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개봉영화(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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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 앤 글로리] 알모도바르의 시네마 파라다이소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Pain and Glory 2019)
[리뷰] 페인 앤 글로리, 알모도바르의 시네마 파라다이소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에게 거장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은 꽤 오래 된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는 신작 (Dolor y gloria)가 개봉되었다. 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스페인영화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과 나란히 올랐다. 이 칸에서 작품상(황금종려상)을 받을 때 의 주인공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었다. 영화는 무척 오랜만에 돌아온 왕년의 영화감독이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 형태이다. 무엇이 자신을 영화감독으로 이끌었는지, 어떤 일로 창작의 열정이 불타올랐는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지난 30년간 활동을 중단했는지를 들려준다. 영화는 오래 전 개울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들을 보여준다. 아이를 업고 있는 여성이 주인..
2020.02.11 -
[1917] 서부전선 이상있다 (샘 멘더스 감독, Sam Mendes 2020)
(2020년 2월) 10일(월) 오전,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영화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과 함께 강력한 수상후보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 샘 멘데스 감독의 이다. 샘 멘더스 감독은 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인물이다. 마블의 ‘어벤져스’의 감독 물망에도 올랐던 사람이고, 과 등 007영화 두 편을 잇달아 연출한 영국감독이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1917’이다. 샘 멘더스 감독은 1차 대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알프레드 멘더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유럽대륙에 전쟁이 일어나고, 러시아가 참전하면서 이른바 서부전선-동부전선이 형성된 시기. 영화는 프랑스 북부에 길게 형성된 전선을 배경으로 한다. 엄청나게 길게 형성된 전선에서 양측 군인..
2020.02.10 -
[사마에게] 피, 주검,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알레포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와츠 감독 For Sama)
잠깐 구글맵이라도 펼쳐보시길. ‘시리아’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는가. 터키, 이라크, 이스라엘 등 중동의 화약고인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다. 인구는 2200만 ‘정도’란다. 외신에 관심이 없더라도 몇 년 동안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주민을 학살하고 있고, 견디지 못한 수백만이 국경을 넘어 난민신세가 되었단다. 시리아의 지정학적 위치나 알아사드의 인물평은 잠깐 뒤로 하고, ‘학살의 현장’으로 관객을 곧장 인도하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와드 알-카팁과 에드워드 왓츠가 위험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이다. ‘사마’는 와드 알-카팁 감독의 예쁜 딸이다. 폭탄이 하루도 빠짐없이 펑펑 터지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태어난 아이이다. 영화는 지옥 같은 알레포에서 5년 동안 찍은 영상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
2020.02.01 -
[인터뷰] 우민호 감독 “남자들의 충성에서 미스터리한 총성으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
1979년 10월 26일 저녁, 청와대 인근 중앙정보부(국정원-안기부의 전신)의 궁정동안가(안전가옥)에서 일어났던 총격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의 우민호 감독의 신작 이다. ‘남산’은 당시 중앙정보부가 위치했던 곳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청와대 후문 쪽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우민호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괜찮은 평가를 받았기에 전작 ‘마약왕’의 흥행실패로 조금 의기소침했을 우 감독은 기대를 갖고 있는 듯 했다. - 시사회 이후 평가가 좋다. 어떤가. “제가 찍은 영화 중에서는 가장 좋게 봐 주신 것 같다. 그 동안 작품이 ‘자극적이다’ ‘선정적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런 지점에서 평가를 받은 것 같다.” - 같은 사건을 다룬 임..
2020.01.22 -
[넷플릭스 메시아] “의심하라, 의심하라, 의심하라. 언제까지?”
넷플릭스가 2020년 새해 벽두에 전격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Messiah)가 화제다. 45분 남짓 에피소드 10편이 한꺼번에 공개된 는 전쟁의 공포가 끊이지 않는 중동 땅에 마치 ‘예수의 재림’이라도 되는 듯한 미스터리한 남자의 등장으로 세계평화가 아슬아슬해지는 국제정세를 담은 스릴러이다. 드라마는 중동의 모래바람과 함께 시작된다. 모래폭풍보다 전쟁의 공포가 더 큰 다마스쿠스 난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황량한 곳에서 한 남자가 열변을 토한다. “모래바람은 물러날 것이고, IS도 사라질 것”이라고. 정말 그의 말대로 이뤄진다. 그 남자는 아무 말 없이 황야로 나선다.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그의 뒤를 따른다. 그가 도착한 곳은 이스라엘 국경선. 언론들이 이 황당한 소동을 생중계하기 시작한다. 이 ..
2020.01.16 -
[넷플릭스 드라큘라] 색(色),계(戒) (Dracula 2020)
‘드라큘라’는 가상의 캐릭터이다. 인적 드문 깊은 산속에 우뚝 솟은 고성에 사는 이 불쌍한 존재는 햇빛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그래서 낮에는 지하실 자신의 관속에서 다소곳이 잠들어 있다가 해가 지면 밖으로 나와, 사람의 목을 깨물어 그 피를 빨아먹는다. 브램 스토커가 1897년 발표한 소설 (Dracula)에서 묘사된 흡혈귀의 모습이다. 당연히, 브램 스토커의 소설 속 드라큘라는 이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전설과 인간이기에 가능한 상상력이 결합한 이야기이다. 연약한 인간, 영생을 꿈꾸는 존재, 피와 죽음의 공포를 찬란한 태양 빛과 버무린 이 괴담은 오랫동안 사랑받는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와 연극, 뮤지컬, 그리고 그림으로 공포심과 경외감을 담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넷플릭스에서도 ‘드라큘라’를..
2020.01.16 -
[야구소녀] “주수인, 힘 내!” (최윤태 감독 Baseball Girl 2019)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붐이 일기 시작할 때 허영만 작가가 이라는 재밌는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김용화 감독이 로 영화화했었다) 야구를 사람만 하라는 법이 있냐며, 고질라가 타석에 들어서면서 펼쳐지는 ‘스포츠-애니멀’ 드라마였다. 그런데, 원래 프로야구에는 ‘프로야구에는 남자만 하는 법’이라는 규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야구소녀’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줄 설명이 나온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 당시 ‘의학적으로 남성이 아닌 자’는 부적격 선수로 분류됐다. 1996년, 규약에서 이 문구가 사라진 뒤 여자도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있게 되었다”수많은 스타들이 한국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동안 여자 프로야구선수가..
2019.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