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6. 13:52ㆍ중국영화리뷰
한국에서 중국영화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대만영화보다 더 푸대접 받는다고 해야할 정도이다. 중국영화산업은 장예모와 진개가가 호령하던 그 시절(5세대)이 아니다.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영화계도 이미 ‘중국몽’ 시대에 진입했다. 호방한 역사물에 장기를 보이는 중국에서도 SF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개봉된 <유랑지구>는 두 달 상영 만에 무려 46억 5천만위앤(78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흥행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여름 ‘유랑지구’의 뒤를 이어 또 한편의 거작SF가 개봉되었다. <상해보루>(上海堡壘,Shanghai Fortress)이다. 기대와는 달리 흥행에서 참패했다.(1억 2천만위앤에 그쳤다!) 평도 좋지 않다. 그런데, ‘넷플릭스’ 덕분에 한국영화팬도 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유랑지구>와 마찬가지로 <상해보루>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외계인, 지구를 공격하다
영화는 외계침략에 맞선 지구인, 특히 중국전사들의 활약상을 담는다. 영화가 시작되면 중국우주선이 외계에서 ‘셴텅’(仙藤)이라는 에너지원을 지구로 가져왔다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구는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외계로부터 엄청난 크기의 우주선이 침공해 온다. 지구 곳곳이 파괴되고 이 우주모선은 중국, 상하이 하늘로 날아온다. 상하이를 뒤덮는 방어막(돔)이 생성되지만 외계인의 로봇이 비처럼 쏟아지며 위기에 처한다. 유엔 산하, 연합군의 사령관은 회색독수리부대를 출동시켜 지구의 운명, 상해의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전투를 펼친다.
초시공요새, 상해보루
영화는 강남(江南, 본명:杨治)이라는 중국 SF작가의 원작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1976년생 작가 강남(장난)은 2013년 중국작가협회의 ‘작가수익 순위’에서 탑을 차지할 만큼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 <상해보루>는 일찌감치 영화판에서 눈독을 들였고, 등화도(텅화타오) 감독이 판권을 사들였다. 물론, 중국영화계 현실에선 SF는 도박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등화도는 아이돌스타 (엑소 출신의) 루한을 캐스팅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다. 루한은 ‘회색 독수리부대’의 리더 역할이다. 그와 함께 왕궁량, 손가령, 왕삼이 사총사를 이룬다. 중국군대편제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관객에게 더욱 혼란을 주는 것은 영화에서 루한이 보여주는 연애전선이다. 전 지구적 명운이 달린 상황에서 이들 사총사는 지극히 청춘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대만 출신의 서기(슈치)가 상해보루 지휘관을 연기한다. 사관학교도, ROTC도 출신도 아닌 루한은 모병활동 나온 서기 사령관에 반해 입대하고, 별다른 과정 없이 우주전략방위군 에이스 소대의 지휘관이 되고, 무슨 특출한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최강 외계침략군을 무찌르는 것이다.
여기저기 뻥뻥 뚫린 스토리상의 허점을 루한이나 서기의 매력(?)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 얼핏 봐도 스토리는 왕년의 재패니메이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와 ‘에반게리온’ 등을 흉내 내고 롤랜드 에머리히의 작풍을 따라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강남의 원작소설을 안이하게 옮겼고, SF를 로맨스로 착각한 감독의 실책이 크다. 최근 텅화타오 감독은 영화참패 후 인터뷰를 통해 “아, 나의 실수다. 이런 영화에 루한을 캐스팅하는 것이 아니었다. 홍보에 도움이 되겠지만 흥행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을 해서 마지막 폭탄을 던지기도.
여하튼, 실패는 성공의 아버지. 중국이 넘치는 자본과 엄청난 예비 영화관객을 지속적으로 극장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역사물뿐만 아니라 SF에도 물량을 쏟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역사드라마에서 학습했지만, 중국이 SF에 눈독을 들이는 이상 이제 SF는 그야말로 ‘상상초월’ 무제한 상상극장이 되어 버릴 것은 자명해 보인다.
참, 이 영화는 한국업체인 디지털아이디어가 CG 작업을 맡았다. 한국 CG업체는 중국 돈으로 실컷 CG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한중양국 영화계의 분발을 바란다. (박재환 2019.9.16)
상해보루 | Netflix 공식 사이트
미래의 어느 날, 에너지원을 노린 외계 세력이 지구를 침공한다. 주요 기지가 파괴되면서 상하이가 인류의 마지막 보루이자 희망이 된 상황.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한 청년이 연합군의 지휘관이 되어 지구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www.netflix.com
上海堡垒(2019年滕华涛执导电影)_百度百科
baike.baidu.com
“我用错了鹿晗,在一个不适合他的类型里” 《上海堡垒》导演滕华涛承认选角“失败” – Mtime时光网
滕华涛在采访中坦言,“我用错了鹿晗,在一个不适合他的类型里。” 时光网讯 由滕华涛导演,鹿晗、舒淇等主演的国产科幻电影《上海堡垒》上映后口碑不佳,票房表现也未达预期。滕华涛等主创此前曾在微博道歉,表示为《上海堡垒》的失败负责。 日前,滕华涛在接受自媒体“sir电影”采访时进一步分析了《上海堡垒》失败的原因,并承认,鹿晗并不是《上海堡垒》中男主角的合适人选。 滕华涛在采访中坦言,“我自己从技术上来讲,对鹿晗没有任何的意见。演员是我挑的嘛。最后这个喊完‘咔’过的也是我。但是呢
news.mtime.com
'중국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날은 오리라] 홍콩광복의 그날은.... (허안화 許鞍華 감독 明月幾時有 ,Our Time Will Come 2017) (0) | 2019.12.10 |
---|---|
[유랑지구] “중국SF, 태양계를 뛰어넘어 안드로메다로~” (곽범 郭帆 감독 流浪地球 The Wandering Earth, 2019) (0) | 2019.12.10 |
[코끼리는 그 곳에 있어] 죽음으로 완성한 걸작 (후보 胡波 감독 大象席地而坐 An Elephant Sitting Still.2018) (0) | 2019.11.21 |
[커커시리] 우리 자연 우리가 지킨다 (루츄안 陸川 감독 可可西里 Kekexili: Mountain Patrol 2004) (1) | 2019.09.23 |
[귀신이 온다] 우리 안의 적 (강문 감독,鬼子來了 Devils on the Doorstep 2000) (1) | 2019.09.18 |
[독자등대] 기쁜 우리 젊은 날 (獨自等待, Waiting Alone, 2005) (0) | 2019.08.28 |
[영웅] 너무나 정치적인 영화 (장예모 감독 英雄 Hero 2002) (0) | 2019.08.26 |
[미인초] 문혁, 청춘잔혹사 (여락 吕乐 감독 美人草 Years Without Epidemic 2004) (0) | 2019.08.19 |
[옥관음] 조미, 사정봉, 허안화, 그리고 해암 (허안화 감독 玉觀音 Jade Goddess of Mercy 2003) (0) | 2019.08.17 |
[운명의 해] 북경건달 셰페이(謝飛) 감독 本命年 (1989) (0) | 2019.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