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정전] 왕가위 전설의 초석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1990)
홍콩 왕가위(왕지아웨이) 감독은 한때 많은 영화팬들의 우상이었다. 자기복제를 거듭하는 홍콩느와르와 넘쳐나는 쿵푸무협물 속에서 고고하게, 도도하게 자신만의 미학을 밀어붙였던 우직한 작가주의 영화감독의 전범이었다. 그의 전설적 작품 이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물론, 그의 작품은 회고전을 통해, DVD를 통해, 왓챠를 통해 맘만 먹으면 쉽게 볼 수 있었다. 다시 보니 여전히 반갑고 우울했다. 왕가위 감독은 그 ‘화려하고도 분잡스러운’ 홍콩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발을 디뎠다. 그가 각본을 쓴 작품목록을 말하면 아마 놀랄 것이다. 저런 대가가 저런 작품을? 여하튼 그런 과정을 거쳐 그는 1988년 를 내놓았다. 크리스토퍼 도일의 유려한 카메라에 잡힌 홍콩의 어두운 작품을 ‘왕가위스럽게’ 만든 것이다. 홍..
202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