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소설(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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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용의 부활] 부활하는 조자룡 (이인항 감독 三國志見龍卸甲 , Three Kingdoms: Resurrection Of The Dragon , 2008)
(박재환 2008.4.8.)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는 확실히 중국영화의 해인 모양이다. 중국이 깃발을 휘날리고 할리우드와 홍콩, 한국의 자본들이 앞 다투어 참여한 중국 대작영화들이 줄줄이 만들어지고 개봉되고 있다. 어떤 영화들? 오우삼이 할리우드 작품 활동을 접고 다시 중원으로 돌아와서 [적벽]을 준비 중이며, 성룡과 이연걸이라는 불세출의 액션 스타 두 명이 함께 출연하는 [포비든 킹덤]도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빅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 라인업에 [삼국지-용의 부활]도 관심을 끈다. 우리가 다 아는 ‘유비-관우-장비’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자룡(趙子龍)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이 영화는 하마터면 양조위 등이 출연하는 오우삼 감독의 [적벽] 때문에 아류작 신세가 될 뻔도 했지만 나름대..
2019.09.09 -
[남쪽으로 튀어] 유토피아를 찾아 (임순례 감독 South Bound , 2012)
(박재환 2013.3.3.) 임순례 감독의 신작 ‘남쪽으로 튀어’가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 같더니 어느새 종영되었다. 같은 한국영화라도 ‘7번방의 비밀’과 ‘베를린’ 같이 블록버스터 급 흥행가도를 달리는 영화가 있는가하면 이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극장에서 사라져버리는 영화가 있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 작품이니 볼 가치가 있고, 김윤석 주연 영화이니 믿을 구석이 있다. 게다가 원작소설이 재미있단다.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의 소설이다. 원작소설까지 읽고 이 영화를 봤으면 이 영화가 더 재밌거나 이 리뷰가 더 충실할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국민연금도 싫고,TV수신료도 내기 싫다 최해갑(김윤석)은 학창시절 민주화운동 좀 해본 사람이다. 하지만 PD냐, NL이냐 이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회구성체..
2019.09.05 -
[가스등] 클래식 미스터리, 잉그리드 버그먼의 운명 (죠지 쿠커 감독 Gaslight 1944)
(박재환 2002.2.25.) 미국 영화 팬이 만든 영화사이트 중에 ‘무비 푸퍼’라는 사이트가 있다. "내가 범인을 알려줄게"라는 캐치플레어 아래 영화감상의 공적이라 할 '범인 까발리기', '결론 미리 알려주기'를 자행하고 있는 페이지이다. 예를 들자면 를 이렇게 설명한다. "Malcolm Crowe (Bruce Willis) is dead." 이 사람이 이런 페이지를 개설한 이유에 대해서는 마지막 깜짝 쇼를 보기위해 8달러라는 입장료를 지불하는 영화팬이 불쌍해서라고 한다. 물론, 이 페이지를 개설한 또 다른 이유는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의 가물거리는 결론을 다시 환기 시켜주기 위해서라고. 오늘 흥미로운 옛날 영화를 한 편 다시 보았는데 바로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이다. ‘무비푸퍼’에는 다행히 의 비밀..
2019.09.04 -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고통스런 ‘사랑’과 비극적 ‘추억’ (박신우 감독 Into The White Night, 2009)
한석규, 손예진, 고수 주연의 영화 이 곧 개봉된다. 은 일본의 인기 작가 히가시노 케이코(東野圭吾)의 동명의 소설 (白夜行)이 원작이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는데 영화는 한국에서 먼저 만들어졌다. 원작이 일본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미 한국에서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 대중문화의 규모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실례일 것이다. 한국의 신인감독이 왜 일본작품을 데뷔작으로 선택했는지, 한석규와 손예진, 고수라는 만만찮은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선뜻 출연하게 된 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소설, 드라마 그리고 영화 히가시노 케이코는 추리, 서스펜스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고 많은 작품들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죽은 아내의 영혼이 딸에게 스며든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 살인..
2019.09.02 -
[동방불패] 무협영화의 새 장을 열다 (정소동 감독 笑傲江湖之東方不敗 Swordsman2 1991)
(박재환 1999) 홍콩영화에 있어 신기원을 이룬 작품이 몇 개 된다. , , 등등. 그 중 서극 또는 정소동의 만큼 아시아권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작품도 드물 것이다. 는 그 동안 축적된 홍콩영화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적인 정서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서극이 미국에서 익힌 SF의 특징도 충분히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중국전통 소설작법에 바탕을 둔다. 물론 김용의 원작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무협-협객소설의 기본 프롯을 충실히 수행한다. 종족 간 혹은 계파 간의 갈등구조가 우선한다. 무협소설을 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줄거리는 '사부' 또는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明나라 지배계급인 한족(漢族)과 피억압세력인 묘족(苗族)간의 내재된 ..
