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함 포춈킨] 러시아혁명사 서장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 The Battleship Potemkin,1925)

2008. 3. 6. 09:053세계영화 (아시아,아프리카,러시아,중남미)

반응형

(박재환 2003.9.6.) 이 영화의 감독과 제목은 오랫동안 아이젠슈타인 감독의 <전함 포템킨>으로 통용되어 왔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러시아어 전공한 사람이 많이 생기더니 이 고유명사의 발음이 다양화 되었다. ‘에이젠스쩨인의 뽀춈낀’에서부터 ‘에이젠슈쩨인의 쁘춈킨’까지 다양화되었다. 정확히 어떤 발음인지는 모르겠고.

대학 다닐 때 중국을 다룬 에드가 스노우의 <대륙의 붉은 별>에 맞먹는 러시아혁명사 책은 <세계를 뒤흔든 10일>이 아니라 김학준 교수가 쓴 <러시아 혁명사>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최근에 아주 두꺼운 수정증보판이 나왔다) 난 그 책을 아주 열성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리고 양호민 교수에게서 <러시아사>를 배웠는데 그건 좀 따분했었다. 제정 러시아가 무너지고 공산주의 대국 소련이 성립하는 그 과정은 정말 드라마틱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혁명의 기운이 오랫동안 넘치다가 마침내 1905년 혁명의 봉화가 타올랐지만 좌절되고 다시 10여 년의 투쟁 끝에 마침내 1917년 레닌의 소련이 성립되었다. 이 영화는 공산당+프롤레타리아 일당독재였던 1925년에 만들어진 기념비적인 영화이다. 1905년의 1차 혁명 20주년 기념대작으로 소련공산당의 전폭적인 지원하게 제작된 것이다.

그럼, 1905년의 좌절한 혁명이란? 일부 역사학자들은 역사를 단선적으로 보지 않는다. 1차-2차가 나뉜 것이 아니라 1905년의 혁명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타오르다가 마침내 1917년 최종적인 혁명을 완수할 수 있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제정러시아 시절 기름기 흐르는 ‘돼지 같은’ 짜르와 사악한 귀족들에게 작은 자유와 빵 한 조각을 요구하던 인민들은 짜르 병사의 총칼에 쓰러졌었다. 1905년 러시아 전역에선 수많은 피의 학살이 있었는데 에이젠슈타인은 두 개의 역사적 사실만은 이 영화에 담기로 했다. 바로 전함 포춈킨에서 벌어졌던 선상반란, 혹은 수병들의 혁명과 오뎃사에서의 인민대학살이다.

일본과의 해전을 치루고 기지로 귀환하던 러시아 전함 포템킨에서는 불온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수병들은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구더기가 기어 다니는 고기를 앞에 두고 수병과 장교들은 대치한다. 결국 ‘개만도 못한’(요즘 이런 표현 쓰면 –;) 대접에 수병들은 분노가 폭발하지만 함장은 이들을 모두 총살시키라는 명령을 내린다. 결국 선상에서는 반란이 일어나고, 이들은 짜르의 충실한 장교를 물리친다. 이 와중에 혁명의 불꽃을 올렸던 수병이 비장한 죽음을 맞는다. 수병들은 그 수병의 시체를 오뎃사 부둣가에 고이 모시고, 오뎃사 시민들은 하나둘씩 모여 수병의 죽음을 추모한다. 어느새 오뎃사 시민들이 구름떼같이 모여들더니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체제 비난 시위로 이어진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짜르 병사는 오뎃사 계단에서 시민 대학살극을 펼친다.

이 영화는 1925년에 만들어졌다. 그후 수많은 영화교과서에서 ‘몽타쥬의 전범’, ‘역사영화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유럽을 넘어 미국에도 소개되었다. 당시 할리우드의 대제작자였던 데이비드 셀즈닉은 이 영화에 완전히 매혹 당했다고 고백했었다. 그는 나중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만든다. 찰리 채플린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바로 이 <전함 포춈킨>을 꼽았다.


오뎃사 계단에서 펼쳐지는 학살 시퀀스는 연구의 대상이며, 찬미의 대상이다.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은 <언터처블>에서 이 장면을 재현했다. 오마쥬였다. 그리고 <총알탄 사나이> 속편에서는 레슬리 닐슨이 패러디한다.


오뎃사는 지금은 독립국가가 된 우크라이나의 일부이다. 크림(크리미아)반도, 흑해 연안에 위치한 지역이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오뎃사 부근에 ‘얄타’라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 현대사 배운 사람은 ‘얄타 회담’이라는것을 들어봤을 것이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더 찾아보니 오뎃사 계단이 나온다. 모두 192개의 계단이란다. 이 영화 덕분에 지금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단다. 나도 기회가 되면 이 계단에 가 보고 싶다.

사실 이 영화를 영화사적으로 보는 것은 영화학도들이 할 영역 같다. 이른바 몽따쥬 이론이나 에이젠슈타인의 미학을 말하는 것 말이다. 차라리 1910년대를 전후하여 광활한 러시아 땅에서 벌어진 피끓는 혁명의 순간을 영상으로 보는 것이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박재환 2003/9/6)

[전함 포템킨|The Battleship Potemkin, Bronenosets Potemkin, 1925] 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출연: I. 보브로프, 그리고리 알렉산드로프, 알렉산드르 안토노프, 블라디미르 바로스키, 알렉산더 안토노프, 블라디미르 바르스키 

 

Battleship Potemkin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Jump to navigation Jump to search 1925 film directed by Sergei Eisenstein Battleship Potemkin (Russian: Бронено́сец «Потёмкин», Bronenosets Potyomkin), sometimes rendered as Battleship Potyomkin, is a 1925 Soviet silen

en.wikipedia.org

01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