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포매니악 볼륨1] 코지 판 투테? (라스 폰 크리에 감독 Nymphomaniac: Vol.1, 2013)

2014. 6. 23. 13:00유럽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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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개봉된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논쟁작 ’님포매니악‘( Nymphomaniac)의 뜻은 ’여자색정광‘이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이 단어는 ’Hypersexuality‘로 연결되어있다. 이 말은 ’성욕과다증‘, ’성욕항진증‘으로 번역된다. ’섹스‘에 대한 집착정도가 평균을 넘어 과도할 경우 병적인 증세라고 성(性)심리학자들은 말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그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분명 개인적인 편차가 클 터인데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누가 봐도 ’성욕과다증‘ 환자임에 분명하다. 그럼, 자연스레 이 영화에는 성적인 장면이 과다하게 나올 영화임에 분명하다. 맞다. 그러하다!

계집 2살 때부터,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집착

어느 추운 겨울 저녁, 중년의 독신남 셀리그만(스텔란 스카스가드)은 피를 흘리며 길거리에 쓰러져있는 젊은 여자 조(샤를로뜨 갱스부르)를 집으로 데려와 안정을 취하게 한다. 척 봐도 심한 폭행을 당했거나 노숙생활이 꽤 된듯 한 사연 많은 여자임에 분명하다. 이 여자는 차분하게 남자에게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성기에 유난히 집착하더니 결국 자라면서 성적 탐닉에 빠져든 믿지 못할 이야기를. 남자는 조용히 들으면서 이 여자가 ‘님포매니악’임을 알게 되면서 ‘북유럽의 남자’로서, ‘중년’으로서, ‘자신의 지적한계’ 내에서 조언이랍시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북유럽의 밤은 깊고, 여자의 경험은 천일야화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라스 폰 트리에의 도발

라스 폰 트리에는 국내 아트영화 팬들에게는 인기가 높다. 오래 전 종합병원을 무대로 한 호러영화 ‘킹덤’은 심야상영의 인기 컬트작품이었다. 그리고 잊을만하면 논쟁으로 가득한 작품을 하나씩 내놓았다. 2011년엔 깐느영화제에서 ‘멜랑콜리에’가 상영될 때 뜻밖에도 히틀러/나치 옹호발언을 했다고 하여 소란스러웠다. 그가 독일계라는 것까지 더해져서 논란은 증폭되었고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선 작심하고 이 영화를 내놓은 것이다. 이 영화도 꽤 상영시간이 길다. 그래서 볼륨1, 볼륨2로 나뉘어 개봉된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화면수위도 굉장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것은 ‘나치옹호발언을 했던 감독의 신작’이 아니라 ‘배우들이 실제 섹스를 했냐 안했냐’가 화제가 되었을 정도이다. (물론, 대역배우란다!) 영상미학이나 주제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논쟁적이며 치열함을 보여주었던 라스폰 트리에 감독의 ‘님포매니악’은 그런 흥밋거리이상의 이야깃거리를 넘겨준다. 어디에 혹해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무엇을 느끼고 나가든지 말이다.

고독감과 소통

쉽게 이야기하면 현대인에게는 누구에게나 병적인 면이 있다. 그게 가족의 울타리나, 공적인 생활을 통해, 사회분위기를 통해 한계가 주어지거나 자제력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그게 과도하면, 일탈하게 되면 ‘스토로스 칸’ 꼴이 나거나 ‘조’처럼 흥밋거리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라스 폰 트리에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어린애가, 그리고 나쁜 친구(?) 때문에 끝없는 방황을 하게 된다는 사연을 임상대상을 지켜보는 프로이드처럼 유려하게 이끌어간다. 중년남성은 지적으로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러한다. 아니 탐구한다. 기차에서의 맨 헌팅이 낚시의 기술이며, 신음소리가 악마의 화성임을, 그리고 피보나치 수열을 언급할 만큼 여주인고의 과도한 성탐닉에 대해 과도한 지적 자랑을 늘어놓는다. 결국은 ‘프리 라이딩’(?)의 기회를 엿보는 뻔한 스토리라인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극단적 부위(?)에 대해 화면 ‘블러’ 처리를 했지만 감상에 지장(?)을 주거나 기대치를 깎아버리는(?)는 심의의 가위질은 없다.(물론, 분명 있었다고 우길 예민한 관객도 많을 것이지만!) 20년 전 ‘크라잉게임’에서 순식간에 지나갔던 그 소동에 비하면 이 영화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길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조가 어릴 적부터, 그리고 철들 나이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몰입한 성적 일탈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아버지의 죽음을 앞에 두고도 병원 한 구석에서 아무 남자와 의미 없는 섹스에 매달리는 여자의 심리가 중요하다고? 해탈의 경지에 오른 여인의 미소를 기대하는가? 아니, 설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그런 원인을 알아보고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가. 라스 폰 트리에는 타고난 낚시꾼임에 분명하다. 흥미로운 밑밥에, 요염한 낚시바늘, 그리고 환상적 손놀림에, 결정적 낚아채기까지 말이다. (박재환, 2014.6.23.)

[님포매니악 볼륨1|Nymphomaniac: Vol.1, 2013] 감독: 라스 폰 트리에 출연: 샤를로뜨 갱스부르, 스텔란 스카스가드, 스테이시 마틴, 샤이아 라보프, 크리스찬 슬레이터, 제이미 벨, 우마 서먼, 윌렘 대포 개봉:2014.6.18

[위키 Nymphomaniac (film)|Lars von T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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