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시아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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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마망] 병약한 엄마, 야무진 딸 (셀린 시아마 감독)
격정적인 바이올린 연주의 비발디 ‘여름 3악장’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셀린 시아마 감독의 신작이 이달 개봉되었다.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 등을 내놓으며 영화팬을 매료시킨 셀린 시아마 감독의 신작에서는 또 어떤 섬세한 영혼의 숨겨진 비밀을 전해줄지 기대된다. 신작 ‘쁘띠 마망’(Petite Maman)은 8살 여자아이의 이야기이다. 제목이 ‘작은(쪼그만) 엄마’라니. 무슨 이야기일까. ‘쁘띠 마망’은 축축한 느낌과 신록의 푸르름이 동시에 느껴지는 유럽 어느 전원도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방금 양로원에서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린 넬리는 할머니에게 작별인사를 못한 게 아쉬운 듯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잘 있어요”라고 인사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나무지팡이..
2021.10.31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옆에서 본 여인, 앞에서 본 연인 (셀린 시아마 Céline Sciamma 감독,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풍속사(史)에서 ‘사진신부’(Picture-Bride)라는 걸 만날 있다. 특정시기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직 사진으로만 결혼할 상대를 간택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세기 초,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간 남성이 고국의 여인네를 오직 사진으로만 보고, 결혼하여 일가를 이룬다. 조금 앞선 시기 미국 서부로 간 일본남자의 형편도 비슷했다. 미국 항구에 도착한 일본 예비신부들은 자신의 신랑을 알아볼 수 없었단다. 노동자가 한껏 꾸민 사진과 실제 부두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판이했기에. 아마도 ‘사진후반작업의 원조’이리라. 하지만 신랑은 그림 속 신부를 기꺼이 배필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영화 의 출발은 그러하다. 영화는 18세기 신부의 초상을 그리는 화가의 이야기이다. 사진도, 전화도, 인터..
2020.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