 그동안 서구학자들은 중국의 아킬레스 건으로 천안문사건, 대만문제, 티벳독립문제 (텐안문,타이완,티벳.. 이렇게 해서 3T문제라고 한다)라고 본다. 각기 복잡한 역사적 내막을 건너뛰고 이데올로기와 인권을 내걸고 중국때리기할 때 유용한 소재들이다. 그런데 중국이라는 나라의 크기나 역사, 인구로 보아 천안문과 대만 문제는 역사의 격랑에 함몰될 나뭇잎 같은 문제일 수 있다. 티벳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존 나이비스트 교수는 티벳에 대해 아주 대담하게 관변성 주장을 하는데 그게 이 책을 읽었을 때 가장 놀라운 주장이다. 티벳은 해방, 즉, 중국이 접수할 당시 농노사회였고 못 살았고, 문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암흑이었지만 지금은 잘 먹고 잘 살고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사회라는 것이다. 티벳을 피상적으로 보자면 존 나이비스트 교수 주장이 맞지만 왠지 개운치 않은 주장이다.

거듭 말하지만 중국을 상대로 할 높은 사람, 중국을 찬양할 필요가 있는 사람, 어쨌든 중국을 활용할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 너무 중국을 띄워서 문제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게 사실인 걸 어떡하나. 바닷가 섬을 두고 호기롭게 부딪혔던 일본도 한 달도 안되어 깨갱~하면 항복하는 것이 엄연한 차이나파워이니 말이다.

놀랍지 않은가. 전 세계에서 중국을 (더럽다거나, “마데 차이나”라며) 깔보는 유일한 민족이 한국뿐이라잖은가. 이런 훌륭한 책을 보고도 딴죽 건 사람은 분명 나뿐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중국을 배우는 자세는 필요하다. 경각심의 문제이며, 생존의 유일한 방법이니 말이다. (박재환,20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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