2019.08.27 -
[미인초] 문혁, 청춘잔혹사 (여락 吕乐 감독 美人草 Years Without Epidemic 2004)
(박재환 2004.4.13.) 중국 현대문학사를 보면 '상흔문학(傷痕文學)'이란 게 나온다. 이른바 문화대혁명시기 박해를 받았던 사람들이 광란의 세월이 지나간 뒤 자신의 경험담을 문학의 형태로 고발한 내용들이다. 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이나 영화 [부용진], 장국영이 나왔던 [패왕별희] 등을 보면 이 당시의 혼란상을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 정치적 문제와 관련하여 '홍위병'이란 용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실제 중국인들은 이 '홍위병'이란 말 자체를 '나찌'보다 더 치욕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과거의 어두운 유산이다. 근래 들어 이 시절을 다룬 영화가 몇 편 중국에서 제작되었다. [미인초]가 그러하다. 모택동의 공산당이 장개석의 국민당 세력을 대만으로 쫓아낸 후 중국 대륙은 공산주의 땅이..
2019.08.19 -
[죠스] 백상어, 스필버그를 물어뜯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Jaws 1975)
(박재환 1999.7.14.) 헐리우드 산(産) ‘블록버스터’가 있다. ‘blockbuster’란 우리나라 영어사전에는 2차대전 당시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처럼, 한 블럭을 다 날려 버릴 만큼의 엄청난 위력의 초대형폭탄이라고 설명한다. 좀 시사성이 가미된 사전에는 그 용어가 1970년대 말 즈음하여 헐리우드에서 제작되는 대규모 영화로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좀 더 알아보면 미국 내 흥행성적이 1억 달러 이상되는 작품을 가리킨다. 그러나 요즘엔 영화제작비만 해도 1억불을 훌쩍 넘어서는 상황이고 보니 좀 더 규모와 판돈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개봉 첫 주 흥행기록이 4000만 달러이상일 경우를 일컫기도 한다. 물론 이런 내용보다는 흔히 인기 베스터셀러 작가의 작품이나, 스타급 감독이 만든, 혹은 메이저..
2019.08.19 -
[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소설 따라잡기 (Around the World in 80 Days 1956)
미국 영화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이루어지는 연례행사인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몇 차례 납득하기 어려운 수상결과가 있었다. 1957년에 있었던 시상식도 그러하다. 이해 최우수작품상 후보에는 [80일간의 세계일주], [우정 어린 설복], [자이언트], [왕과 나], [십계] 등 5편이 올랐고 결국 오스카는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돌아갔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마이클 토드는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통째로 빌어 자축연을 펼쳤는데 18,000명이 몰려 광란의 파티장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과연 영화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 어울리지 않는 졸작인가.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확실히 역대 작품상 리스트에서 같이 내놓기가 부끄러운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프..
2019.08.19 -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발칙한 사랑의 당파싸움
(박재환 2010.08.31) 오호? 소설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유치한 하이틴 로맨스인줄 알았는데 손에 쥐는 순간 한달음에 읽어버리게 되는 유쾌함과 코끝 찡한 감동이 있었다. (여기서 감동이라함은 극적 구성이 뛰어나다는 말임) 여자, 성균관에 들어가다. 조선시대에 말이다 조선시대, 정확히는 정조시대. 노론/소론/남인/북인이 제각기 무슨 주장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른바 당파싸움으로 조선양반들을 ‘오늘날의 여야만큼 극명하게 쪼개놓았던 그 시절’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남산 묵동의 한 가난한 양반집. 과거에라도 급제하여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할 김윤식 도령은 태어날 때부터 병치레로 골골거리는 신세.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그의 한 살 많은 누나 김윤희는 먹고 살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한다. 어렸..
2019.08.18 -
[연성결] 김용의 강호잔혹사 連城訣] 김용(1963)
(박재환 2004/5) 을 다시 올립니다. 지금 읽어보니 “아~ 연성결이 이런 내용이었군” 소리가 절로 나옴. 김용 소설이란 게, 무협소설이란 게 그런 모양입니다. ^^ 1972년 [녹정기]를 마지막으로 절필을 선언하기 까지 김용은 꽤 많은 무협작품을 내놓았다. 그중 [연성결]은 1963년에 홍콩과 싱가포르 신문매체 연재하기 시작했던 작품이다. 처음 연재 시 이 작품의 제목은 [소심검](素心劍)이었다. 모두 12장으로 이루어진 2권 분량의 꽤 콤팩트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의 다른 작품과 비교하면 무림강호의 비정함이 유독 강조된 작품이다. (혹시.. 김용 작품을 너무 많이 읽거나, 읽은 지 너무 오래된 사람을 위하여 …..) 스포일러! ** 줄거리가 자세히 나와 있으니 책 읽으실 분은 아래 내용 읽지 마세..
