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정석 ‘빌딩 끝에 매달린 용남’ (영화 엑시트)

2019. 8. 6. 11:18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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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019년 7월) 31일 개봉된 독특한 재난‘탈출’영화 <엑시트>가 첫 주말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놀라운 흥행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도심지에서 일어난 유독가스 유출 테러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뒤, 유독가스를 뚫고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는 주인공의 활극을 담고 있다. 조정석과 임윤아가 투톱 주인공이다. 조정석을 만나 빌딩을 오르는, 재난지역을 달리는 소감을 물어보았다. 영화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이다.


- 개봉을 앞두고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반응이 좋았다.

“긴장하면서 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재밌게 봐 주신 것 같다. 그래도 개봉되고 나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개봉 전에는 정말 모르겠더라. 시사회 끝나고 친한 지인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는데 재밌게 봤다고 하니, 기대가 되긴 한다.”

● 준비된 배우, 단련된 캐릭터 조정석

- <엑시트> 체력 부담이 만만찮았을 것 같다
“체력적인 문제는 애초부터 생각했었다. 준비를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클라이밍 기술, 기초체력 다지고. PT(퍼스널 트레이닝)도 꾸준히 했다. 철봉운동도.”

영화 초반에 보여준 철봉 운동 장면은 조정석이 자신 있게 찍은 장면이라고. “대역 장면도 있지만 거의 내가 했다. 철봉을 잘한다.”라고 말한 뒤 자신은 준비된 배우라고 덧붙인다. 

“대학 다닐 때 신체훈련 동아리에서 몸을 단련시켰다. 배우는 몸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취지에 가입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연계가 잘 된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합창반이었고.. 조금씩 관련이 있다.”

- ‘신체훈련 동아리’에서는 무엇을 했나.

“앞으로 구르기, 뒤로 구르기. 이런 거 연습했다. 의자에 앉을 때에도 분위기 있게 앉는 법을 배웠다. 내 엉덩이 뒤에 의자가 있다고 자각하고.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것이다. 다른 연기할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몸을 잘 사용하는 것이 배우의 길이다. <엑시트>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엑시트>에서는 와이어액션이 많았던 것 같다.


“와이어 액션이 힘들다. 안전장비를 하고 하루 종일 매달려 있으면 겨드랑이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숨도 쉬기 어렵다. 와이어 액션은  줄 하나에 목숨을 맡기는 것이다. 꽤 많이 찍었다. 10미터 이상되는 높이에서 액션을 펼친다. 다행히 별다른 사고 없이 잘 끝났다.”

- 조정석 하면 코믹 연기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코미디 연기를 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텍스트를 믿고 상황을 믿고 연기에 임한다. 진지하게 연기하는데 상황이 재밌고, 주어진 대사가 웃기니까 그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 저만의 방법은 아닌 것 같고, 최대한 열심히 잘하면 된다. 웃기려고 하면 안 웃기잖은가. 그런 것 보면 코미디언과 개그맨이 대단하다. 멍석을 깔아놓고 좌중을 압도하니 말이다. 대단하다.”

● “영화 엑시트는 시너지, 앙상블”


<엑시트>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처음 봤을 때 신박했다. 에필로그가 따로 없다. 서사가 흘러가는 게 딱 청량음료 마시고 ‘아~’하는 느낌 같았다. 서사가 주는 매력이 제일 컸다. 감독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라서 기대가 되었다.

- 감독님이 어땠나

“조곤조곤 이야기하신다. 남들이 생각 못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 대사 하나가 독특하다. 영화에서 용남이가 의주를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대사 중에 이런 게 있다. ‘너 오랜만이다. 몇 년 만이지?’ 할 때 용남이가 한 말. 뜬금없이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 “라고..“ 말하잖은가. 그런 지점이 재미있었다. 감독의 독특한 매력인 것 같다.” 

- 임윤아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시퀀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와이어액션, 영화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효과적인지. 용남이나 의주의 캐릭터가 너무 확고하니 캐릭터보다는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특별한 상황에서, 작은 소품 등을 이용하여 일상적인 소재로 탈출극을 펼친다. ‘스카이스크래퍼’의 드웨인 존슨보다는 한창때의 성룡을 연상시킨다. 

“성룡을 참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안 본 영화가 없을 정도이다. 위트 있는 액션을 좋아한다. 긴장감과 위트가 맞물리는 경쾌한 순간들. 그런 느낌이 이 시나리오에 들어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직면했던 가장 큰 재난은 어떤 것인지.

“어렸을 때. 홍수가 나서 살던 반지하 집에 물난리가 났었다. 물 퍼 나르던 기억이 난다. 뭐, 침수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다

TV 드라마,, 뮤지컬 등 각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어떤 게 가장 매력적인가.
“각각의 매력이 분명하다. 공연을 하다 보면 드라마나 영화를 하고 싶고, 드라마 하고 있으면 무대가 그립다.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다.” 

뮤지컬 계획은?

“내년에 한 편 무대에 서고 싶다. 누가 써준다는 것도 아닌데 저 혼자 뮤지컬 하고 싶다 그런다.”

- 영화를 보면 ‘백수’와 ‘직장인’의 이야기가 청춘의 공감을 얻는다. 가족 이야기도 그렇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는지.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이다. 명절에 친척들 만나면 늘 듣는 말이 ‘TV에 언제 나오냐’였다. 연기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 

-그럼 친지들은 언제부터, ‘배우 조정석’을 알아보았나.

“<건축학개론> 때부터다. <더킹 투하츠>와 맞물리며. 그때 현실적으로 체감이 되더라.”

-함께 공연한 윤아 씨와는 호흡은 어땠나.

“웃음코드가 비슷했다. 그게 잘 맞았다. 장면을 풀어나갈 때 공감하지 못하면 힘든데 서로 잘 맞았다. 영화 보면 아시겠지만 윤아 씨는 똑똑한 배우이다.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알더라. 같이 좋은 시너지 만들어낸 것 같다. 연기는 상호작용이다. 누가 누구에게 도움을 줬다기보다는 시너지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앙상블이 좋았다.” 

● 조정석의 배우론

“배우는 자기만의 장점을 살려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전에 내 연기에 대해 변주라는 말을 쓴 것 같다. 이제 좀 여유로워진 것 같다.”

- 연기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 


“원래는 기타를 전공하고 싶었다. 3수생으로 연기과에 진학했다.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되었다. 학예회 때 노래 부르고, 수학여행 가면 춤추고, 교회 성가대 활동하고, 연극반 활동하고. 그 모든 활동이 자연스레 지금의 조정석으로 이끈 것 같다. 기타는 떨어졌는데. 연극과에 들어갔고, 지금 여기까지 왔다.” 

-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무대가 주는 활력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 각자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어떤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고, 전혀 공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상황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무대에서 연기하면서 그런 반응을   만들어가는 것이 재밌다.”

“드라마는 피드백이 빠르다. 시청자와 작가와 함께 모두 같이 만들어 간다. 영화는 잘 만들어 숙성시키는 과정이 있다. 공연은 무대 위에서 차근차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느 순간 관객들의 반응이 체감이 될 때가 있다. 그 과정이 가장 큰 매력이다. 신박한 거죠.”

- <엑시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연배우로서 한 마디 한다면.

“열심히 찍었고, 여름에 어울리는 영화이다. 라이언킹, 알라딘도 재미있지만 한국영화도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 차기작은?
“tvN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할 것 같은데, 촬영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엑시트>는 지난 31일 개봉되어 어제(5일)까지 33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재밌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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