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관] 황비홍만큼 유명한 인물 '홍희관'

2008. 2. 21. 08:50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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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5-1-19]   쇼 브라더스 영화 리뷰 들어~갑니다. 장철 감독의 작품에서 당가(唐佳)와 함께 액션감독을 하던 유가량은 영화계 진출 때부터 호시탐탐 감독 입봉을 꿈꾸었다. 쇼 브라더스가 홍콩 무협영화계를 호령할 때 장철의 지위는 그야말로 아무도 범하지 못할 존재였다. 그런데 <<장철회고록>>을 읽다보면 장철은 자신의 스태프가 감독으로 독립해 나가는 것에 대해 그다지 탐탁히는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쨌든 장철의 많은 작품에서 무술감독을 맡았던 유가량은 75년 [신타](神打)를 시작으로 장철의 그늘을 벗어나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른바 '陽剛美學'으로 일가를 이룬 장철 감독과는 또 다른 액션-무협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 [소림삼십육방]으로 대표되는 유가량 작품은 액션과 코믹이 적절히 배합되었고 빠지지 않고 '중화무술'의 위대함이 묻어 나온다.

  유가량의 아버지 유심(劉湛)은 황비홍의 제자 임세영(林世榮)의 직계 제자였다. 유가량은 그런 부친에게서 홍권을 전수 받았다. 그의 형제 유가량, 유가영, 그리고 유가휘는 홍콩 액션영화계를 호령하게 된다. 유가휘는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고 양자로 입양된 인물이다. 이런 진짜 백그라운드를 가진 유가량이 [신타], [육아채와 황비홍](陸阿采與黃飛鴻) 이후 내놓은 세 번째 감독작품 [홍희관]은 유가량의 가계도를 훑는 것만큼 흥미로운 영화이다.

  청말에 청조에서는 백미도인(白眉道人)을 소림사에 파견하여 반청복명(反淸復明)의 근거지였던 이 절을 불태운다. 이때 소림사의 지선선사(至善禪士)는 백미도인의 흉악한 손아귀에 절명하고 속세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홍희관도 그 중 한 사람. 홍희관은 무리를 이끌고 복수의 기회만을 노린다. 이 때 고을을 도며 무예를 팔고 먹고사는 영춘(詠春,이려려)을 만나게 된다. 영춘은 학형권(鶴形拳)의 대가. 호형권(虎形拳)을 개발한 홍희관과 결국 부부의 연을 맺는다. 홍희관은 초부로 숨어살면서도 단 한 차례도 백미도인에 대한 복수심을 잃은 적이 없다. 결국 혼자 무예를 연마한 홍희관은 백미도인을 찾아 나서지만 백미도인의 가공할만한 무술실력에 겨우 살아서 돌아온다. 아내의 학형권을 함께 익히면 천하제일의 무술고수가 될 수 있음에도 홍희관은 죽어라 호형권만을 익힌다. 그리고는 장성한 아들 홍문정(洪文定)에게 "사나이로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리고 사부님의 원수를 갚아야한다."는 비장한 말을 남기고 백미도인을 다시 찾아간다. 하지만 이번에도 백미도인의 높은 벽을 뚫지 못하고 최후를 맞는다. 이제 사부의 복수, 아버지의 복수는 아들 문정에게 넘어간다.

  어머니에게서 학형권만 전수 받은 문정은 아버지가 숨겨둔 호형권 비결서를 찾아내어 익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그 비급은 반이나 쥐들이 갉아먹어 완전한 무술 비기를 익힐 수가 없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일미도인을 찾아가고 스스로 익힌 절기로 백미도인을 처단한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에 출연했던 유가휘는 홍콩 영화잡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타란티노가 뭔가 잘못 알고 있었던 점을 이야기한다. 타란티노는 왕년에 비디오가게에서 일할 때 본 백미도인이 유가휘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유가휘를 찾아내어 [킬 빌]에서의 백미도인 역을 맡긴 것이다. [홍희관]에서 유가휘가 맡은 역은 홍희관의 사제 동천근(童千斤)이다. 백미도인 일당에게 잔인하게 활을 고슴도치처럼 맞아 장렬한 최후를 맺는 단역이었다. [홍희관]에서 백미도인을 맡은 사람은 나열. 흰 수염 휘날리며 위력적인 무술솜씨를 자랑한다. 특히 특정 신체부위를 활용하여 상대를 옥죄는(--;) 가공할 흡착 내공은 지금 봐도 창의적이다.

  홍희관과 영춘이 신혼 첫날밤을 보낼 때 조금 오버한 느낌이 들 정도의 코믹장면이 있다. 호형권의 대가 홍희관이 학형권의 고수 영춘의 다리를 아무리 벌리려고 (--;)해도 영춘은 절대 다리를 벌리지 않는다. 이 장면은 마지막 장면의 복선처럼 쓰인다. 아들 문정이 절대무공의 백미도인의 절대 흡입공을 깨뜨리고 그를 옭아매는 진드기 전법으로 아버지의 복수를 해내는 것이다. 결국 홍희관의 아들은 홍문정은 아버지의 호형권과 어머니의 학형권을 결합한 '호학쌍형권'으로 원수를 갚은 것이다.

  이 영화보다 앞서 장철 감독의 [방세옥과 홍희관]이란 영화가 있었다. 유가령이 무술감독을 맡았던 이 작품은 청 정부에 의해 소림사가 불태워지고 홍희관(진관태)과 방세옥(부성)이 일치 합심하여 '호학쌍형권'으로 청조의 주구를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도 곧 소개하겠다.

  주인공 홍희관 역은 진관태(陳觀泰)가 맡았다. 진관태 역시 무술의 달인. 홍권의 적자이다. 아내 영춘 역의 이려려는 무술과는 상관없는 당대의 예쁜이 배우. 아들 역 왕우(王雨가 汪禹)가 맡았다. 그런데.. 왕우의 근황을 찾아보니.. 좀 슬프다. 작년 홍콩 연예뉴스에 오랜만에 왕우의 이름이 등장했는데 여자 친구를 때려 몇 주 금고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쩝.

  황비홍, 방세옥, 육아채 등과 함께 홍희관도 꽤 유명한 인물이란 말이다. 이 시절 왜 반청복명의 쿵푸 인물이 재조명되었는지는 천천히 설명하겠다.
 참, 영환도사로 유명한 고(故) 임정영 아저씨가 백미도인의 졸개역으로 단역출연한다. (박재환 2005/1/19)
    
홍희관 洪熙官 Executioners from Shaolin (1977)
홍콩개봉: 1977/2/16
감독/무술감독: 유가량(劉家良)
각본: 예광 (倪匡)
제작: 쇼브러더스 邵仁枚(Runme Shaw)
출연: 진관태(陳觀泰), 나열(羅烈), 유가휘(劉家輝), 이려려(李麗麗), 강도(江島), 왕우(汪禹), 정강업(鄭康業), 풍극안(馮克安), 임정영(林正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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