2019.08.18 -
[부용진](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 (芙蓉鎭, 고화 지음)
[부용진] 芙蓉鎭, 고화(古華) 중국현대사에 있어서 ‘광기의 10년’이라고 일컫는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몇 편 소개되었었다. 장국영의 [패왕별희]도 문혁의 광기를 그린 영화였다. 한때는 문혁(文革)을 배경으로 한 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라는 소설도 대학생들에게 꽤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하지만 문혁이란 광풍이 중국대륙을 휩쓸고 지나간 지 이미 한 세대나 지났지만 국외자일 수밖에 없는 한국 사람에게는 문화대혁명이 그들 중국인에게 정확히 무슨 의미를 지녔고, 어떤 집단최면으로 10억이 홀렸는지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힘들다. 중국인 스스로도 그들의 기억 자체에서 잊어버리고 싶은 고통과 고난의 세월이었으니 말이다. 우리에게 중국 문혁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해 준 첫 번째 작품은 아마도 영화 일 것이..
2019.08.18 -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의 공포 (스탠리 큐브릭 감독 The Shining 1980)
(박재환 2001-8-27) 최근 개봉된 영화 는 익히 알려진 대로 스탠리 큐브릭이 만들려다 우여곡절 끝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손에서 완성되었다. 이 영화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이 영화에 쏟아지는 비난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큐브릭이 만들었으면 걸작이 되었을 영화를 스필버그란 상업주의 감독이 망쳐놓았다."란다. 스필버그가 이 말을 들었다면 화가 날만도 하겠지만, 큐블릭이 저 소리를 듣는다면 흐뭇해할까? 어찌하다가 스탠리 큐블릭은 만들지도 못한 영화에까지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거장의 반열에 올라섰을까? .... 에 대한 악평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인 소설을 썼던 사람 - 호러소설의 대가이며 현대 대중소설의 왕인 스티븐 킹이 한 말이다. 킹은 큐브릭 만든 을 보고 나선, "좋아할만한 곳이 많은..
2019.08.18 -
[사보타지] 히치콕 감독 초기 걸작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Sabotage 1936)
(박재환 2001-9-3)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21년 만에 재편집하여 내놓은 이 최근 한국에서도 개봉되었다. 이 영화에 대해서 모든 영화평론가들이 앞 다투어 격찬을 해대고 있지만, 내가 정작 보고 싶어하는, '영문학자가 쓴' 리뷰는 아직 볼 수가 없다. 이 영화의 원작이 된 소설 는 조셉 콘라드(Joseph Conrad 1857-1924)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학교 다닐 때 영문학과의 한 원서강독 시간을 청강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조셉 콘라드는 1857년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세익스피어 작품을 번역하고 애국적인 작품을 남긴 시인이었지만 반역을 꾀했다는 혐의로 폴란드를 떠나 러시아 북부로 피신했다. 그 후 어린 조셉 콘라드는 유럽 각국을 전전했고, 선..
2019.08.18 -
[옥관음] 조미, 사정봉, 허안화, 그리고 해암 (허안화 감독 玉觀音 Jade Goddess of Mercy 2003)
(박재환 2004.7.15.) 우리나라에선 조미(趙薇,짜오웨이)가 TV드라마로 먼저 인기를 끌었다. 경인방송(iTV)에서 [황제의 딸]이 방송되고 잇따라 그녀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들이 잇따라 소개되면서 앳된 외모와 통통 튀는 듯한 매력으로 많은 팬들을 거느렸다. 주성치의 홍콩영화 [소림축구]에 출연하면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 작품들이 다들 그러하듯이 조미의 팬들은 인터넷 동영상이나 중국산 VCD로 제한된 접촉만을 할 뿐이다. 각설하고, 작년 조미는 네 편의 영화에 잇따라 출연했다. 정이건과 공연한 [포제여붕우], 강문과 공연한 [녹차], [천지영웅], 그리고 [옥관음]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조미는 이들 영화를 통해 '연기력의 한계'와 '박스오피스의 독약'이라는 악평을..
2019.08.17 -
[원한의 도곡리 철교] 한국전쟁 참전 美 항공모함 (마크 롭슨 감독 The Bridges at Toko-Ri 1954)
(박재환) ‘전쟁영화’는 독특한 재미를 갖고 있다. 전쟁이란 것은 결국 국가나 민족의 집단이기주의의 최선봉이며, 정치적 인간이 펼칠 수 있는 행동의 최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전쟁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하다못해 '우주전쟁'까지 영화로 만들어졌으니 우리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한국전쟁-6·25전쟁-이 영화로 왜 만들어지지 않았으리요. 지난 시절 충무로에선 국책영화나 문화영화라는 미명하에 용감한 군인들의 활약상을 다룬 전쟁영화가 꽤 많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선 한국전쟁이란 게 그다지 매력적인 소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월남전에 대한 영화는 에서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말이다. 미소 양대 초강국의 등장 이후, 그리고 자유주의와 공산세력의 대립이라는 전세계사적 흐름에서 첫 ..
2019.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