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9. 11:52ㆍ미국영화리뷰
(박재환 2002.9.10.) 한때 땅 위를 어기적대며 돌아다니던 거대 공룡이 어떻게 멸종-사라졌을까. 여러 가지 說이 있지만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은 단연 '운석 충돌설'이다. 우주에서 거대한 운석이 지구로 돌진하여 "꽝~~~"하고 부딪혔고 그 충돌의 여파로 이른바 핵겨울이라는 초유의 기후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큰 돌덩어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부딪혔기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현재 지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지구충돌의 흔적들을 통해 과학자들이 계산한 것이 있다. 1908년에 반경 약 50m(겨우!)의 운석이 시베리아의 퉁구스카 지역에 떨어졌다. 지표면에 충돌한 것이 아니라. 지표상공 10Km높이에서 폭발하여 그 잔해들이 지표를 뒤덮었다고 한다.(대기권에 초속 16Km속도로 진입하는 대기권에서 타버리거나 폭발한다) 그때 충격은 핵폭탄 15개의 폭발력에 해당하였고 주위 약 2,300㎢의 지역을 폐허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공룡을 한순간에 멸종시킨 것으로 보이는 '충돌'은 유카탄 반도에 있는 지름 300Km짜리 운석공(돌멩이는 이미 흙먼지가 되어 사라졌고 커다란 웅덩이만 남아있다)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 300Km짜리 운석이 지표면에 부딪치면서 생긴 피해면적이 약 7만㎢. 문제는 충돌과 함께 20만㎦의 먼지를 대기 중으로 방출해 태양광을 차단하여 지구에 빙하기를 가져왔고 공룡은 얼어 죽었다는 것이다. 뭐, 그런 사전지식만 갖고 <딥 임팩트>를 보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충돌이 지구역사에 한 차례 있었다면 앞으로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우주에는 수도 없이 많은 별들과 물체(항성,행성,혜성,유성,소행성,별똥별) 등이 있는데 말이다. 요즘도 가끔 외신면에는 천체관측가들이 지구로 돌진하는 행성을 발견했다는 기사가 실리고 있다.
밀레니엄 지구멸망론에 근거하여 헐리우드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거대한 재난영화를 동시에 두 편이나 만들었으니 바로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이다. <딥 임팩트>는 지난 주말 TV에서 방영하기에 재밌게 보고 리뷰한다.
일단의 미국 청소년들이 과학 선생님의 지도 아래 밤하늘 별들을 쳐다보고 있다. 그러다가 똑똑해 보이는 소년 '레오 비더먼'이 새로운 별을 하나 발견한다. (꼭, 옥의 티만 찾는 사람이 있는데, 별자리에 조예가 깊은 사람의 말로는 레오가 밤하늘 별자리를 이야기할 때 오류가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새로운 혜성이 큰곰자리의 미자르 근처에서 발견하는데 선생은 '남위 10도'라고 이야기했단다. 그런데 실제 큰곰자리별은 북위 55도 정도에 있으면, 혜성이 처음 발견될 때는 아주 어둡다고, 사진에 찍힌 것처럼 1등급이 결코 될 수 없다는 등의 전문적인 이야기..으악!..)
어쨌든 소년이 발견한 이 행성사진을 근거로 한 천문학자가 행성궤적을 계산한다. 이 행성은 2년 후에 지구에 정면충돌할 것이며 엄청난 재앙을 안겨줄 것이라는 것. 이 행성의 이름은 '울프-비더만'으로 명명된다. 어쨌든 이 '울프-비더먼'은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극소수 사람만이 이 재앙을 알고 있다. 바로 NASA와 미 백악관 사람들.
평화로운 지구, 가장 평화로운 미국의 한 방송국-CNN이 아니라 MSNBC 방송국의 신출내기 앵커우먼 제니는 재무장관의 사임이 스캔들 때문일 것이라며 특종을 기대한다. 그런데 그녀가 어느 날 고속도로에서 납치되어 미국 대통령 앞에 끌려간다.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모건 프리먼'은 여자 스캔들이고 뭐고, 곧 엄청난 발표가 있을 것이니 입 다물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백악관 기자회견장. 미합중국 대통령은 1년 전 우연히 발견된 울프-비더먼 행성에 대해 그동안 분석결과를 발표한다. 길이가 7마일이며 무게는 5천 억 톤, 지구충동 예상일은 *월 *일. 앞으로 8개월 남았다고. 미국은 소련과 합작으로 우주선 '메시아'를 쏘아 올려 핵폭탄을 혜성 땅 밑에 설치하여 우주공간에서 박살낼 계획이라는 것이다. 물론, '메시아'는 임무를 반만 완성한다. 핵은 터졌지만 거대한 행성이 두 조각 났을 뿐이다.
미국 대통령은 또다시 중대발표를 한다. 이런 일을 예상하여 노아의 방주를 구축했다고. 컴퓨터 추첨으로 딱 '100만 명' 만을 지하벙커로 이주시킬 것이라고. 나머지는 충돌의 결과 야기되는 엄청난 잿더미와 핵겨울에서 멸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2년만 땅 밑에서 버티면 된다고 계산한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메시아호의 용사들의 희생적 분투와 미국대통령의 신속하며 냉정한 판단, 그리고 잡다한 사연을 가진 인간군상들 때문이다.
이 영화는 주로 천체물리학도들에 의해 비교적 과학적이며 잘 만든 재난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혜성의 묘사(누가 실제 가 봤는지는 모르겠지만)가 생생하며, 외향적 특성이 사실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반 동강난 혜성의 충돌 이후 가져올 지구 재난에 대해서는 서둘러 영화를 종결했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것이리다. 엄청난 해일을 피해 산꼭대기로 도망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충돌 이후 미 대륙은 엄청난 잿더미에 포옥 파묻힐 것이다. 마치 공룡을 멸종시켰던 그 날처럼 말이다.
이 영화 감독 미미 레더는 <피스메이커>의 감독이다. 이 영화가 재난영화이면서도 가족적 유대감이 유별난 것은 아마 미미 레더가 여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편견?
어쨌든... 지구는 안팎으로 조용할 날이 없는 것 같다. (박재환 2002/9/10)
'미국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바타] 판도라의 눈물 (제임스 카메론 감독 Avatar, 2009) (0) | 2019.08.29 |
---|---|
[메멘토] ‘박하사탕’이 ‘오 수정’을 만날 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Memento 2000) (0) | 2019.08.27 |
[죠스] 백상어, 스필버그를 물어뜯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Jaws 1975) (0) | 2019.08.19 |
[캐치 미 이프 유 캔] 신출귀몰 미합중국 義人 애그비네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Catch Me If You Can, 2002) (0) | 2019.08.19 |
[1941] 엄청난 감독의 엄청난 작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1941, 1979) (0) | 2019.08.19 |
[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소설 따라잡기 (Around the World in 80 Days 1956) (0) | 2019.08.19 |
[용서받지 못한 자] 혼돈의 시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Unforgiven 1992) (0) | 2019.08.19 |
[얼라이브] 생존을 위한 최후의 선택 (프랭크 마샬 감독 Alive: The Miracle Of The Andes 1993) (0) | 2019.08.19 |
[스트레인지 데이즈] 반복되는 역사의 기억?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 Strange Days, 1995) (0) | 2019.08.18 |
[브로큰 애로우] 110% 아드레날린 폭발 (오우삼 감독, Broken Arrow 1996) (0) | 2019.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