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선반점의 인육만두] 우웩~ (八仙飯店之人肉叉燒飽, 1993)

2008. 3. 5. 22:15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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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잡지 [키노]의 '호러특집' 기사를 통해 [네크로만틱]이라는 영화를 찾아보는 사람이 있고, 똑같은 이유로 이 영화를 찾는다. 호러 매니아 층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괜한 호기심으로 어떻게든 찾아보고 싶어하는 극성리스트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영화에는 살인, 강간, 사체훼손, 카니발리즘, 자살 등등 수위가 아주 센 장면이 속출한다. 영화 관람뿐만 아니라 이 리뷰조차 읽지 말기를 권한다. 

 영어제목 [The Untold Story] 즉, '못다한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의 중국어 제목은 [八仙飯店之人肉叉燒飽] '팔선반점의 인육찐만두'이다. 팔선반점은 주인공이 경영하는 조그마한 음식점 이름이다. 이 가게에 어떤 재료로 어떤 요리를 해내는가? 
이 영화는 1985년 마카오에서 실제 발생했던 참극을 소재로 한다

 영화의 배경은 마카오이다.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였듯이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오랜 식민지였다. 물론, 홍콩보다 훨씬 빨리 중국 영향권에 포함된 지역이다. 1985년 여름, 마카오 해변에서 사지가 절단된 시체가 떠오른다. 무슨 사연의 시체일까? 마카오의 팔선반점에 왕지항(王志恆, 황추생)이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영업이 끝나고 그는 주인(유조명)과 마작을 둔다. 줄곧 주인을 속이던 황추생이 결국 들통 난다. 왕지항은 주인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그리고는 그 요리집을 자신이 접수하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태연스레 가게를 운영한다. 밤이면 여전히 사기마작을 두고 말이다. 남자종업원이 사기라고 하자, 왕지항은 이 남자 종업원을 쓱싹 해치운다. 그리고는 살점을 다져내어 만두 속으로 사용한다. 원래 주인이 행방불명 되었다는 신고에 경찰이 찾아온다. 왕지강은 자신이 이 가게를 인수하였다고 둘러대며 경찰에게 '바로 그 만두'를 대접한다. 마카오 경찰들은 만두가 너무너무 맛있다고 말한다. 여자 종업원이 주인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가게를 그만 두려한다. 그러자 왕지강은 이 여자종업원을 이루 잔인하게 살해한다. 마침내 경찰은 이 남자의 정체를 알아낸다. 홍콩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마카오로 도망쳐온 자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경찰의 잔인한 고문이 시작된다. 왕지강이 진술을 끝까지 거부하자 마카오 경찰은 놈을 감옥에 집어넣는다. 감방에는 팔선반점 원주인 정림의 동생(성규안)이 복역 중이었다. 형의 복수를 한다며 왕지강을 초죽음으로 만든다. 마카오 경찰의 잔인한 고문이 계속되고 마침내 왕지강은 자신의 범죄행각을 전부 털어놓는다. 그는 팔선반점의 주인만을 살해한 것이 아니라 일가족 8명을 모두 처참하게 살해한  왕지강은 당연히 사형? 아니다. 왕지강은 유치장 안에서 자살하고 이 광란극은 조용히 막이 내린다. 

 이 영화에서 끔찍한 살인마 왕지강을 연기한 황추생은 홍콩 금상장 영화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매소드 연기를 배운 황추생은 탄탄한 연기력을 가졌지만 이 영화 이후 그의 이미지는 악역, 사이코, 변태라는 굳건한 이미지를 갖고 말았다. 황추생이 누구냐고? [무간도]에서의 그 황 형사이다. 이 영화의 제작자는 [첩혈쌍웅]에서 형사 역을 맡아 지명도가 높은 이수현이다. 오늘날 이 영화는 거의 컬트급 영화로 추앙받는다. 

 영화가 어땠냐고? 물론 나에겐 무지 언짢다. 최근 황추생은 홍콩에서 자신의 연기인생을 되돌아보며 연극무대에 올랐었다. 의외로 깊은 내면 연기로 호평 받은 황추생이 이런 극악무도한 배역마저 프로페셔날하게 받아들이고 연기해낸 것이 너무나 존경스럽다.  감독 구례도는 이런 류의 영화, [경변](驚變)이나 [음양로](陰陽路) 등의 영화도 계속 만들었다. 최근 [這個爸爸真爆炸]같은 코믹물도 만들었다. 
 
참,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많이 잘렸겠지만 말이다. (박재환 2004/4/14) 

▶八仙飯店之人肉叉燒飽 / The Untold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