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21.09.17) 밤 12시 10분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는 독립영화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강진아가 출연한 세 편의 단편영화가 시청자를 찾는다. 그 중 남순아 감독의 [추석 연휴 쉽니다](2020)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절묘하게 편성된 여성영화의 수작이다.
추석 연휴, 이영(임성미)은 연휴 기간에도 디자인 작업 때문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그 때 갑자기 쳐들어온 친구 안다정(강진아). 이전 룸메이트였던 다정은 추석연휴 시댁 방문 문제 등으로 남편과 싸우고는 무작정 집을 나와 이영에게 온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기도 하지만 마감에 쫓기는 지금 상황에선 친구의 방문이 마뜩짢다. 다정을 돌려보내려 하지만, 다정은 갈 생각이 전혀 없고 눈치 없이, 끝없이 살갑게 군다. 마감에 쫓기는 이영의 입장은 생각도 않고 밥 먹자면 밖으로 끌고 나간다. 연휴기간이라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다. 이영은 폭발하고, 다정은 그런 친구가 서럽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추석을 둘러싼 부부갈등은 ‘아침마당’ 단골 소재였다. 언젠가부터 ‘82년생 김지영’이 되어간다. 아마도 다정도 비슷한 경우이리라. 그런데, 이영의 입장은 어떨까. 추석연휴조차 혼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고 있잖은가. 친구보기엔 궁상맞아 보일 것 같아 초조할 것이다. 런닝타임 19분의 ‘추석 연휴 쉽니다’는 기혼과 미혼의 두 여자 캐릭터를 통해 그 나이 또래의 청춘이 맞게 되는 특별한 감정의 골을 밀도 높게 전한다. 이영의 초조함은 이성적으로 즉자적으로 공감하게 되는 청춘의 실상이고, ‘무대포’에 가까웠던 다정의 방문은 시간이 갈수록 감성적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된다. 남순아 감독의 깔끔한 연출력과 임성미, 강진아 배우의 현실적 연기가 ‘추석 연휴’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오늘(2021.09.17) 방송되는 KBS 1TV 독립영화관은 독립영화가 사랑한 ‘강진아’ 배우 특집으로 <추석 연휴 쉽니다>와 <슈뢰딩거의 냥이들>(서윤수 감독), <작년에 봤던 새>(이다영 감독)가 방송된다. <한강에게>, <소공녀>에 출연해 주목받은 강진아 배우는 연말에 <태어나길 잘했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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