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죄와 벌] 성스러운 가족 (김용화 감독 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 2017)

2019. 9. 11. 12:55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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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17.12.26.) 2003년 이정재, 이범수가 형제로 나온 <! 브라더스>로 감독 데뷔를 한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로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충무로의 흥행불패감독이 된다. <국가대표>는 드라마로서의 완성도와 함께 VFX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어 대담하게도 한중합작으로 고질라가 야구를 하는영화 <미스터 고>를 만들면서 흥행에 쓴맛을 본다. 허영만의 원작이 갖고 있는 만화적 상상력을 넘어서는 한방이 없었다. 어쩌면 중국적 요소를 과도하게 집어넣으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진 셈이다. 다행히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를 거치면서 CG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만화원작을 다루는 방식을 깨우친 모양이다. 심기일전, 와신상담 4년만에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 죄와 벌>로 돌아온 것이다. 

<신과 함께>는 주호민이 네이버에 연재한 웹툰이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사후세계를 이승에서의 개인적 삶의 궤적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잘 살았으면, 열심히 살았으면 죽어서 충분한 보답을 받게 되고, 그렇지 않았다면 지옥불 속에 떨어진다는 식이다. 주호민의 웹툰은 <전설의 고향>식 징벌론을 김용화 스타일의 CG로 완성시킨다. 검은 옷의 갓 쓴 저승사자가 막 죽은 이승의 사람을 이끌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그 사람의 사후세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영화 <신과 함께>는 웹툰 원작의 정수를 이어간다. 이야기 구조도 대부분 이어받는다. 김자홍(차태현)은 소방관이다. 자신의 안위는 신경 쓸 틈도 없이 불구덩이 속에서 사람을 구한다. 하지만 그는 소방관의 삶만으로 생을 재단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다. 편찮은 노모(예수정)와 영양실조에까지 이른 어린 동생(김동욱)을 내팽개친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자홍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영화를 보면서 점차 알게 된다. 

웹툰은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의 저승 삼차사와 진기한 변호사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추지만 영화는 자홍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확대된다. 이 영화를 보고 감동받고, 눈물을 흘렸다면 그것은 오롯이 자홍의 힘들었던 이승의 삶과, 지지리 복도 없는 그의 가족들과의 인연에서 흘리는 눈물일 것이다. 

웹툰의 진기한을 벗어나는 순간 김용화의 <신과함께>가 신파조의 감동을 완성시키는 대목이다. 김용화 감독은 그렇게 웹툰이 전하는 한국적 사후세계관에 살짝 발을 디딘 사필귀정의 이야기로 가족의 사랑으로 완성시킨 것이다. 

김용화 감독은 <신과 함께>2부작으로 만들기로 했고, 이번에 1편을 먼저 개봉시킨 것이다. 1편에서 전개된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풍성한 이야기의 속편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작웹툰이 갖고 있는 오밀조밀한 사후세계의 모습은 이 이야기가 충분히 확대될 프랜차이즈의 매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1편에서의 이정재와 도경수의 활약이 대단했던 만큼 속편에서 마동석과 남일우가 펼칠 이야기가 기대된다. 20171220일 개봉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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