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지다성] 왕가위 각본에, 스타 장국영이라.. (龍鳳智多星 The Intellectual Trio

2008. 2. 21. 09:04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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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5)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제목이 <장국영의 H2O>는 다소 흥미로운 작품이다. 한때 인기 있던(홍콩영화가 엄청나게 인기 있을 때를 일컫음!) 장국영의 이름을 달고 출시된 이 영화의 원제목은 다분히 '홍콩'스런 <龍鳳智多星>(용봉지다성)이다. 굳이 우리말로 옮기기가 애매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The Intellectual Trio)이 이 영화의 내용을 다소 일려준다.

버디 형사와 킬러, 그리고 소매치기 자매

  예숙군(倪淑君)과 임억련은 홍콩을 무대로 소매치기를 하고 살아가는 자매. 오늘도 여자 몸매에 혼을 잃는 홍콩의 '어리버리'한 남자들의 상대로 소매치기를 한다. 홍콩 공항에서는 방금 싱가포르에서 중요한 두 사람이 도착한다. 한 사람은 프로페셔널 킬러로 곧 누군가를 죽일 임무를 맡게 된다. 또 한 사람은 홍콩으로 지원나온 싱가포르 경찰. 장국영은 마약밀매범을 잡기 위해 공항에서 잠복하다가 킬러를 놓치고 대신 싱가포르에서 온 형사를 붙잡아 두들겨팬다. 이런 인연으로 둘은 콤비가 된다. 이들이 유원지에 놀려나왔다가 그만 소매치기 자매에게 당하고 만다. 이것이 또 인연이 되어 이들은 한편으론 티격대며 가까워진다. 소매치기 자매는 호텔에서도 한건 하는데, 상대는 바로 그 킬러. 킬러의 중요한 징표가 자매 손에 들어가게되자 킬러는 자매를 찾아나서고, 형사 둘, 소매치기 둘, 킬러 하나가 엉키고 설킨 추적전을 벌이게 된다. 결국 동생(임억련)이 킬러 손에 비참하게 죽고, 형사와 언니는 킬러를 찾아나선다.

  왕가위+ 장국영, 그리고 임억련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이 각본을 맡았다. 홍콩영화답게 정석대로 나가면서도 곳곳에서는 조금의 창의력이 돋보이기도 하다. 특히 버디 무비 스타일의 이야기에서는 헐리우드 로이드 영화 같은 코믹함도 느껴진다. 형사들의 잠복근무, 소매치기의 일상, 자매의 정, 인간적인 형사 등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이다. 물론, 오늘의 예술감독 왕가위의 알려지지 않은 그 시절의 홍콩영화 특징이 잘 드러난다. 마지막 장면 킬러가 여자를 죽이러 집으로 들어오고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킬러가 칼을 뽑아들자 갑자기 돌아선 그 여자. 가발을 벗어던지니 바로 장국영 형사였다! 어디서 본 듯한 내용? 그렇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록키>를 만들고 나서 나온 영화 중에 <나이트호크>(Nighthawks)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도 그러했다. 물론, 장국영과 예숙군이 '누가누가 술 잘 마시나?'하는 시합에서는 <레이더스>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 작품은 장국영의 초기 영화 출연작에 속한다. <영웅본색> 나오기 전에 장국영은 이런 청춘물 비슷한 드라마에 몇 작품 나왔다. (56년 생인) 장국영이 서른에 나온 영화이지만 아직 앳띈 느낌이다. 이 영화에서 예숙군과 으르릉거리는 모습이 귀엽기까지하다.^^ 근데, <해피 투게더>이후 장국영이 왕가위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그다지 사이가 좋은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왕감독이 너무 변덕스럽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로 제때 안 주고 말이다. 두 사람이 다시 영화를 찍으면 분명 화제가 될 것은 틀림없다.

  임억련은 다른 홍콩 여배우들처럼 많은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았다. 고등학교때 친구 따라 나섰다가 DJ가 되고, 방송국에서 노래 부르다 음반회사에 픽업되어 가수가 된 특이한 경력을 지닌 임억련은 드물게 오랜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가 연예계 진출 이후 얼마 안 있어 장국영과 공연하였으니 행운인 셈. 스물이 채 안된 앳된 임억련 모습을 볼 수 있다. 불륜으로 시작된 가수 이종성과의 로맨스는 결국 결혼으로 이어졌다. (▶임억련-이종성 이혼 관련뉴스 (2004/7/13))

   싱가포르 형사(대만 형사?)로 나온 사람은 루남광(樓南光)이란 배우. 이 남자와 함께 풍쉬범이란 배우도 등장하니 아는 사람은 챙겨볼 것.

  비디오 출시명 <에이치 투 오 H20>가 어떻게 붙었을까 궁금했는데 이 영화 삽입곡 중에 가 있다.- 
  
 龍鳳智多星 (1985)  감독: 여응취 (黎應就)  주연: 장국영, 임억련, 예숙군  각본: 왕가위 홍콩개봉일: 1985년 6월 6일 

http://sandyandmenews.blogspot.com/2019/03/19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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