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작가와 캐릭터의 일심동체 느와르 만들기 (2019년 충무아트센터대극장)

2019. 8. 16. 19:07공연&전시★리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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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샘컴퍼니, CJENM제공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2019년 8.8 ~10.20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출연: 최재림-강홍석(스타인), 이지훈-테이(스톤), 정준하-임기홍(버디/어윈), 백주희-가희(칼라/어로라), 리사-방진의(게비/바비),김경선-박혜나(도나/울리) 프로듀서:김미혜 연출:오경택 음악감독:김문정 

 

(박재환 2019.8.16) 1940년대 할리우드에서 유행한 느와르 영화는 험프리 보가트 스타일의 탐정과 로렌 바콜 분위기의 팜므파탈이 등장하여 사건에 연루되고, 함정에 빠지고, 마침내 해결하는 방식이 정석이다. 우디 앨런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좀 더 경쾌하게 풀어갈 것이다. 주인공인 소심한 작가는 독재자 같은 할리우드 제작자와 문재(文才)가 조금 있는 암흑가 보스 사이에 끼어 자신의 대본이 이리저리 재단되더니 결국 완성된 작품은 처음 계획과는 전혀 상관없는, 산으로 올라간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연출:오경택 제작:샘컴퍼니·CJENM)은 이처럼 산으로 가는 느와르이다. 
래리 갤버트가 대본을, 사이 콜먼이 곡을 맡은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1989년 처음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공개되자마자 토니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이 이제야 한국에서 초연 무대를 갖는다. 지난 8일부터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맞고 있다. 
4인조 ‘엔젤’이 선사하는 흥겨운 재즈 선율의 스캣으로 장식된 오프닝 장면이 끝나면 흑백의 무대 위에 전형적인 모습의 탐정사무소가 보인다. 탐정 ‘스타인’을 찾아온 묘령의 여자. 사라진 딸을 찾아달라는 부탁이다. 촉이 발동한 스타인은 이 사건이 대박 사건임을 직감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시나리오 ‘작가 스톤’이 헐리우드 제작가 어윈을 위해 쓰고 있는 영화 내용이다. 
스톤은 어윈에게 코가 꿰인 셈이다. 때로는 살살 달래며, 때로는 협박하며 어윈은 스톤의 원고를 뜯어 고치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흑백의 세상’에서 스타인 탐정은 고군분투한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익숙한 소동극이다. 우디 앨런의 ‘브로드웨이를 쏴라’에선 브로드웨이 극작가가 마피아 두목에게 멱살 잡히며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고, 멜 브룩스의 특급 코미디 ‘프로듀서’는 최악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계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도 결국 같은 노선을 걸어가는 라디오 생방송 소동극. 

‘시티 오브 엔젤’은 작가의 실제생활은 컬러풀하게, 그가 타이핑하는 영화 속 장면은 흑백의 세상으로 그려낸다. 이런 소동극은 ‘대단한’ 작가가 ‘대중적’ 제작자의 압박에 조금씩 자신을 팔고, 위대한 예술성이 무너지는 아이러니를 코믹하게 그리는데 방점이 찍힌다. 하지만 이번 뮤지컬은 높은 예술성과 웃긴 대중성을 드러날 정도로 대비시키지 않는다. 어쩌면 ‘스타인’은 통속적 작가에 불과했는지 모른다. 
넘치는 재즈 선율과 느와르 필름에서 박제한 것 같은 무대 디자인은 흥미롭다. 그러나 스토리는 등장인물을 파악하는데 곤란을 느낄 정도로 혼란스럽다. 작가 스타인과 탐정 스톤만이 1인 캐릭터이고, 대부분의 인물은 1인2역을 한다는 사실은 ‘작품을 보고나서’ 캐스팅보드를 쳐다볼 때 인식하게 될 정도이다. 아마도 그런 장치(?) 때문에 뻔할 것 같은 소동극을 이해하는데 1부를 다 잡아먹힌다. 그만큼 ‘1부’에서는 너무 난해하고, 복잡하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서인지 이 ‘마의 1부’를 그럭저럭 버티면 인터미션 지나고 만나는 ‘2부’에서는 ‘코믹 통속 느와르’의 재미를 만끽하게 된다. 엉망진창으로 내달리던 스톤의 이야기는 마침내 촬영 현장에서 만개하는 것이다. 작가도, 탐정도, 감독(제작자)도, 배우도, 애인도, 정부도, 비서도, 모두가 정신없이 자신의 역할을 폭발시키는 것이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샘 컴퍼니가 CJENM과 함께 내놓은 작품이다. 지난 2015년 샘컴퍼니가 내놓았던 미타니 코키의 ‘오케피’를 떠올린다면 다음 작품으로 멜 브룩스의 ‘프로듀서’를 올리면 어떨까 싶다. 분명 재미있을 것 같다. 

지난 8일 개막한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박재환)

 

 

City of Angels (musical) - Wikipedia

City of Angels is a musical comedy with music by Cy Coleman, lyrics by David Zippel, and book by Larry Gelbart. The musical weaves together two plots, the "real" world of a writer trying to turn his book into a screenplay, and the "reel" world of the fic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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